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육부의 시대적 사명은 민주주의 감행이다
[기고] 교육부의 시대적 사명은 민주주의 감행이다
  • 김원태 학교시민교육전국네트워크 전 공동대표
  • 승인 2018.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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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교사의 교육부 장관 가상 담화문
김원태 학교시민교육 전국네트워크 전 공동대표
김원태 학교시민교육 전국네트워크 전 공동대표

김상곤 교육부 장관은 과거 경기도교육감 재임 시절, 필자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민주시민교육을 위해 아동청소년인권법의 제정을 추진하고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이라는 교과서를 펴내는 등 민주시민교육에 앞장서는 모습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

김 장관은 지난 2012년 8월 경기교육감 시절 ‘아동청소년인권 실태 진단 및 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아동과 청소년의 문제는 교육과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라 범국가적인 문제로 아동과 청소년이 다양한 분야에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는 기반과 시스템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존중받고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하기 위한 밑거름을 함께 마련하자“라며 관련 법 제정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다.

당시 토론자였던 필자는 "아동을 시민으로 인정하고 그들과 동등한 자격으로 어떤 문제든지 토론하고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고, 함께 성취감과 공동체 의식을 느낄 수 있게 되기 위해서는 교육청이 민주시민교육에 집중해야 하며 서유럽 국가들처럼 시민교육을 전담하는 교과와 교과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에 대한 호감은 지난 2013년 ‘더불어 사는 민주시민’라는 교과서의 공동 집필을 마치고 당시 경기도교육감인 그에게 감사패를 전달할 때 더 극대화됐다. 필자는 이 도교육청 인정교과서의 집필에 참여한 동료 평교사와 함께 당시 교육감인 그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당시 집필 과정은 처음부터 험난했다. 심의 과정에서 수많은 걱정과 격렬한 논쟁들이 있었고, 심지어는 다음해 교육감 선거에서 이 교과서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정치적인 이유까지 난무했으나 그의 결단으로 민주시민 교과서는 세상에 빛을 보았다. 교육감도 잘한 일이 있으면 평교사로부터 상을 받을 수 있다는 집필자들의 생각에 소박한 감사패를 전달했다. 김 전 교육감은 “교육감이 되고 나서 선생님들한테 상을 받은 것은 처음이다. 소중하게 간직하겠다”며 너무 좋아하는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현 교육부 장관인 그는 요즈음 여론의 뭇매를 흠씬 맞고 있다. 최근 국정지지율 조사에서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관계에서는 90%에 가까운 지지율이 있지만, 경제·일자리·인사 등은 50%를 밑돌고 있고, 교육 분야는 30%도 안된다고 한다. 특히 교육계의 근심은 깊어만 가고 있다. 대학입시개편 방안, 유치원·방과후 영어 금지 등 공개하는 정책들마다 큰 반대에 부딪히면서 유예되거나 변경되는 진통을 겪고 있다. ‘대학입시개편방안에 대한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이 발표되자 “장관이 교육에 대한 비젼 제시가 전혀 없다”, “의사 결정 장애이다”, “청와대 눈치만 보고 있다”, “너무 지방 선거만 의식하고 있다”, “목을 걸지 않고 어찌 개혁할 수 있겠느냐” 같은 다양한 비판의 목소리들이 난무한다. 심지어는 “지방선거 이후 교체대상 1순위”라는 말까지 떠돌고 있다.

1993년 이후 역대 교육부 장관 평균 재임기간이 12개월이라는 기사도 있다. 교육 관련 이슈에 대해서는 늘 말도 많고 탈도 많다. 평균 재임기간이 12개월이라면 어찌 ‘교육의 백년지대계’를 세울 수 있을까? 또 장관이 바뀌고 인사 검증하고, 학부모 반발에 꼼짝 못하고, 교육부 관료들에 의해 ‘뺑뺑이 돌다’가 또 바뀌고 그리 세월이 갈 수도 있겠다. 적폐다. 교육기본법상의 교육이념인 ‘홍익인간’을 말씀하신 단군께서 보신다면 통탄을 하고 계실일이다.

