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사, 스마트폰 미러링 시스템 개발 주도
완성차 업계, 카 인포테인먼트 주도권 뺏겨
미국 · 유럽, 1분기 신차 중 절반이 시스템 탑재

운전 중에 말 한마디로 실시간 교통상황과 듣고 싶은 노래, 목적지의 미세먼지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차. 주행의 편의 기능을 물론, 정보와 재미까지 즐기는 승용차 인포테인먼트 시장이 급성장 중이다.

선점 기업은 구글과 애플. 아마존 등 글로벌 리딩 기업. 올해 1분기 미국과 유럽의 신차의 절반이 주행 중 다양한 서비스를 즐기는 '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장착했다.

승용차 인포테인먼트는 모바일뿐 아니라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클라우딩 컴퓨팅, 빅데이터 등과 결합할 경우 운전자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도 가능해질 전망이어서 카 인포테인먼트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기업의 각축전을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편집자 주)

자율주행차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으로 부상하면서 '카 인포테인먼트' 시장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한 인포테인먼트 기술과 이를 둘러싼 생태계가 자동차 내부 공간으로 빠르게 스며들고 있다.

자동차 전장시스템 가운데 하나인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자동차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은 지는 꽤 오래다. 자동차 성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과 같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선택의 차별화 포인트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스마트폰’이 자동차 인포텐인먼트의 허브로 급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회사 카날리스에 따르면 최근 스마트폰을 차량에 탑재된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용하는 일명 ‘스마트폰 미러링’ 시스템을 채택하는 자동차 제조업체가 빠르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스마트폰 미러링....유럽 신차 절반이 채택   

스마트폰 미러링 시스템의 대표주자는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Android Auto)와 애플 카플레이(CarPlay)라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 미러링이란 간단히 말해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주는 터치스크린 콘솔이 차량에 탑재돼 스마트폰과 원활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으로 인포테인먼트의 중요 기술로 부상했다.  

가령 애플 카플레이는 USB 케이블을 통해 자동차 내 커넥터에 아이폰을 연결하면 애플의 지도, 뮤직, 팟캐스트 등과 같은 앱 화면이 표시된다. 단말 컨트롤러와 화면 터치는 물론 음성 어시스턴트(Siri)에 대응하기 때문에 운전 중에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도 비슷한 방식으로 작동한다. 구글은 올해 CES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를 안드로이드 오토에 탑재하겠다고 발표했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처음부터 자체 음성 명령 기능이 있었지만 구글 어시스턴트와 완전 통합돼 사용자들은 자동차에도 인공지능(AI) 비서를 두게 됐다. 다만 구글과 애플 모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으로 작동하는 앱의 수는 아직 제한되어 있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시도가 운전 부주의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하지만 IT업계는 오히려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지 못하는 운전자들을 더욱 안전하게 만들어줄 것이라고 강조한다. 

카날리스는 유럽에서 올해 1분기(1월~3월)에 판매된 신차 가운데 안드로이드 오토와 카플레이 중 하나 혹은 두 가지 모두 대응하는 자동차 비율이 46%로 나타났으며 미국은 이 비율이 52%에 달한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유럽에서는 프랑스 PSA(푸조 시트로엥) 폭스바겐, 포드 모터가 구글과 애플의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을 지원하는 자동차를 많이 판매했다. 미국에서 대응 차종을 많이 판매한 완성차업체는 제너럴 모터스(GM), 포드 모터, 혼다 등 3사다.

볼보는 이달 7일 구글과 손잡고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센서스(Sensus)’를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차세대 버전에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하고 구글 어시스턴트를 비롯해 실시간 최신 지도 및 교통정보 등 구글의 다양한 기능을 센서스 상에서 통합 구현되도록 할 예정이다.

카날리스는 “구글과 애플의 스마트폰 미러링은 이미 대형 자동차 제조사의 주요 기능으로 자리잡았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이달 27일 카플레이 지원 차종이 400종을 넘었으며 향후 채택 계획이 있는 자동차 브랜드는 56개사라고 발표했다.

◆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장...자동차 제조사 vs. 글로벌 IT업체 

유럽에서는 스마트폰 유저 가운데 안드로이드폰을 이용하는 비율이 78%, 아이폰(iOS 단말)을 이용하는 비율이 20%다. 미국은 안드로이드폰이 56%, 아이폰이 43%로 유럽과 미국 모두 구글과 애플의 OS 점유율 합계가 100%에 가깝다.  

스마트폰 AI 음성 어시스턴트는 최근 IT 업계의 가장 뜨거운 이슈다. 본격적으로 음성인식 서비스의 상용화 포문을 연 것은 애플이 2011년에 출시한 아이폰4S에 탑재된 ‘시리(Siri)’라고 볼 수 있다. 뒤이어 구글도 2013년에 안드로이드 4.4 OS부터 음성검색 기능 ‘구글 어시스턴트’를 추가하면 AI 음성인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구글과 애플의 스마트폰 미러링을 채택하는 배경은 높은 OS 보급률과 우수한 음성인식 기술력 때문이다. 카날리스는 스마트폰 미러링과 자동차 음성 어시스턴트는 향후 급속히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아울러 AI 음성 어시스턴트는 자연어 처리 방식에 대한 연구가 발전함에 따라 보다 유연하게 운전자와 탑승자의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예측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트너, 2020년 카 인포테인먼트 시장 2700억불 추정

과거 단순 이동수단에 불과했던 자동차가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최첨단 기술이 융합된 새로운 문화·생활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자동차 업계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오는 2020년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장 규모가 2700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자동차 업계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이미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문제는 구글과 애플과 같은 글로벌 IT 기업이 자동차 업계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선진적인 기술을 개발 중이라는 사실이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인포테인먼트 시장을 두고 앞으로의 방향을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자동차 제조업계는 3가지 선택지로 고민에 빠졌다.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음성 지원 기술에 관한 주도권을 구글, 애플, 아마존닷컴 등에 넘기거나 공조로 협력하거나 끝까지 경쟁하거나를 저울질, 결정해야 할 때라고 카날리스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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