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책임자 영입, 마음 급한 애플 반격 통할까?
구글 AI책임자 영입, 마음 급한 애플 반격 통할까?
  • 김정은 기자 (oliver3@hanmail.net)
  • 승인 201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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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플이 최근 구글 출신을 자사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 책임자로 임명한 사실이 알려졌다. 애플이 AI와 음성비서 '시리(Siri)' 개발팀을 통합하고 구글 출신을 수장으로 앉히면서 뒤쳐진 AI 기술 따라잡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간 애플은 AI 소프트웨어 개발과 AI 음성비서 부문에서 아마존과 구글에 뒤쳐졌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특히 시리는 정확도와 기능면에서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에 한참 밀리는 상황이다.  

◆ "음성비서 '시리' 구하라... 팀 쿡 CEO 직속 AI 전략 책임자로

IT 매체 테크크런치와 더비지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에서 검색과 AI를 담당한 존 지아난드레아가 애플의 AI와 음성비서 시리 통합 부서를 담당하게 됐다. 앞으로 AI 음성지원 분야를 중점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존 지아난드레아는 구글에 8년간 근무하면서 AI와 검색 책임자를 맡았던 인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 언론에 따르면 그가 애플에 영입된 것은 올해 4월로 당시 팀 쿡 애플 CEO는 직원에게 이메일로 사실을 알렸지만 직책 등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애플이 AI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구글에서 영입한 존 지아난드레아
애플이 AI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구글에서 영입한 존 지아난드레아

최근 애플은 웹사이트 임원 소개 페이지를 업데이트하고 지아난드레아 페이지를 추가했다. 지아난드레아의 공식 직함은 ‘머신러닝 및 AI 전략 책임자’이며 팀 쿡 CEO 직속이다. 애플 시리와 앱에 머신러닝 기능을 통합하는 'Core ML' 시스템 개발을 감독한다.

이와 관련해 더 버지는 "그가 가장 먼저 애플에서 착수해야 할 일은 '시리'를 고치는 것이며 이를 위한 아주 적합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 인지도 높지만 기술력 뒤져 스마트 스피커 판매부진

음성 인식 관련 정보 사이트인 '보이스봇(VoiceBot)'에 따르면 애플의 시리는 미국 스마트폰 사용자 사이에서 가장 많이 이용되는 AI 음성 플랫폼이다. 또 이달 초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시리가 지난 5월 미국 모바일 음성 비서 시장에서 점유율 46%로 1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28.7%의 점유율을 기록한 구글 어시스턴트와 20%포인트로 큰 차이를 보인다.  

미국 AI 음성비서 서비스 시장 점유율 (출처: 비즈니스 인사이더)
미국 AI 음성비서 서비스 시장 점유율 (출처: 비즈니스 인사이더)

그러나 미국 온라인 마케팅회사 '스톤템플'이 실시한 4대 음성비서 서비스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일반 질문에 대한 정답률에서 애플 시리가 가장 낮은 성적표를 받았다. 아이폰에 탑재된 시리의 인지도나 사용도는 높은 반면, 기술력에서 밀리다보니 애플이 올해 야심차게 런칭한 스마트 스피커 판매 성적도 기대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일본 경제매체 JBPresss는 12일 애플이 공을 들인 프리미엄 AI 스피커 '홈팟(HomePod)'이 아마존 에코와 구글홈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최근 아마존과 구글의 AI 스피커는 판매량을 늘리고 있다. 반면 애플이 2월 출시한 홈팟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 조사 결과 2~3월 판매대수가 불과 60만대였다. 1사분기(1월~3월) 아마존과 구글은 각각 400만대와 240만대를 판매했다"고 전했다.

애플이 홈팟을 출시했을 때 시리는 가족 구성원의 목소리를 제대로 분간하지 못해 빈번히 동작 오류가 발생하면서 급기야 출시 석 달 만에 발주량을 줄여야 했다. 굴욕을 맛본 애플은 시리 성능 향상을 위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채용을 대폭 확대하기도 했다. 데이터 분석 서비스업체 씽넘(Thinknum) 자료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3월에만 시리와 관련해 161명의 엔지니어를 신규 채용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홈팟 출시지연과 프리미엄 고가전략이 소비자의 외면을 받으면서 홈팟의 올해 전세계 시장 점유율이 4%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아마존 에코는 50%, 구글홈은 30%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 2020년에도 애플 점유율은 10%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놨다. 

스마트폰과 스마트 스피커 등에 탑재돼 인기를 얻고 있는 음성 AI는 향후 자동판매기와 자동차 등 그 사용 범위가 폭발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아마존 알렉사의 스킬은 수만 가지로 늘고 있다"며 "앞으로 시리가 앱스토어에 있는 수백만 개의 앱을 이용 가능한 수준까지 성장한다면 경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존 지아난드레아의 전격 영입과 같은 행보는 한시라도 빨리 ‘시리’를 구하기 위한 애플의 초초한 위기감이 드러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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