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란 핵협정 탈퇴 이어 경제제재로 고유가 부채질

미국의 이란 핵협정 탈퇴에 따라 석유 시장의 혼란이 지속되면서, 고유가에 대한 우리 기업들의 우려도 걱정도 커지고 있다.

이란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가 재개된다 하더라도 세계 석유 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보편적이지만, 고유가 리스크에 대비한 정부의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의 핵 합의는 거짓이었다는 분명한 증거를 지니고 있다. 이란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해 왔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령이 이날 JCPOA 탈퇴를 선언하는 각서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탈퇴를 공식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의 핵 합의는 거짓이었다는 분명한 증거를 지니고 있다. 이란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계속 추진해 왔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령이 이날 JCPOA 탈퇴를 선언하는 각서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보이고 있다. 뉴시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 핵협정 '포괄적 공동이행계획(JCPOA)'을 탈퇴함에 따라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부활하게 된다. 제재는 90일부터 최장 180일의 유예기간을 두고 재개될 예정이다.

미국의 핵협정 탈퇴에 따른 제재 부활로 가장 주목을 받는 분야는 석유시장이다. 이란은 작년 우리나라의 3대 석유 수입국 가운데 하나로, 이란산 석유 수입 의존도는 전체 수입량의 약 13.2%에 이른다.

지난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가 석유 감산을 올해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유가는 올해 1월 4년 만에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하는 등 지속적인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상승세이던 유가에 이란 제재 부활은 기름을 붓게 될 것으로 점쳐진다.

미국 정부가 향후 이란의 석유 수출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산유국인 베네수엘라에까지 제재를 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유가는 배럴당 80달러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국은행 조사국이 지난 27일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8일 핵협정 탈퇴를 선언한 이후 두바이유는 배럴당 전월 대비 5.8% 올랐다. 

이란 핵협정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석유 재고 감소 등이 상승압력으로 작용했으며, 이란의 원유 생산 차질 우려가 증대됐다는 한은 측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이란 제재가 전체 석유 생산량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도 유가 상승을 막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012년까지 하루 630만 배럴 생산이 가능했던 셰일오일은 2016년에는 920만 배럴까지 생산이 가능해졌다. 저유가로 인해 생산량을 줄여왔던 셰일오일 생산사들은 유가 상승세를 맞춰 생산량을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요인으로 석유 생산량 변화로 인한 유가 급등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016년 배럴당 30달러 수준의 낮은 유가 혜택을 다시 누리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이 많다. 

국내 업계에서는 우리 정부가 미국 정부에 이란산 석유 수입이 가능하도록 제재 면제를 요청하고 있지만 실현되지 않으면 당분간 고유가로 인한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정부가 다양한 노선을 취하는 국가들의 대응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선제적인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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