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해외수주 173억 달러로 갈수록 줄어
국내선 부동산 시장 규제로 경기 침체 뚜렷

국내 주택시장의 호황으로 호성적을 기록했던 건설사가 올해는 실적 압박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건설 시장이 정부의 부동산시장 압박으로 침체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해외에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건설 수주 4년 연속 실질적 하락세

올 상반기 해외수주는 173억달러를 기록했다. 2월 말 기준 52억달러를 기록하며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성장세가 둔화되며 지난 2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해외수주는 2010년 716억달러를 최고점을 기록한 이후 2014년까지 600억달러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2015년 461억달러로 수주액이 급감한데 이어 2016, 2017년 각각 282억달러, 290달러를 기록했다.

OPEC의 2017년 원유 바스켓 가격이 2016년 대비 배럴당 11.67달러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동 시장에서 국내 건설기업의 수주 상황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90억달러로 전체 수주액의 55.1%를 차지했던 중동 시장에서 수주액이 65억달러로 급감했다. 비중 역시 37.7%로 떨어졌다. 65억달러를 기록했던 아시아시장에서 90억달러를 수주하며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맞출 수 있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기업의 주력시장과 상품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 회복에도 불구하고 연초의 수주 증가세가 대폭 둔화됐다”며 “사우디 원전 건설공사의 사업자 선정도 내년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올해 수주는 소폭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해외에서 눈에 띄는 수익을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건설 시장 상황도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해외건설 수주추이(자료=건산연)
해외건설 수주추이(자료=건산연)

 

 

◇국내 건설시장, 정부 부동산 압박에 무더위까지

건산연에 따르면 6월 건설기업 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2.6p 하락한 81.9를 기록했다.

CBSI는 발주가 증가하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6월까지 회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는 5월 0.7p 하락한데 이어 6월에도 내림세를 보이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CBSI가 기준선인 100을 밑돌면 현재의 건설 경기 상황을 비관적으로 보는 기업이 낙관적으로 보는 기업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100을 넘으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서울 기업 지수가 전월 대비 11.4p 감소했고, 대형 기업 지수도 16.7p나 떨어지며 전체 평균을 끌어내렸다.

기업 지수 하락은 정부의 부동산 시장 규제의 영향이 컸다. 보유세 개편,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 등을 앞두고 기업 심리가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지난달 22일 다주택자와 강남권 고가 주택 보유자를 대상으로 한 보유세 개편안을 발표했다. 건설업계는 이로 인해 향후 수도권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시했다.

7월 전망치는 6월 실적치보다 4.3p 떨어진 77.6을 기록했다. 건설경기 침체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은 “통상 7월에서 혹서기에 접어들면서 공사 물량이 줄어드는 계절적인 요인이 작용하는데 정부 정책과 계절적 영향으로 지수가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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