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집값 10억 올랐는데 보유세는 '새발의 피'
[기자수첩] 집값 10억 올랐는데 보유세는 '새발의 피'
  • 조항일 기자
  • 승인 2018.0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유세안, 과세 형평과 소득 양극화 해소 역행
돌직구뉴스 조항일 기자
돌직구뉴스 조항일 기자

'태산명동 서일필' 정부의 보유세 개편안에 대한 시장의 평가다. 보유세 증세로 집값이 더욱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온데 간데' 없다.  불로소득에 대한  과세 형평에도 맞지 않고 소득 양극화 해소와도 거리가 멀다. 집값 안정의 핵심 정책의 하나로 '태풍의 눈'이라는 전망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박근혜 정부 후반기부터 집값은 고공행진을 거듭, 강남 재건축의 경우 최고 10억원이 올랐다. 반면 정부의 보유세 개편안을 보면 이들 고가 주택의 종부세 증가액은 '조족지혈'이다.

보유세 개편안에 따르면 종합부동산세(이하 종부세) 부과 기준이 되는 공시가 9억원 이상 1주택을 소유한 자의 종부세는 대부분 10만원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보유세 도입이 집값 하락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기대 만큼은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실제 공시가격이 13억5200만원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면적 85㎡를 소유한 1주택자는 현재 113만원의 종부세를 낸다. 공시가액 비율을 90%로 높이면 127만원으로 14만원 정도 늘어나고 100%로 올라도 141만원에 그친다. 

공시가액을 높이는 방안이 아닌 세율을 0.05%p~0.5%p 높이는 방안을 적용하더라도 종부세 부담은 고작 30여만원 수준이다. 20억원 미만의 주택은 크게 변동이 없고 그나마 20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이어야만 영향을 미친다. 

자료사진/뉴시스
자료사진/뉴시스

실제 공시가 23억400만원인 성수동 갤러리아포레 전용 171㎡ 소유자의 경우 507만원에서 539만원으로 종부세가 32만원 늘어난다. 

강남 개포동의 N공인중개사 대표는 "최근 2년간 강남 집값이 최대 10억원 가까이 올랐는데 고작 세금 150만원 더 나온다고 집을 급매로 내놓을 사람이 얼마나 되겠느냐"라며 "시세 증가폭이 세금 증가폭보다는 훨씬 커 집값이 크게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주택자들의 경우도 공시가 합산액이 15억원을 넘지 않으면 부담이 그리 크진 않다. 합산 공시가가 9억원대인 다주택자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100%로 올려도 최대 80만원 상승에 머무른다. 그나마 합산 공시가가 10억원을 초과해야 100만원을 넘고 15억원을 넘으면 최대 300여만원, 20억원대는 500만~600만원을 더 부담해야 한다.

공시가 13억5200만원인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5㎡와 11억8400만원인 송파구 잠실엘스 120㎡를 가진 경우 공시가액비율을 80%에서 85%로 올리고, 세율을 0.5%p 높이면 873만원에서 1337만원으로 늘어난 세금을 낸다. 

하지만 이 경우도 두 아파트의 실거래가 합이 30억원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증가폭은 거래가 대비 미비한 수준이다. 다주택자들이 보유 매물을 내놓기보다는 버티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집값 급락보다는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유세가 강남 집값을 크게 떨어뜨리지 못할 경우 문재인 정부는 보유세 증세를 위해 공시가격을 현실화하는 데 이어 분양원가 공개 추진, 후분양제 민간 확대, 수도권 신규 택지 확대와 반값 아파트 도입 등의 추가대책을 내놓을 수도 있다.

분양원가 공개와 후분양제 민간 확대 등을 통해 건설사를 압박해 분양가를 떨어뜨려 시장 과열을 막고, 공공 주택을 늘려 집값을 낮추는 전략이다. 

특히 정부가 7월말께 세제 개편안을 발표할 때 과세표준 산정의 밑받침인 공시가격을 시세에 맞춰 현실화하는 내용을 담을 수도 있다. 이는 주택·토지의 재산세, 취득세, 상속세, 건강보험료 등도 함께 올라 다수 납세자의 저항이 클 것으로 예상돼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한 만큼 문 정부가 밀어붙일 가능성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그동안 정부가 대출 규제 등을 통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 시켰다면 이제는 비대출규제 중심으로 추가 대책을 내놓으면서 집값을 떨어뜨리는데 힘을 쓰고 있다"면서 "다만 이러한 카드가 먹혀들지 않을 경우 오히려 풍선효과로 집값이 더 오르는 등 부작용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시장 대책은 양날의 칼이어서 강하게 규제할 경우 집값은 안정되나 투자와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도 적지 않는 게 사실이다. 보유세 개편은 시장 반응을 예의 주시하면서 수위를 조절할 가능성이 높다.  분명한 것은 정책 입안 관료가 보유 부동산에 안주, 경제 민주화와 분배의 형평성을 외면하는 기득권 편이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