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中에 500억 달러 규모 '관세폭탄' 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14일(현지시간)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물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키로 결정함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 기업들에게도 적신호가 켜졌다. 

중국의 미국 수출이 줄어들면, 중국에 대부분 중간재 형태로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이 물량도 감소하게 돼 직접적 피해를 볼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또 양국간 무역 마찰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경제 위축으로 내수 상품수요가 둔화돼 이를 수출하는 우리 기업들의 타격으로 돌아올 수 도 있다. 

17일 블룸버그통신 등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4월 500억 달러(약 53조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 

고성능 의료기기 및 바이오 신약 기술, 제약원료물질, 산업 로봇,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링, 전기차, 발광아디오드 등 첨단 산업 분야부터 TV 부품, 식기세척기, 제설기, 인공치아 등 일반 공업 제품까지 1300개의 품목이 관세 명단에 포함됐다.

이 같은 제안에 따라 최근 백악관과 상무부, 재무부, 미 무역대표부(USTR) 고위 관료들이 참석하는 회의가 열렸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최종 승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종 관세 부과 대상은 처음 발표된 1300개보다 줄어든 800개 품목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될 경우 대미·대중 교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 수출 규모는 1421억 달러로 전체 수출 5737억 달러의 24.8%를 차지했다. 이중 중간재는 78.9%의 비중을 보였다. 대미 수출 규모는 689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12% 비중을 보였다. 

즉 우리나라 기업들은 중국에 중간재를 많이 수출하는데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할 경우 원재료를 가공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는 한국 가공 무역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의 주요 대미 수출품인 휴대전화, 텔레비전에 중간재로 포함된 반도체 등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공산이 높다.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중국에 393억 달러를 수출할 정도로 우리나라 수출 중간재 중 비중이 크다.

이외에도 디스플레이와 무선통신기기, 합성수지, 석유화학제품, 자동차부품 등이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중국 내수용 제품을 수출하는 기업들도 적지않은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무협은 앞서 미국이 관세를 15% 수준에서 부과하 경우 중국 GDP의 1.75%가 감소할 것이라고 추정한 바 있다. 미국이 500억 달러 규모 수입품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만큼 중국의 GDP가 최소 2% 이상 감소할 수 있다.

이 경우 중국 내수 경기 둔화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중국에 최종재를 수출하는 우리나라 기업들도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으로 수출되는 제품들도 향후 상황에 따라 수출 감소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자동차, 무선통신기기, 자동차부품, 반도체, 석유제품, 컴퓨터 등이 대미 수출에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미중 무역 전쟁이 지속될 경우 미국의 전방위적인 보호무역 강화로 인해 이들 제품 수출 감소도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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