대우건설이 신임 사장으로 포스코건설 글로벌인프라본부장(부사장)을 지낸 김형씨를 내정했지만 취임까지 상당한 진통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가 밀실에서 후보자를 내정한데다 사추위의 위원과 추천 후보를 사장으로 결정할 5인의 이사진이 낙하산 사장인사의 거수기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후임 사장 선정을 둘러싼 갈등은 증폭될 전망이다.

 

사진=스트레이트뉴스DB
사진=스트레이트뉴스DB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신임 사장 후보인 김형 씨의 경영관리능력 등 리더십이 도마에 올려진 가운데 사추위가 김형 씨를 제대로 검증했는 지에 대해 논란과 의혹이 제기 중이다.

사추위의 위원 5명은 최대 주주인 산업은행 관계자 2인과 사외이사 2명, 외부 대학교수 1인으로 구성됐다. 정부가 앞서 대우건설 사장인선에 관여치 않겠다고 밝혔으나 산업은행 주도로 사추위가 낙하산 인사를 내정했다는 의혹이 지속 제기 중이다.

사추위는 전형삼 산업은행 부회장 등이 참여했다. 앞서 산업은행은 호반건설의 대우건설의 매각 불발과 연관이 없는 본부장을 포함, 모두 6명의 본부장을 전격 경질, 물의를 일의켰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건설사 CEO가 아닌 자가 사장으로 내정 시에 업무 파악에만 1년 이상이 소요돼 조기 경영 안정화와 중장기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면서 "산업은행의 본부장 대폭 경질이나 이번 사추위의 후임 사장 내정 과정을 보면 산업은행이 대우건설의 가치를 제고, 재매각할 의사가 있는 지 의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후임 사장을 결정할 이사진도 도마 위에 올랐다. 이사회는 산업은행 부행장 출신으로 현 대표 직무대행인 송문선 씨와 우주하, 윤광림, 이혁, 최규윤 등 5인이다. 이들 이사회는 지난 2017년 3월 임시 이사회에서 결의해 구성 중이다. 이들은 최순실씨의 낙하산 인사로 중도 퇴진한 박창민 전 사장의 재임 시절에 구성된 이사진이다. 이번 후임 사장의 결정이 제2의 박창민 사장의 연장선이라는 의혹이 나오는 배경이다.

때맞춰 대우건설노동조합은 21일 신임사장 선임과정에 중대한 결격사유가 있다고 지적, 낙하산성 사장 인선을 중지할 것으로 요구했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사추위의 김후보 내정에 반발, "김 후보가 기본적인 도덕성이 결여돼 있으며 천문학적인 금액의 손실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직한 인물"이라면서 사추위의 후보자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노조는 사추위가 신임사장 선임 기준으로 △대규모 부실 책임과 관련, 결격 사유가 없을 것 △국내외 건설 분야에 대한 경험 △경영 전문성 △건설업 경영환경 분야에 대한 통찰력 등을 내세웠으나 김형 사장 내정자가 인선기준에 맞는 지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된다고 밝혔다.

노조는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불구, 정치권 외압에 의한 낙하산 인사설, 산은 고위직과의 특정 학연에 의한 인사 내정설 등 사장 선임 절차는 여전히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며 "사추위는 어떻게 평가하고 배점을 부여할 지, 어떤 부분을 중점적으로 판단할 것인지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자격요건에 미달하는 후보를 내정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투명한 절차를 통해 대우건설 신임 사장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박창민 전 사장과 같은 자격 없는 인사를 강행할 시 끝까지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2004년 현대건설 재직 시 공직자에게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된 점, 2011년 삼성물산 부사장 재직 시 1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유발했던 프로젝트의 책임자라는 점을 이유로 후보자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노조는 산업은행이 지난 2016년 박창민 전 대우건설 사장을 선임한 배경에 '국정농단 사태'가 있었음을 지적하며 "산업은행은 3조원이 넘는 공적자금이 투입된 국민 기업 대우건설의 수장 자리를 최순실의 문자 한통으로 채워 넣었던 행태를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한편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 18일 신임 사장 후보 최종 4인에 대한 개별 면접 후 김형 씨를 최종 후보로 추천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이날 은행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장 선임에 대한 반대 성명을 발표하는 데 이어 25일 오후 2시에도 산업은행 정문에서 낙하산 사장 선임 반대 집회를 열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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