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탈세 혐의에 남호·정호 형제도 압수수색
조현아 9시간 조사받아…이명희도 소환 예정
관세청·공정위도 총수일가 예의주시...수사확대

사정당국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 소환을 결정하면서 관련 수사가 본격화하고 있다. 수사가 거듭될수록 거론되는 혐의도 늘어가는 양상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땅콩 회항' 사건 이후 3년여 만에 피의자 신분으로 포토라인에 서는가 하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그의 아내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등도 수사기관 출석이 예정됐거나 전망되고 있다.

현재 한진그룹 총수 일가를 상대로 한 수사는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폭행, 업무방해, 밀수, 관세포탈, 재산국외도피, 출입국관리법 위반 등이 이들의 혐의로 제기된다. 

우선 조 회장은 조중훈 전 한진그룹 회장으로부터 해외재산을 상속받는 과정에서 수백억원대 상속세를 내지 않은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은 이날 조 회장의 동생인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과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의 주거지까지 압수수색 했다. 조 회장 형제들을 전반적으로 뒤지는 모습이다. 조 회장의 평창동 자택은 이미 관세청 등으로부터 압수수색 당한 바 있다. 압수물 분석 후 관계자 소환 조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명희 이사장은 조 전 부사장과 함께 필리핀인을 연수생 신분으로 입국시킨 뒤 가사도우미로 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조 전 부사장은 24일 서울출입국외국인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9시간 조사를 받았다. 출입당국은 조 전 부사장 조사를 통해 이 이사장 등 총수 일가 관여 여부를 확인, 추가 소환 대상자를 확정할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자택 가정부와 직원 등에게 일상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한 혐의로도 입건됐다. 여기에 최근엔 경비원에게 가위와 화분 등을 던졌다는 의혹도 추가로 제기된 상태다. 경찰은 28일 이 이사장을 소환해 사실관계를 확인할 예정이다. 

조현민 전 전무는 한진그룹을 둘러싼 전방위 수사의 시작점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 3월 한 광고대행사와 회의 중 직원을 향해 음료를 뿌리고 폭언한 혐의에 대해 조사를 받은 뒤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었다.

이 외에도 관세청은 총수 일가 물품을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진 대한항공 협력업체 등을 압수수색하며 총수 일가의 밀수, 관세포탈 혐의 등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범죄 정황이 드러날 경우 고발 등 후속 조치로 검찰 수사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조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아무런 직함 없이 진에어 경영에 관여했다는 국토교통부 조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일감 몰아주기 등 재벌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가 확인된다면 범죄 혐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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