▲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017년 7월 5일 취임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구호로 집권하였다."며 "학생들은 '이 나라가 너무 밉고 말도 안 된다. 나중에 다 바꿔버리겠다'고 촛불 시위 과정에 외쳤다"고 말했다. 취임 10개월이 넘는 김 장관이 교육제도의 변화를 통해 학생들이 이 나라를 바꿀 수 있도록 경주하는 지에 대해 시민교육단체는 회의감을 갖고 있다. ⓒ 교육부
▲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2017년 7월 5일 취임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구호로 집권하였다."며 "학생들은 '이 나라가 너무 밉고 말도 안 된다. 나중에 다 바꿔버리겠다'고 촛불 시위 과정에 외쳤다"고 말했다. 취임 10개월이 넘는 김 장관이 교육제도의 변화를 통해 학생들이 이 나라를 바꿀 수 있도록 경주하는 지에 대해 시민교육단체는 회의감을 갖고 있다. ⓒ 교육부

언감생심, 평교사 출신인 필자가 교육정책의 수장이 되는 것은 꿈에도 꾸지 못할 일이나 그에게 직격탄을 날린 ‘교육의 비전 제시가 전혀 없다’는 비판에 대한 담화문을 그의 입장에서 만들어 보았다. 담화문은 필자가 느끼고 있는 학교 시민교육에 대한 그의 교육철학관을 바탕으로 했다.

존경하는 교육 시민 여러분!

지난 5월 10일은 문재인 정부가 시작된 지 만 1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지금의 입시제도 논란과 고교 학점제 논란, 조기 영어교육 논란 등으로 대통령 지지도 조사에서 교육 분야에 대한 평가가 가장 낮게 나왔다는 사실 뼈아프게 듣고 있습니다. 교육부 장관이 “개혁의지나 철학이 없다” 또는 “분명한 철학과 전망을 제시하고 사회 구성원을 설득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교육 개혁의 철학이 무엇인지 핵심 정책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교육부 조직을 장악하지 못했다.”등의 비판을 겸허히 귀담아 듣고 있습니다.

심지어 “교육부 장관은 6.13 지방선거 이후 교체 1순위다”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재인 대통령은 한번 임명한 장관은 큰 과오가 없는 한 대통령의 임기까지 같이 일할 것이라는 생각을 아직 바꾸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구호로 내세웠던 더불어 민주당은 19대 대선공약 ‘촛불혁명의 완성으로 국민이 주인인 대한민국’이라는 비전 속에 ‘부정부패 없는 대한민국’, ‘공정한 대한민국’, ‘민주·인권 강국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약속하고 ‘적폐청산’이라는 항목 중에 “역사 교과서 국정화 철폐”, “초·중등교육에서 민주시민교육 확대”를 약속하였습니다. 역사 교과서 국정화 철폐는 이루어졌으며, 초·중등교육에서 민주시민교육 확대 공약은 우리 부의 민주시민교육과를 통해 여러 가지 방안들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나라를 나라답지 못하게 하는 많은 적폐의 모습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하고 있습니다. 나라를 나라답지 않게 했던 기업과 교육, 정치, 언론, 그리고 검찰 등 3대 권력 기관들의 적폐의 모습이 차츰 드러나고 있습니다. 초·중등교육에서 민주시민교육 확대는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데 초석을 다지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이 올바른 의식을 가진 성숙한 인간을 길러내는 것이라고 정의할 때, 그것은 이미 교육이 민주주의 사회의 토대라는 생각을 전제로 하는 것입니다. 올바른 교육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취임사에서 “헌법과 민주주의와 국민주권의 의미와 가치를 학교와 교실에서 생생하게 구현해 나가는 일이 우리 교육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사명”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학교와 교육 전 영역에 깊게 뿌리 내린 잘못된 제도와 관행을 과감하게 걷어내고, 민주주의에 대한 신념과 공존의 가치를 내면화하는 교육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도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학교와 교육 영역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 영역에서 요즈음 언론을 통해 밝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적폐들을 드러낼 수 있는 학교 시민들을 육성하고 싶습니다. 민주주의 속에는 항상 적들도 함께 섞여 있어서 적들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적들이 나타나거나 기존의 적들이 잠복해 있는 것으로 칼 포퍼는 파악했습니다. 그 민주주의의 적들을 물리칠 수 있는 ‘강한 자아’를 갖는 학교 시민들을 육성하고 싶습니다.

