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자동차로 알려진 완전 자율주행차(Self-Driving Car)가 인공 로봇 지능을 탑재하면서 멀지 않은 시기에 승용차 내에서 여가와 업무를 처리하는 시대가 도래할 전망이다.  특히 고성능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고객의 취향에 맞는 공유 택시사업이 활성화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자율주행 기술 발전에 있어 지난해와 올해는 역사적 해로 기록될 것이다. 지난해 레벨3 자율주행을 지원하는 세계 최초의 양산 모델 '아우디 A8'이 등장했다. 레벨3는 조건부 자동화로 자동화된 운전 시스템이 운전 업무 일체를 실행하지만 위험할 때는 운전자가 개입하는 단계다.

자율주행 레벨3를 지원하는 아우디의 신형 세단 'Audi A8' (사진=아우디)
자율주행 레벨3를 지원하는 아우디의 신형 세단 'Audi A8' (사진=아우디)

올해 말에는 구글 알파벳 산하 웨이모가 미국에서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자동차 제조업체 포드도 2021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세계경제포럼은 자율주행 기술의 급속한 고도화로 2026년 전체 미국차의 10%가 자율주행차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적 흐름에는 뒤처지지만 국내에서도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2019년 주요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15조8000억원으로 책정하고 특히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등 신산업 분야의 기술개발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일 승용차와 버스에 이어 '자율주행 대형트럭'이 국내서 첫 임시운행 허가를 받았다. 국토교통부는 현대자동차의 자율주행 대형트럭에 대해 임시운행을 허가한다고 밝혔다.

◆ 카쉐어링·리스·인포테인먼트 잠재성에 주목  

자율주행은 신사업을 빠르게 파생시킬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에는 어떤 비즈니스들이 주목받게 될까?

니혼게자이신문이 발간하는 IT전문 매체 '니케이X테크'는 2일 최신호에서 자율주행 시대가 오면 가장 먼저 자율주행차를 타인에게 대여해 이익을 창출하는 사업이 활발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매체는 "자율주행차 대여 서비스와 더불어 평소 자신이 소유한 자율주행차를 본인이 사용하지 않는 시간과 기간에만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는 형태가 확산될 것"이라며 이를 "숙박공유 서비스 에어비앤비(Airbnb)의 자동차 버전"이라고 소개했다.

지금도 카 쉐어링 서비스는 존재하지만 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될 미래에는 자동차 스스로 대여하는 사람의 자택으로 이동하는 등 관련 시스템이 획기적으로 편리해질 전망이다. 미국 테슬라와 독일 폭스바겐은 차량소유주와 계약해 빈 시간에 대여하는 서비스를 포함한 자율주행차 미래 구상을 밝힌바 있다.

운전석이 없는 폭스바겐의 자율주행 컨셉카 '세드릭(Sedric)'전용 리모콘을 눌러 차량을 자신의 위치로 호출할 수 있음 (사진=폭스바겐)
운전석이 없는 폭스바겐의 자율주행 컨셉카 '세드릭(Sedric)'
전용 리모콘을 눌러 차량을 자신의 위치로 호출할 수 있음 (사진=폭스바겐)

자동차 업체가 자율주행 연구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도 이러한 '공유 경제' 패러다임이다. 빅토리아 교통정책연구소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로 2050년 카 쉐어링 비율이 5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도시 중심으로 자율주행차가 자가용 수요를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자동차 업계의 자율주행 경쟁을 한층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대형사업으로는 배차 사업자 및 택시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자율주행차 리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자율주행차를 대량 구입해 이를 배차사업자 및 택시 사업자에게 대여해 주는 형태로 항공기 임대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울러 이들 사업이 본격화되면 자율주행차 매칭 전문업체나 고품질 차량 청소 서비스 업체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자동차 가동률이 높아지는 만큼 전문적인 수리·유지 업체 필요성도 높아질 전망이다. 자율주행차는 이동성 서비스의 매력을 크게 확대할 뿐 아니라 주변 파생 산업에도 큰 파급력을 가져올 것이다. 

마지막으로 운전도 여가시대로 변화하는 가운데 인포테인먼트 기능이 눈에 띄게 발전할 것이다. 영화, 인터넷 검색, 쇼핑 등은 기본이고 스마트폰으로 주변의 빈 차를 검색하면 노래방, 마사지, 흡연가능 등 다양한 컨셉을 내세운 자동차가 지도상에 표시되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 자율주행 시대 그 이상의 비즈니스

완전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리는 것은 아직도 먼 미래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미 미국 애리조나에서는 완전자율주행차가 사람을 태우고 택시처럼 목적지까지 달리는 실험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동영상을 보면 놀랍게도 운전자석과 조수석에는 아무도 타고 있지 않다. 향후 수개월 내에 애리조나주 피닉스 지역에서 등장할 세계 최초의 자율주행 택시, 일명 ‘로봇 택시’다.

이 실험은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자율주행사업 부문인  '웨이모'(Waymo)가 진행하고 있다. 웨이모가 2030년까지 세계 자율주행 택시 시장의 60%를 점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웨이모는 지난해부터 ▲차량공유 기업 '리프트' ▲미국 렌트카 업체 '에이비스 버짓' ▲장기 유지 보수 서비스를 위한 미국 최대 자동차딜러그룹 '오토네이션' ▲보험관련 스타트업 업체인 '트로브' 등과 연이어 제휴를 발표하며 한발 앞서 완전 자율주행차 시대를 대비한 비즈니스 구축에 나섰다.

웨이모의 자율주행차는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126만㎞를 달렸다. 자율주행차는 주행 거리에 비례해  많은 데이터를 쌓고 이를 토대로 기술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구글은 올해 3월 영국 재규어 랜드로버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향후 2년간 2만대의 자율주행 택시를 공동 개발한다고 발표했으며 5월에는 유럽 자동차업체 피아트 크라이슬러를 통해 자율주행차 6만2000대를 구입해 올해 말부터 미국 애리조나,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 택시 호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차에 공격적 행보를 보이는 것은 구글만이 아니다. 애플, 테슬라, GM, 포드, BMW, 폭스바겐, 도요타, 바이두 등 자율주행 시장은 글로벌 IT공룡과 완성차 업체의 격전지다. 

웨이모와 드라이브닷AI가 선보일 자율주행 택시 (사진=각사 홈페이지)
웨이모와 드라이브닷AI가 선보일 자율주행 택시 (사진=각사 홈페이지)

최근 세계 IT 업계의 큰 손으로 통하는 일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GM의 자율주행 부문에 22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우버(미국), 올라(인도), 그랩(싱가포르), 디디추싱(중국) 등 글로벌 차량공유 업체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는 것도 미래를 대비한 포석이다. 2014년 '타이탄 프로젝트'를 통해 한발 늦게 시장에 진입한 애플도 최근 특허 출원과 인재 영입에 나서며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자율주행 개발 스타트업 '드라이브닷AI(Drive.Ai)'는 텍사스 프리스코에서, 차량공유 업체 '리프트'는 앱티브와 공동으로 라스베가스를 시작으로 각각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에 나설 예정이다.

이처럼 자율주행 시대를 앞두고 기존 경쟁 패러다임을 넘어 새로운 사업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경쟁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시장을 누가 먼저 만들어 낼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