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선거, 정책은 없고 혼탁 판친다
서울교육감 선거, 정책은 없고 혼탁 판친다
  • 고우현 기자 (straightnews@gmail.com)
  • 승인 2018.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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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 흠집내기 네기티브 무성한 깜깜이 선거
'조영달→박선영→조희연' 고소·고발 릴레이

6·13 서울시교육감 선거가 후보자간 고소·고발로 얼룩져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정책대결 대신 상대 후보자의 이념 성향과 이력을 둘러싼 비방과 폭로가 거세지는 모습이다.

박선영 서울시교육감 후보측은 7일 공직선거법 위반(부정선거운동죄) 혐의로 조희연 후보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남부지검에 제출할 예정이다. 

6·13 지방선거 서울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조희연(왼쪽부터) 후보, 박선영 후보, 조영달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서울특별시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6·13 지방선거 서울교육감 선거에 나서는 조희연(왼쪽부터) 후보, 박선영 후보, 조영달 후보가 지난 4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2018 지방선거 서울특별시교육감 후보 초청 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박 후보측은 "조 후보가 교육감으로 재직중이던 2016년 4월 서울시교육청이 설립한 이모작센터는 법적 근거도 없을뿐 아니라 예산을 교부할 법적 근거도 없다"며 "조후보가 교육감선거를 위한 사적단체를 설립해 선거운동을 하기 위한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모작센터는 2000~3000명의 퇴직교직원봉사단을 지원하고 있다"며 "교육행정 업무를 하고 예산을 집행하려면 반드시 법적근거가 필요함에도 (조 후보가)이를 무리하게 진행한 것은 선거를 대비해 사조직을 결성한 것이라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공직선거법 제87조 제2항은 선거 후보자나 선거에 출마할 예정인 사람은 선거운동을 위해 사조직을 설립하거나 설치할 수 없도록 돼 있다. 이를 위반한 경우 같은 법 제255조 제1항 제11호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앞서 조영달 후보측은 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박선영 후보에 대한 고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조 후보는 "박 후보가 지난달 31일 교통방송 라디오 '색다른 시선 김종배입니다'에 출연해 "조영달후보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을 합법화했다"고 말한 것은 허위사실 유포"라고 비판했다.

조 후보가 교육문화수석으로 발령받은 날은 2001년 9월12일로, 전교조가 1999년 1월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후 같은 해 7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노조설립 인가를 받으며 합법화된 이후라는게 조후보측의 설명이다. 

지난 4일에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조희연·조영달·박선영 후보 3명이 모두 참석한 TV토론회가 열렸지만 네거티브 공세가 난무했다.

후보별 정책 입장 발언, 상대 후보의 반론과 재반론으로 구성된 토론방식이 한계가 있었지만 이를 감안해도 후보들은 토론회 도중 상대 후보의 말을 자르거나 답변중 끼어드는가 하면 허위사실 유포 진실공방, 공약 '표절 시비' 등으로 시간을 허비하면서 정책대결뿐 아니라 상호검증도 실종됐다. 

중도보수를 표방한 박선영 후보는 "서울 학생의 기초학력이 전국 꼴찌로 전락했다"며 "도대체 4년간 어떻게 한 것이냐"고 진보성향의 조희연 후보를 비난했다. 조 후보는 "다양한 기초학력 부진 요인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을 하려고 노력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박 후보는 서울시교육청의 청렴도로 화제를 바꿨다. 그는 "서울시교육청의 청렴도가 전국에서 꼴찌였다. 그만큼 부패했다는 얘기"라면서 "서울시교육청 기조실장은 또 어디 계시냐"고 맹비난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재직 당시 비서실장이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것을 지적한 것이다.

게다가 조 후보가 서울학생의 기초학력 미달 문제에 대해 답변을 하려하자 "(답변의 기회는) 이미 지나갔다. 4년동안 왜 못하셨냐"고 말을 잘랐다. 조 후보가 "교육청 청렴도가 전국 꼴찌인 17위였지만 특단의 대책을 취한 결과 12위로 올랐다"고 반박했다.

이에 박 후보는 "12위가 자랑이냐"고 비아냥거리면서 "조 후보는 한걸음 더 부패하고 한걸음 더 학생을 망치고 한걸음 더 학부모를 거리로 나오게 하겠냐"고 비난했다.

후보간 난타전이 계속되자 보다 못한 사회자는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 검증하기 위한 토론이 돼야 한다"며 "그 이외의 것은 가능한 삼가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후보들간 비방전이 가열되면서 정책대결 분위기는 좀처럼 형성되지 않았다. 

박영선 후보는 "조영달 후보는 중도후보가 맞느냐, 조희연 후보의 아바타가 조영달 후보라는 일반유권자들의 생각을 전해드린다"며 공약 '표절시비' 논란에 불을 붙였다. 이에 조영달 후보는 "수준 낮은 정치인은 상대를 못하겠다"며 "(박 후보는) 정치를 잘할 수 있을진 모르지만 정말 교육감이 되선 안 된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박 후보 공약은 제 공약과 유사한 부분이 너무 많다"고 맞불을 놓기도 했다.

조영달 후보는 "조희연 후보랑 공약이 비슷하다고 했는데 제가 정책자문위 자문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는 만큼 저의 자문을 잘 받은 것"이라면서 "어찌보면 두분 다 모두 저의 아바타"라고 맹비난했다.

정책대결과 상호검증이 실종되면서 대입정책, 전인교육을 표방하며 토론 중심 수업을 강조하는 혁신학교 확대 여부, 학생인권조례 강화 여부 등 핵심쟁점들은 좀처럼 다뤄지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교육감 후보가 누구인지 모르고, 어떤 공약을 내놨는지도 모르는 '깜깜이 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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