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스마트폰 1인당 트래픽 3년새 2배 이상 껑충
정부 보편요금제 압박에 따른 개편이라는 비판도

KT가 LG유플러스에 이어 ‘LTE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이동통신사업자 간 가입자 유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30일 이동통신 업계에 따르면, KT와 LG유플러스는 월 8만원대에 데이터 제공량 및 속도제한 없는 요금제를 출시하며 1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나섰다.

그간 통신업계는 트래픽 과부하를 막고 네트워크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고객이 기본 데이터 제공량을 소진하면 속도를 3Mbps로 제한해왔다. 

하지만 최근 국내 스마트폰 이용행태가 고화질 영상을 시청하는 데이터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속도 제한에 불편함을 느끼는 가입자들이 많았다.  
 
KT 기준 LTE 스마트폰 1인당 트래픽은 2015년 3월 약 3.3GB에서 2018년 3월 약 6.9GB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무제한 요금제 이용자의 1인당 평균 트래픽은 약 18.9GB였으며, 일반 요금제 1인당 트래픽은 1.8GB로 10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이같은 스마트폰 이용행태 변화는 KT와 LG유플러스가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하게 된 배경으로 꼽힌다. 

KT는 이날 데이터 혜택을 대폭 강화한 LTE 요금제 '데이터ON' 톡·비디오·프리미엄 3종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음성통화와 문자는 물론, 데이터를 무제한(일부 속도제어) 제공한다. 

‘데이터ON 톡’은 월정액 4만9000원(이하 부가세 포함)에 매월 기본 데이터를 3GB 제공한다. 기본 데이터를 초과할 경우에는 최대 1Mbps 속도로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데이터ON 비디오’는 월 6만9000원에 기존 요금제 보다 데이터량을 대폭 늘린 100GB를 제공한다. 기본 제공량를 초과하면 최대 5Mbps 속도로 데이터를 무제한 사용 가능하다. 

‘데이터ON 프리미엄’은 월 8만9000원에 데이터 제공량 및 속도제어가 전혀 없는 ‘완전 무제한’ 혜택을 제공하며, 데이터쉐어링·데이터투게더·테더링을 업계 최대인 월 50GB까지 제공한다.  

앞서 국내 최초로 속도 제한 없는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를 출시한 통신사는 LG유플러스로, 지난 2월 23일 월정액 8만8000원인 '속도·용량 걱정 없는 데이터 요금제'를 선보인 바 있다. 

LG유플러스가 출시한 이 요금제는 데이터 완전 무제한은 물론, 데이터 주고받기·쉐어링·테더링을 모두 포함한 '나눠쓰기 데이터' 한도를 월 40GB까지 제공한다. 4인 가족 중 1명만 요금제를 가입하더라도 나머지 3명에게 각각 월 13GB, 연간 156GB를 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에 반해 SK텔레콤은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 출시를 망설이고 있는 모양새다.

SK텔레콤은 보유한 주파수 대비 가입자가 가장 많다. 타 사업자 대비 1인당 주파수가 적은 상황에서 데이터 완전 무제한 요금제를 출시할 때 빚어질 통신 품질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현재 SK텔레콤 요금제 중에는 월 8만8000원에 기본 제공 데이터 20GB에 매일 2GB를 추가 제공하는 'T시그니처 클래식'이 있지만, 이 요금제는 기본 제공 데이터를 소진하면 3MBPS로 속도를 제한하고 있다.

한편 통신사의 요금제 개편을 두고 정부가 입법을 추진하는 보편요금제 도입이 임박하자, 뒤늦게 통신비 절감 취지에 부응하는 시늉을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사의 행보는 정부의 요금인하 압박과 무관하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사회적 공론화 기구로 출범한 가계통신비 정책 협의회는 100일간의 논의에도 보편요금제에 대한 결론을 내놓지 못한 채 막을 내렸지만, 정부는 원칙대로 보편요금제 입법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통신사가 보편요금제에 상응하는 대안을 제시하면 법제화는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부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의 요금제 개편은 보편요금제에 상응하는 대책 마련 차원으로 볼 수 있다"면서 "보편요금제 도입보다는 이용자 혜택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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