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청장 선거는 1년여 전 광화문을 밝혔던 1,700만 촛불이 꺼지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선거였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의 파괴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선거이기도 했다.
25개의 자리가 걸린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이 24개를 가져가면서 전례 없는 대승을 거뒀다.
민주당은 2010년 지방선거에서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 중랑구를 제외한 21곳을 챙겼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강남3구와 중랑구에 중구를 제외한 20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강남불패’ 신화를 깨뜨리며 서초구를 뺀 24곳을 쓸어 담았다. 보수의 아성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민주당의 지역별 당선자는 종로구(김영종), 중구(서양호), 용산구(성장현), 성동구(정원오), 광진구(김선갑), 동대문구(유덕열), 중랑구(류경기), 성북구(이승로), 강북구(박겸수), 도봉구(이동진), 노원구(오승록), 은평구(김미경), 서대문구(문석진), 마포구(유동균), 양천구(김수영), 강서구(노현송), 구로구(이성), 금천구(유성훈), 영등포구(채현일), 동작구(이창우), 관악구(박준희), 강남구(정순균), 송파구(박성수), 강동구(이정훈) 등이다.
한국당의 당선자는 서초구의 조은희뿐이다.
민주당이 이처럼 대승을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의 구청장 지원유세가 있다. 선거전에 돌입한 이후, 박 후보는 자신의 유세도 마다하고 “서울의 모든 구청장을 민주당으로 채워달라”며 구청장 후보 지원유세에 매달렸다.
그 결과 24대1이라는 대승을 거뒀고, 서울의 행정은 민주당 천하가 됐다. 시장과 구청장의 소속 정당이 달라 생기곤 했던 알력과 행정 공백은 이제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또한 3선에 성공한 박원순 후보로서는 보다 원활한 서울 시정을 도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차기 대권가도에도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1995년 출발한 민선 1, 2기를 통틀어 단 한 번 송파구를 빼앗긴 것 외에는 보수의 견고한 아성이었던 강남3구다. 한국당으로서는 재보궐 패배 못지않게 뼈아픈 대목이다. 홍준표 대표는 패배의 책임을 지고 조만간 사퇴할 예정이다.
김태현bizlink@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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