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통위...전문가 93% 동결 점쳐
경기지표 부진에 7월 인상도 어려울 듯

악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경기 지표에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시점이 뒤로 밀릴 전망이다. 

한은이 오는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7월 금리인상론'은 힘을 잃은 양상이다. '고용 쇼크'가 계속되며 국내 경기 회복세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는데다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금융불안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에 앞서 넥타이을 만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 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발언에 앞서 넥타이을 만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이날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 뉴시스

금융시장 안팎에서는 이달 한은의 금리동결 가능성을 높게 관측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8~11일 채권시장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3%가 한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4월 이뤄진 조사(89.0%) 때 보다 동결 전망이 높아졌다.

불과 2~3주 전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5월 소수의견 등장-7월 금리인상' 가능성이 대체적인 컨센서스였다. 임지원 신임 금통위원의 선임으로 7월 금리인상론은 더욱 높아진 모습이다. 지난 4월 임 위원이 JP모건 이코노미스트로 지낸 당시 보고서에서 한은의 7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전망해서다. 한·미 금리역전이 길어질 때 나타날 수 있는 금융시장 충격에 대한 우려감 등도 조기 금리 인상론을 지지했다. 

그렇지만 각종 경기지표가 악화되는 등 우리 경제에 먹구름이 드리우면서 한은이 섣불리 금리인상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전산업생산은 전월대비 1.2% 내려가며 26개월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특히 제조업 평균가동률(70.3%)은 전월에 비해 1.8%p 하락하면서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인 2009년 3월(69.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설비투자 증가율도 전월대비 7.8% 줄어 감소세로 돌아섰다.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년동월대비 1.6%로 조금 나아지긴 했으나, 여전히 1%대 중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고용쇼크'에 휩싸이면서 '경기 침체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취업자수는 2686만8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2만3000명 증가에 그쳐 석달째 10만명대 증가폭에 머물렀다. 실업률은 4.1%로 4%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반도체 수출이 성장세를 이끌고 있지만, 경제 전반에 온기가 퍼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최근 국내 경제상황에 대해 '낙관하기 어렵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낸 점도 금리인상 지연 가능성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지난 17일 임 위원에 대한 임명장 전달식에서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와 미중간 무역갈등 등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고 일부 취약 신흥국의 금융불안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우려가 되는 상황"이라며 "국내 고용상황도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어 걱정스럽다"고 진단했다.

구체적인 금리인상 시점에 대한 전망은 상반된 모습이다. 이번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등장할지 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시장의 예측대로라면 5월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나오고, 7월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이 있다.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 모멘텀이 더 약화될 가능성이 높고, 한·미 금리역전이 장기화될 경우 자본유출 우려 등이 한은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반대로 경기 회복세를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쪽에서는 8월이나 10월로 금리인상이 미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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