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글로벌 대학 평가기관은  'QS(Quacquarelli symonds)'와'THE(Times Higher Education)' 등  두 곳으로 모두 다양한 영역을 평가지표로 채택해 전 세계 대학의 경쟁력을 확인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들 평가기관의 객관성과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가장 대표적이고 실질적인 글로벌 고등교육 평가수단이라는 점과 현재 국내 대학 교육이 내포한 문제를 극복하고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학계에서도 그 평가를 인정하는 상황이다. 올해 'QS 세계대학순위' 100위에는 5개 국내 대학이, 'THE 세계대학평판' 100위에는 3개 국내 대학이 이름을 올리며 체면치례를 했지만 톱 30위에 진입에는 실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 7일 글로벌 대학 평가지표를 내놓은 QS 측은 한국 대학들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권 뿐만 아니라 세계 유수의 대학과 비교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 QS: 국내 5개 대학 TOP 100 진입...서울대 36위         

올해로 15회를 맞는 'QS 세계대학 순위'는 영국 대학평가 조사기관 QS(Quacquarelli symonds)가 주관하며 올해는 세계 85개국 4848개의 대학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학계 평판도(40%) ▲졸업생 평판도(10%) ▲학생-교수비율(20%) ▲논문 피인용(20%) ▲외국인교수 비율(5%) ▲외국인학생 비율(5%) 의 6가지 지표로 구성된다. 설문 조사를 기반으로 한 평판도 조사가 지표의 50%를 차지한다는 점이 여타 대학평가기관과의 차이점이다. 

7일 새벽 발표한 '2018 QS 세계 대학평가(QS World University Rankings)'에서는 서울대(36위), 카이스트(40위), 포스텍(83위), 고려대(86위), 성균관대(100위) 등 한국 대학 5곳이 100위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대학교가 국내 대학 중에서는 가장 높은 순위인 36위를 차지하며 전년도와 같은 순위를 기록했으며 성균관대가 국내 대학 순위 통념을 깨며 8계단 상승, 100위를 기록하면서 TOP 100 내 국내 대학은 지난해 네 곳에서 다섯 곳으로 늘어났다. 또 한양대(151위)가 4계단, 지스트(광주과학기술원, 315위)가 24계단 상승해 400위권 대학도 지난해 14곳에서 15곳으로 확대됐다.

상위 100위 가운데 일본이 5개교로 힌국과 동수이며 아시아에서는 중국이 6개교로 최다를 기록했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국립대학이 세계 11위로 최고 순위를 기록했다.

평가 기관을 불문하고 높은 랭킹의 대학이 가장 많이 분포하는 나라는 단연 미국이다.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7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으며 2위 스탠퍼드대, 3위 하버드대, 4위 캘리포니아공대 등 1위부터 4위까지 모두 미국 대학이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가 5위와 6위를 각각 차지했는데 2004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옥스포드가 오랜 라이벌인 캠브리지를 제치고 순위를 역전했다.

이번 QS 평가에선 과학·기술 분야에 특화된 대학들이 강한 면모를 보였으며 부동의 1위 MIT 이외에도 캘텍(4위), ETH취리히(7위), 임피리얼칼리지(8위)가 10위권에 입성했다.

세계랭킹 상위 1000위(전체 순위)에 선정된 국내 대학은 지난해 대비 1개 대학이 늘어난 30개교다. 그중 15개 대학이 순위가 상승했고 5개 대학은 전년과 같았다. 9개 대학은 순위 하락 및 1개 대학이 올해 순위에 다시 포함됐다.

QS는 "한국 대학들이 매년 발전하고 있지만 여전히 학계 평판도와 졸업생 평판도, 국제화 부문에서는 세계적 경쟁력에서 뒤쳐져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가령 서울대의 세부 지표를 살펴보면 졸업생 평판도 41위(지난해 31위), 외국인 교원수 506위(400위 밖), 외국인 학생 수 600위 밖(지난해 400위 밖) 등에서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카이스트 역시 교원당 논문 피인용 수(16위) 지표는 세계적 수준이지만, 졸업생 평판도(81위), 외국인 교원 수(473위) 등에서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한편 QS는 85개국을 대상으로 세계 상위 1000개 대학을 평가하고 있으며 QS 웹 사이트(www.TopUniversities.com)의 올해 조회 수는 6500만 건을 넘어설 전망이다.

