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약국업체 필팩 인수...헬스케어 진출 신호탄
1인 택배 서비스 시행...페덱스 등 시총 30억불 사라져

아마존닷컴이 28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라는 명성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아마존이 사실상 제약업계 진출과 새로운 배송혁신을 발표하자 뉴욕증시의 8개 상장사 시가총액 175억달러(약 19조6000억원)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 온라인 약국체인 필팩 인수...헬스케어 파란 예고

아마존은 이날 제약 및 헬스케어 업계 파문을 일으킬 만한 소식을 내놨다. 온라인 약국업체인 필팩을 인수할 것이라며 헬스케어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이번 발표는 기존의 오프라인 약국체인업체들(월그린부츠얼라이언, CVS헬스, 카디널헬스, 아메리소스버겐, 매케슨)의 시총을 145억달러 갉아 먹었다. 월마트 시총 역시 30억4000만달러 사라졌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

업계에서는 아마존의 필팩 인수를 헬스케어 사업 진출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GBH인사이트의 다니엘 이브스 애널리스트는 "벽돌을 하나 하나씩 천천히 쌓아 올리는 전략의 일환"이라며 "이번 인수는 중요한 발전의 한 단계로 어쩌면 일련의 발전 중 한 단계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 아마존은 오래 전부터 제약사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 지난 1999년 드럭스토어닷컴의 지분을 인수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일부 미국 지역에서 제약라이선스를 취득하고 헬스케어 업계 임원들과 잇단 미팅을 가지며 보험업계 인력을 강화했다. 

이미 미국 이외 해외에서는 관련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지난해 아마존재팬은 프라임나우 배달 서비스에 의약품 및 화장품 배송을 포함시켰다. 일본판 아마존 웹사이트에는 '의약품' 카테고리가 새로 추가됐다. 또한 일본 아마존은 이미 약사의 승인이 있는 경우 고객들에게 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 의약품 시장은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 미국에서만 매년 처방전 40억 건이 발행되며, 지난 2015년 환자와 보험업체 등이 전문의약품에 사용한 금액은 총 3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의약품 본인 부담금이 높은 고객들 역시 아마존에서 의약품을 구매할 유인이 크다. 처방약품 비용 컨설팅 업체 굿RX의 스티븐 벅 공동설립자는 "아마존이 의약품 비용을 상당히 투명하게 만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익스프레스스크립트와 CVS헬스 등과의 경쟁에서 아마존에 상당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봤다.

◆ 배송혁명 '1인 택배회사'...페덱스·UPS 시총 30억불 사라져

같은 날 몇 시간 전 아마존은 1인 택배 회사 형태의 새로운 택배 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 거주하면서 최소 1만달러의 투자 여력을 가진 개인들을 모집해 아마존의 상품을 고객들에게 배송하는 비즈니스를 운영하도록 한다는 것.

이번에 개발한 배송 모델이 성공적으로 자리잡을 경우 페덱스를 포함한 기존의 택배 업체들이 작지 않은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미국 주요 택배업체 페덱스와 UPS의 시총이 거의 30억달러 증발했다. 

1인 택배 업자들은 아마존의 직원으로 고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회사 측의 유니폼과 아마존 브랜드의 차량 등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은 40대의 택배 차량을 운영할 경우 1인 택배의 연간 수익금이 30만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또, 아마존은 미국 전역에 100여개의 물류 센터를 갖춘 한편 트럭과 드론, 심지어 항공기까지 이미 폭넓은 인프라를 갖췄다.

1인 택배 시스템은 고객들에게 보다 빠른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경영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포석인 셈이다. 아울러 급속하게 늘어나는 고객과 배송 물량 증가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한편 아마존의 끊임없는 사업 확장으로 관련 업계는 '아마존 공포'에 속을 끓어 왔다. 지난 6월 유기농 식료품사인 홀푸드사 인수를 발표할 때에도 월마트와 크로거, 코스트코 등의 시가총액이 305억 달러 폭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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