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4일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개혁의 일환으로 인적쇄신을 단행하고, 기무사가 보안·방첩 임무에만 집중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4일 오후 경기 과천시 기무사령부에서 열린 기무사령관 취임식에서 남영신 신임 기무사령관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4일 오후 경기 과천시 기무사령부에서 열린 기무사령관 취임식에서 남영신 신임 기무사령관과 함께 이동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송 장관은 이날 오후 경기 과천시에서 열린 기무사령관 이취임식 훈시문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도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다"며 이렇게 말했다.

송 장관은 "여러분들의 심정을 완벽히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여러분과 같은 동료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며 "군(軍)통수권자이신 대통령과 장관은 물론, 여러분의 전우인 야전 군인들도 기무사 개혁이 절실하고 시급하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송 장관은 "여러분의 부대지표로 삼아 온 '충성·명예·정의'도 오직 국민을 향해야 한다. 여러분이 가장 두려워해야 할 존재도 바로 국민인 것"이라며 기무사 개혁 원칙으로 ▲정치개입 근본적 차단 ▲민간인 사찰 금지 ▲특권의식 타파 등을 주문했다.

송 장관은 "이를 위해 장관은 기무사의 역할과 기능을 재정립하고, 폐쇄적인 인사관리 제도를 개선할 것이며 인적쇄신도 단행할 것"이라며 "이러한 법적·제도적 정비를 통해 기무사가 정상적인 방법과 절차대로 보안과 방첩 임무에 집중하도록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남영신 신임 기무사령관은 취임식 훈시문에서 "'전면적이고 신속한 개혁을 위해 기무사를 해편(解編·근본적으로 다시 재편하는 것)해 과거와 역사적으로 단절된 새로운 사령부를 창설하라'는 대통령과 국민의 지엄한 명령을 받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떨리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령관은 이 중차대한 시기에 기무사령부의 지휘권을 인수하면서 대통령의 통수이념과 장관의 지휘의도를 받들어 시대가 요구하는 개혁 임무 완수에 신명을 바칠 것을 굳게 다짐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즉시 창설준비단을 편성헤 새로운 사령부의 근간이 될 법령 정비와 함께 조직 전문성 강화 및 슬림화는 물론, 임무 재조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는 등 부대의 조기 정상화와 안정화에 혼신의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3일 이석구 기무사령관을 경질하고 비(非)육사 출신의 남영신 육군 특전사령관을 신임 기무사령관으로 임명한 바 있다.

순혈주의가 짙은 기무사 조직에서 비육사 출신이 사령관이 된 것은 1977년 국군보안사령부 창설 이래 역대 세 번째다. 

국방부는 이번에 기무사를 완전히 해편하면서 보안·방첩 분야에 특화된 부대로 재편성할 전망이다.

특히 이를 위해 사령부 창설준비단을 구성하고, 기무사 존립 근거인 대통령령인 '국군기무사령부령'을 폐지하고 새로운 대통령령을 만드는 작업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설되는 사령부는 1977년 각 군의 보안방첩부대를 하나로 통합해 보안사로 창설한 뒤 1991년 기무사령부로 명칭을 바꾼데 이어, 27년만에 새로운 이름의 부대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기무사 개혁TF는 새로운 사령부 이름으로 '국군보안방첩사령부'나 '국군안보사령부' 등을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재 4200명 규모인 기무사 조직도 계급별로 30% 감축해 3000명 정도로 수준으로 줄일 계획이다. 기존에 관행적으로 군 지휘관 동향 파악 업무나 신원조사 업무 등을 해오던 인력들에 대해서는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송 장관의 이날 인적쇄신 단행에 대한 강조는 이 같은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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