강한 자아를 가진 민주시민이야말로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여러 가지 적폐들이 반복되는 것을 차단할 확실한 방패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인간을 교육으로 형성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누구도 외부로부터 '인간을 형성할 권리'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단순한 지식의 전달로만 이루어질 일도 아닐 것입니다. 그것은 학교 시민들에게 올바른 의식이 싹트도록 격려하고 함께 학습하는 일일 것입니다.

우리의 모든 교육은 지금까지 드러나고 있는 기업이나 언론, 국가 권력기관, 교육 기관들이 저지른 적폐를 다시는 반복되지 못하도록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규정되어 있습니다. ‘주권재민(主權在民)’에서 학생들은 ‘민(民)입니다. 학생들은 국민으로서, 주권을 소유하고 행사하는 주권자로 대우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장관은 취임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가 '촛불혁명'에 담긴 국민의 열망을 안고 출범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대참사와 촛불 항쟁 이후 적폐 청산 과정에서 국민이 느낀 격렬한 슬픔과 분노를 어떤 교육으로 승화시킬 지에 대해 김장관은 여전 침묵하고 있다. ⓒ 교육부
김장관은 취임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가 '촛불혁명'에 담긴 국민의 열망을 안고 출범했다"고 말했다. 세월호 대참사와 촛불 항쟁 이후 적폐 청산 과정에서 국민이 느낀 격렬한 슬픔과 분노를 어떤 교육으로 승화시킬 지에 대해 김장관은 여전 침묵하고 있다. ⓒ 교육부

우리의「교육기본법」제2조 국가교육의 이념과 목적을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홍익인간의 이념아래 모든 국민으로 하여금 인격을 도야하고 자주적 생활능력과 민주시민으로서의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여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게 하고 민주국가의 발전과 인류공영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이바지하게 함을 목적으로 한다.”

인격을 도야, 자주적 생활능력, 민주시민으로서의 필요한 자질을 갖추게 하는 것이 교육부 장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이 세 가지를 갖추게 해야 할 책임이 교육(공교육)에 있음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이 세 가지 책임은 학교의 책무입니다. 교육감의 책무이기도 하고 교육부장관의 책무이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우리 국민 모두의 책무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민주주의는 ‘광장에는 있고 학교에는 없는 민주주의’라고 안타깝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요즈음 드러나는 대기업들의 횡포와 그에 저항하기 시작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앞섭니다. 기성세대로서 참 미안한 마음입니다. 그 동안 학교는 학교시민들의 ‘자아를 강화’시키는 데에 소홀했음이 사실입니다.

주변의 많은 권위주의적 요인뿐만 아니라 이윤을 제일의 가치로 여기는 자본주의에 의해서도 학생들의 자아는 약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개인들이 저항해야 만 겨우 살아남을 수 있는 이 모순된 현실을 그대로 물려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저항하는 방법이나 능력을 우리는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오직 순종이 미덕인 것처럼 위장해 왔습니다. 겉으로만 평화, 인권, 민주주의를 외친 것은 아닌지 반성합니다.

