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촌동 궁중족발 망치사건 이후 상가 임대차보호기간 10년으로 연장
사건의 원인 법의 사각지대에서 일어난 개인간 다툼으로 일축한 것
서민의 주머니에서 돈이 넘치는 나라 경제 만드는 게 최선

 

지난 7일 서울시 종로구 서촌동.

한 남성이 다른 남성을 피해 필사적으로 도망을 칩니다. 뒤 따르는 남성은 손 무엇인가를 들고 뒤쫓습니다. 그리고 뒤쫓던 남성은 손에 들고 있던 것으로 내리치기 시작합니다. 그 남성의 손에 쥐어진 것은 망치. 영화에서나 볼 법한 무시무시한 광경이 카메라에 잡혔습니다.

가해 남성은 결국 살인미수와 특수 폭행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습니다.

이 둘 사이에는 무슨 일이 있었기에 무지막지한 흉기인 망치를 휘둘러야 했을까?

원인은 임대료 때문이었습니다.

가해자는 족발집 사장님이었고, 피해자는 그 건물의 소유주입니다. 임대기간 만료에 따라 건물주는 임대료 인상을 요구했고, 이는 끔찍한 폭행사건으로 이어진 것입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임대기간이 끝나며 건물주 측에서 임대료를 4배나 올렸다고 합니다. 상가임대차보호기간 만료에 따라 체결되는 신규 계약이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가 없는 정상적인 인상 요구입니다.

서촌 궁중족발 망치사건이 임대료를 올려달라는 건물주 과욕 탓일까? 임대료 대신 망치를 올린 세입자의 잘못인가?

이 문제는 임대료만의 문제로만 보여지지 않습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음식사업자는 72만9724명입니다. 한달 전에 비해 0.51%가 3718명이 폐업했다고 합니다. 소수점 이하여서 심각한 지표로 보여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8대 자영업종 폐업율은 2.5%로서 창업률(2.1%)를 웃돕니다.  3개월만에 폐업한 음식업종은 3.1%로 가장 높습니다.

눈물을 머금고 임차인이 문을 닫게 된 원인은 무엇일까?  서촌 궁중족발처럼 분명 높은 임대료 탓도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임차인들은 의욕이 앞선 나머지 일부터 벌이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상가임대차보호법으로 5년의 임대기간 만을 지켜준다는 것도 그다지 많이 알고 있지 않고 계약한다고 합니다.

우리 주변의 음식점 등 자영업을 하시는 사장님들이 폐업의 원인으로 꼽는 것은 무엇일까요? 정부는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최저임금상승과 내수부진 입니다. 중국인 관광객의 감소도 한 요인으로 꼽고 있지요.

최저임금상승, 내수부진,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누구의 잘못일까요?

건물주? 세입자? 이는 나라 경제를 책임진 정치인과 정부, 기업 모두의 몫입니다. 국정 운영자들의 몫이고 경제를 잘돌아가도록 제도와 법을 만드는 사람들의 몫일겁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정부와 국회는 상가임대차보호법의 개정 필요성을 논할 것입니다. ‘선진국은 이러네, 저러네’, ‘젠트리피케이션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25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임대인 계약갱신 요구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는 것을 법무부와 합의했다고 합니다. 역시나..

이는 결국 서촌동 망치 사건이 법의 사각지대에서 일어난 개인 간의 폭행 사고였다고 말하는 겁니다. 잘못이라면 불완전한 보호법을 미연에 개정하지 못한 것이라는 듯이...

만약 정부와 국회가 진즉부터 국정 운영을 잘하고 민생을 챙겨 경제가 활발하게 돌아가도록 하여 장사가 잘 됐다면, 과연 서촌동 망치 사건은 발생했을까요? 물론 4배나 올려달라는 건물주의 요구는 너무 심했죠.

기간 연장이 필요한 개정 중 하나지만 더 필요한 것은 5년 안에 투자비를 회수하고 수익을 남길 수 있는 경제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요즘 같은 상황은 식당 사장님들에게 텅빈 테이블을 바라보는 시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려준 데 불과합니다. 10년을 못버티고 문닫는 사장들이 더 많을 수도 있겠지요. 서민이 주머니에서 돈을 꺼내는 그 날은 정녕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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