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담 전 핵보유국 -제재 유보-정상국가 이미지 확보
트럼프는 억류 미국인 석방시키고 핵실험 중단 유도
NYT "트럼프, 협상 실패 비난 막기 위해 강경 어조 누그러져"

역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즉각적 핵포기를 압박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외신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CNBC방송은 '미국은 오랫 동안 대북 외교정책의 궁극적 목표를 즉각적 비핵화로 잡아왔지만, 강경했던 트럼프의 어조가 최근 상당히 약해졌다'며 '트럼프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여전히 압박할지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1일 트럼프는 북한과의 사상 첫 정상회담에 대해 긴 여정의 '절차'(process)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과의 대화가 잘 되고 있는데 최대 압박(maximum pressure)라는 단어를 쓰고 싶지는 않다고 밝힌 바 있다. 6·12 회담의 성격을 상견례로 보고 2,3차 회담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 과도한 기대감으로 실패라는 비난을 막기 위해 일부러 기대치를 낮추는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CNBC는 '트럼프가 북한에 대해 덜 강경한 태도로 돌아서면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이라는 김정은의 확실한 약속을 압박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다'는 애널리스트들의 발언을 전했다. 핵무기확산방지를 위한 비영리재단인 '플라우쉐어펀드'의 톰 콜리나 디렉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핵문제라는) 상황의 현실을 인지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콜리나 디렉터는 "트럼프가 여전히 비핵화를 압박하고 있지만, (미국이 원하는 수준의 CVID를 달성하려면)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리는지에 대한 기대감을 현실적으로 낮추고 있다"며 "북한이 핵과 미사일 실험을 실시하지만 않는다면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북핵 문제를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은 북한이 그동안 선호했던 '단계적 비핵화'와 가깝다고 볼 수 있다. 결국 6.12 북미정상회담은 구체적인 합의문 없이 "북한의 비핵화라는 목표를 이행하기 위한 단계적 협상"을 위한 단계를 마련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라고 유라시아그룹 애널리스트는 내다봤다. 하지만 이러한 단계적 과정은 외교 실패를 유발하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어 미국이 다시 '최대 압박'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CNBC방송은 지적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북한이 이룬 성과를 비교해보면 이미 김정은이 트럼프를 3대2로 앞서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정은과 트럼프의 만남이 사실상 성사되면서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을 인정 받았고, △ 미국이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일단 유보했으며, △남북정상회담, 북중정상회담을 잇따라 성사시키면서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라는 이미지를 얻었다는 점에서 북한은 3점을 얻었다고 SCMP는 평가했다.

미국은 북한과의 정상회담 이전에 2가지 성과를 냈지만, 북한만큼은 아니라고 SCMP는 지적했다. △3명의 한국계 미국인이 북한에서 풀려났고, △ 북한이 미사일과 핵실험 중단을 자발적으로 선언했다는 점에서 미국이 2점을 받았다고 SCMP는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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