그 결과를 오늘날 여러 가지 적폐의 모습으로 확인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학교와 교육이 답할 때입니다. 이런 오늘날의 모순과 뿌리 깊은 적폐 상황에서 학교 시민들의 ‘성숙을 위한 교육’은 권위주의와 적폐에 ‘저항할 수 있는’ 교육이어야 합니다. 대한항공의 직원들은 이제 겨우 가면을 쓰고 광장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가면을 쓰지 않고도 저항할 수 있는 학습된 시민들로 성장해야 합니다. 오늘날 성숙은 곧 기존의 질서에 대한 순응이 아니라 저항을 의미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숙의 문제는 곧 현대 민주주의에서 핵심적인 문제입니다. 즉 성숙의 교육은 민주주의의 교육입니다. 성숙한 인간 없이는 민주주의는 불가능합니다. 성숙한 인간이 갖춰야 할 자질은 무엇보다 자율성과 민주성일 것입니다. 즉 성찰하고, 자기 결정하고, 권위주의와 억압에 동조하지 않는 힘 말입니다. 민주주의는 결국 성숙한 사람들에 의해 유지되고 ‘자아가 강한’ 사람들에 의해 지탱될 것입니다. 저는 이를 위해 교육 부분에서 ‘민주주의를 감행’하고자 합니다. 1969년 독일의 수상 빌리 브란트가 외쳤던 "민주주의를 감행하자!" (“Demokratie wagen”)를 50년 만에 우리나라에서 시작하고자 합니다. 너무 늦었다고 생각합니다만 시작이 반이라는 말을 믿어 봅니다.

첫째, 어린이·청소년들을 성인들의 ‘동료 시민·동반자 시민’으로 인정하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그들을 동료·동반자로 인정하고 그에 합당한 교육과 권리를 보장한다면 그들도 시민으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울교육감은 학생들을 ‘교복 입은 시민’이라고 호칭하고 계신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이제부터 '학교 시민”이라고 칭하겠습니다. 정규교육과정의 밖에 있는 어린이·청소년들을 배제하는 호칭은 아닙니다. 권리를 보장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떤 책무를 다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실제 영국에서는 학교 시민교육을 필수교과로 도입한 후 청소년 폭력이 급격히 감소하였다고 합니다.

둘째, 모든 유초중등학교에서 시민교육(학습) 과목이 기초과목이 되도록 하여 학교시민교육을 제도화하겠습니다. 우리나라 교육부는 1993년 성인용, 대학생용은 말할 것도 없고 유치원용 민주시민교육 교재까지도 개발하였습니다. 이를 제도화하지 못한 것이 오늘날 우리를 이런 적폐 속에 고통스러워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보다 더 민주화된 서구 유럽 국가들도 ‘시민교육’ 교과를 만들어 시민교육을 제도화하고 훌륭하고 민주적인 시민을 육성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일은 과거 청산과 권위주의 청산을 위해 ‘정치교양’ 교육을 강화하였습니다. 시민교육(학습)과목이 제도화된다면 학생들은 스스로 시민임을 자각하고 책임 있는 행동을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과목은 수업시간뿐만 아니라 학교의 민주적 문화와 분위기 그리고 학교와 지역사회, 더 넓은 공동체인 국가와의 연계를 통해 학교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민주시민교육 활동을 결합시키고 구심점을 제공하는 ‘중추’교과의 역할을 하게 되어 학교에서 민주주의 감행을 손쉽게 할 것입니다.

셋째, 민주주의 교육, 비판 교육, 반권위주의 교육, 저항권 교육, 공감 교육, 과거청산 교육 등이 학교 민주시민교육의 중심이 되게 하겠습니다. 위 교육들이 독일의 70년대 교육개혁을 통해 독일의 새로운 교육원리로 정착되었듯이 이를 우리의 교육원리로 적용하는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2015년 독일 시민들이 시리아 난민 백만 명을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정치의식을 갖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런 교육 덕분이었다고 합니다. 이런 교육이 상대적으로 정확히 강조되지 않았던 영국에서의 브렉시트는 우리가 어떤 민주주의의 길을 걸어야 할지 명확히 알 수 있게 해 줍니다. 북한과의 통일과 교류를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에게는 시급한 일이기도 합니다.