◆ THE: 성균관대와 중국 대학 공세 돋보여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발표된 'THE 세계대학 평판순위'는 영국 대학평가기관인 타임즈고등교육(THE, Times Higher Education)이 올해 1월~3월까지 여러 학계의 중진학자 1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의견조사를 토대로 평가한 것이다. 이들이 연구와 교육 부문에서 최고라고 생각하는 세계 대학 15개 이상을 꼽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00위 안에는 서울대가 46위로 국내대학 중 1위를 차지했으며 KAIST(73위)와 성균관대(76위)가 71-80위에 이름을 올렸다. 성균관대가 ‘설카포’ 체제를 깨고 지난해에 이어 국내 톱3인방으로 약진해 주목을 모았다. THE의 명문대 평판순위는 대학의 교수진과 연구비, 교육시설 등을 종합 평가하는 '세계 대학 순위'(5월초 발표)와 다른 조사로 당시 조사에서 서울대와 카이스트는 각각 74위와 95위였다.

46위에 랭크된 서울대는 연구분야 6.2점, 교육분야 6.8점으로 종합 6.4점을 기록했다. 평판점수는 1위 하버드대와의 상대점수로 매겨지는 시스템이다. 하버드대 100점과 비교해 여전히 북미권 대학과의 뚜렷한 격차를 실감할 수 있다. 50위 이후로는 구체적인 점수가 공개되지 않는다.

미국 대학은 상위 100위 가운데 44개교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하버드대(1위), MIT(2위), 스탠포드대(3위) 등이 차지했다. 아시아에서는 상위 100위권에 중국 6곳, 일본 5곳, 홍콩과 한국이 각각 3곳이 이름을 올렸으며 싱가포르 2곳, 인도와 대만 1곳씩 등이 100위 안에 들어갔다. 도쿄대가 13위로 가장 높았고 중국 대학 가운데 칭화대(14위) 베이징대(17위)가 뒤를 이었다.또 싱가포르 국립대는 지난해 27위에서 올해는 24위로 3계단 오르며 30위권 아시아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순위가 상승했다. 인도는 2011년 이후 100위권 안에 첫 진입했다.

THE측은 "올해 새로운 아시아권 대학 3곳이 TOP 100 진입했으며 아시아 대학들의 경우 엔지니어링·과학·수학 분야에 강하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31일 기사에서 일본이 아시아에서는 여전히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 대학의 공세로 인해 점차 순위가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0위 안에 6개 대학이 진입했던 일본은 올해 5개 대학에 그쳤다. 실제로 THE의 필 배티 대학순위평가 편집장은 "중국 칭화대와 베이징대가 상위 20위권에 진입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면서 일본을 포함해 아시아 대학의 기존 강자들이 위협받고 있다고 평했다.

◆ 세계대학순위 허언 공약 언제까지?         

외국의 권위 있는 대학평가 기관의 순위는 실제로 학부 지원생이나 대학 성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많은 국내 대학들이 '글로벌 순위 0위 달성'이라는 공약을 내걸기 마련이다.

지난달 30일 대학교육연구소가 2007~2018년 대학 총장 및 대학 당국자의 <세계 대학 순위권 진입 공언 사례>를 조사했다. 약속을 얼마나 지켜왔는지를 알아보는 실태 조사였지만 국내 대학들이 목표로 내건 순위를 지킨 대학은 단 한곳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간 동안 언론을 통해 세계 순위 달성 목표를 내건 사례는 총 38건이며 대학 수는 33개였다. 건국대, 경북대, 동국대, 서울대, 카이스트 등은 5곳은 조사기간 내 2~3번이나 목표를 제시했다.

이중 목표 시한이 지난 연세대, 고려대, 서강대, 동아대, UNIST, 광운대, 상명대까지 7개 대학의 순위를 대표적인 세계대학평가를 통해 확인한 결과 모두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2020년을 시한으로 삼은 대학들도 1~2년 내 목표 달성할 가능성은 요원해 보인다.

QS 대학평가 결과 2020년까지 세계 100위를 공언한 경희대와 이화여대는 각각 256위, 299위, 아시아 100대 대학이 되겠다던 건국대는 113위, 충북대는 214위였다.

이처럼 국내 대학들이 매년 지키지도 못할 약속을 내거는 이유에 대해 연구소 측은 줄 세우기 문화와 대학 간 경쟁을 꼽았다. 이어 대학들이 세계대학 순위 달성 공약을 멈추지 않는 것은 총장이나 대학 보직자의 능력을 내세울 홍보수단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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