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갑자기 종전선언에 매달리는 까닭
북한이 갑자기 종전선언에 매달리는 까닭
  • 강인호 기자
  • 승인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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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비핵화 협상 '지렛대' 아닌 '첫 관문' 의미 부여
靑 "북미 샅바 싸움 중···문대통령, 중재역에 노력"

북미간 비핵화 협상을 견인하는 정도로 여겨졌던 종전선언에 대해 북미 간 견해차가 뚜렷해짐에 따라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추진해왔던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론이 재조명을 받고 있다.

종전선언은 한국전쟁 이후 이어져 온 남북 간의 70년 적대행위를 끝낸다는 데 상징적 의미가 있다.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4·27 판문점 선언'에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인 올해 안에 종전을 선언한다는 문구를 명시적으로 담은 바 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6일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기 위해 회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6일 평양 백화원초대소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기 위해 회담장에 들어서고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이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더라도 북미 비핵화 협상을 견인하는 하나의 촉매제로써의 가치가 있다고 보고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월 27일 이뤄진 '5·26 남북 정상회담' 결과 기자회견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서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갖고 있다"며 3자 종전선언에 대한 의지를 공식화 하기도 했다.

이후 남북미 3국 실무선에서 3자 정상회담을 통한 종전선언의 시기와 방법 등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 가능성 검토에 들어갔다.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 이은 3자 종전선언 시나리오가 무산되면서 정전협정 체결 65주년 기념일(7월 27일)과 9월 유엔총회 계기로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7·27 종전선언'은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의 구체적인 협상을 위한 북미 고위급 회담이 지연되면서 화두에서 빠지는 듯 했다.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개최하기까지 물리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절대적으로 부족했기 때문이다.

종전선언 이슈는 북한이 공개적으로 언급하면서 다시 불이 붙었다. 북한은 6~7일 이뤄진 북미 고위급 회담 이후 외무성 대변인 담화 형식을 통해 조기 종전선언에 대한 의지를 나타냈다. ▲조선 반도에서의 긴장 완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첫 공정 ▲조미(북미) 사이의 신뢰조성을 위한 선차적 요소 ▲70년간 지속된 조선반도의 전쟁상태를 종식시키기 위한 역사적 과제라는 것이 북한이 밝힌 종전선언의 의미다.

4·27 판문점 선언 이외에 북한이 종전선언의 의미에 대해 정리된 입장을 대내·외에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의 3자 종전선언 추진 의지에도 쉽사리 움직이지 않을 것 같았던 북미 중 북한이 먼저 호응하고 나선 것은 그만큼 비핵화 협상이 난간에 봉착했다는 방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에게 나서달라는 일종의 신호일 수 있는 셈이다.

청와대는 북미 고위급 회담 결과와 관련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성과가 없다는 일부 비판적 시각과 달리 북미 정상회담 이후 처음 열린 고위급 회담이라는 데 자체적으로 의미를 부여하며 향후 협상의 진전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수면 위로 보이는 (북미 간의) 모습은 격한 반응으로 비치기도 할 수 있다"면서도 "본격적인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금 더 유리한 입지와 협상 고지를 확보하기 위한 샅바싸움으로 본다"고 했다.

종전선언과 관련해선 "문 대통령이 주도적으로 제안한 문제다. 북미 간에 현재 보이고 있는 것보다는 큰 차이가 없다"며 "결국은 시기와 방식의 문제일텐데, 종전협상을 비롯해서 모든 문제가 서로 합의해 나가기 위한 과정 중에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북미 관계 개선을 위한 상징적 조치로 종전선언을, 미국은 비핵화 이행을 위한 철저한 검증 등 상반된 요구를 늘어놓으며 외부적으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것처럼 보이고 있지만 모든 것들이 주도권 싸움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보다 적극적으로 북미 중재 역할을 해야한다는 전문가 주문에 대해선 "꼭 드러나지 않더라도 문 대통령이 그런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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