넷째, 교육과정의 모든 교과에 분과학문 중심에서 벗어나서 삶과 생활 중심의 민주적인 삶의 모습들이 교과내용으로 반영되도록 검토하겠습니다. 1993년 우리나라 교육부가 언명하였듯이 “학교 교육의 성패 여부는 궁극적으로 민주시민교육의 성패 여부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민주시민교육은 사회과나 도덕과처럼 특정 교과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우리 교육기본법 2조의 교육이념에 정신에 부합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 김장관은 취임식 연설에서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필생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광장에는 있고 학교에는 없는 민주주의'를 위해 그가 전면에 나설 때다.ⓒ 교육부
▲ 김장관은 취임식 연설에서 '행복한 교육을 만들어 나가는 일에 필생의 힘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광장에는 있고 학교에는 없는 민주주의'를 위해 그가 전면에 나설 때다.ⓒ 교육부

다섯째, 시민 교육과 시민 학습은 유치원의 낮은 단계에서부터 체계적으로 매 학년마다 끊임없이 실시되도록 할 것입니다. 같은 시민과목을 갖고 있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과의 차이는 초등학교 과정에 의무화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누가 보아도 영국의 민주주의보다는 프랑스나 독일의 민주주의가 더 강건합니다.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늦게 ‘시민교육’ 교과목을 필수 과목으로 결정면서도 초등학교는 학교장의 선택으로 남겨 졌습니다. 게다가 정확하게 교과서도 만들지 않습니다. 잉글랜드와 웨일즈 정도가 이 교육과정에 충실할 뿐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는 아직도 명확하게 학교 시민교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잘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여건이 작년의 영국의 브렉시트 사태를 몰고 오게 된 결정적 이유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나 독일의 경우는 교과서 자유발행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영국은 교과서 제도가 없어 많은 교사들이 정확한 교육 내용을 선정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1990년∼1993년 우리나라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은 민주시민교육자료(8종 14책) 개발·보급하였습니다. 여기에는 유치원용 민주시민교육 자료 1종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그 당시 이런 흐름이 제도화되지 못한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여섯째, 이 과목의 교사들을 ‘민주주의의 감행자’가 될 수 있도록 특별히 지원하고자 합니다. 이 과목 담당교사들은 학교 문화를 민주적으로 개선시키는데 노력할 것입니다.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지역사회의 민주주의의 확산을 위해 구심적 역할을 하는 ‘민주주의의 촉진자’가 될 것입니다. 영국의 ‘시민교육’ 교과 신설은 이런 의미를 담고 있었으며, 이 교과 신설에 앞장섰던 크릭 교수는 이 교과를 통해 영국의 정치문화가 바뀌기길 고대한다고 보고서에서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일곱째, 위와 관련된 학습 자료를 개발하기 위한 학교민주시민교육원이나 민주시민교육지원센터를 설립하고자 합니다. 민감할 수도 있고 시사성 높은 학습 자료들을 교사들에게 맡기는 것은 민주주의 교육을 더디게 할 뿐입니다. 독일의 연방정치교육원이나 네덜란드의 프로데모스 등을 연구하여 적절한 모델을 찾고 찾아서 우리나라에 적절한 학교시민교육 지원 시스템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위의 7가지 내용이 이루어지면 우리 학생들은 다음과 같은 학교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입니다.

◯ 공감과 연대, 포용과 배려의 감성을 지닌 시민(존중)

◯ 평화, 인권, 민주주의에 대한 교양이 있는 시민(존중)

◯ 시민으로서 권리와 책임을 인식하고 있는 시민(자율)

◯ 세상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책임감 있고 참여적인 시민(연대)

◯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법 등의 분야에 대한 교양(정치적 문해력)이 있는 시민(시민적 소양)

◯ 사회적 가치를 찾아 낼 수 있는 비판적 관점, 문제 제기력을 지닌 시민(시민적 소양)

그리고 우리 학교시민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늠름하게 답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누가 이 사회를 통제해야 하는가?

◯ 나는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은가?

◯ 이 시대의 본질적인 특성은 무엇인가?

◯ 시민으로서 나의 권리와 책임은 무엇인가?

◯ 사회의 시민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 우리 사회와 세계 사회의 전체적의 구조적 특징은 무엇인가?

◯ 이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나는 시민으로서 무엇을, 또 어떻게 할 수 있는가?

위의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위와 관련된 기본 계획을 시민들께 보고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018년 5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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