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

◇가족과 통치

조은주 명지대 방목기초교육대학 조교수가 썼다. 2000년대 초반 저출산이 문제화되는 방식에 주목하고, 가족이 통치의 도구로 전환되는 결정적 계기가 1960~70년대 가족계획사업이라는 것을 설명한 책이다. 국가가 임신과 출산에 관련된 국민의 사적영역을 재구성함으로써 어떻게 통치의 실천을 수행했는지 따졌다. 당시의 잡지, 각종 정책과 통계자료, 국내외 조사연구 프로젝트 등을 분석하면서 인구 문제가 당시 국가권력의 근대적 재편과 연관을 맺으며 부상했다고 주장한다. 한국 사회를 여전히 강력하게 지배하고 있는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를 비판적으로 성찰하게 해준다. 조 교수는 "가족계획사업은 통제와 감시 아래 여성들을 단순 편입시킨 것이 아니라 성과 사랑, 결혼에 관한 담론들을 통해 여성을 특정한 방식으로 주체화했다"며 "낭만적 사랑, 연애결혼, 합리적으로 가계를 운영하고 자녀를 양육하는 여성의 주체성과 자율성 등이 강조됐지만 그러한 자유를 얻은 여성의 삶은 가족관계와 남성의 일대기에 더욱 종속됐다"고 지적했다. 창비  

◇붉은 황제의 민주주의

중국공산당이 지배하는 14억 인구의 거대 국가 중국이 평화적 정권 교체를 이뤄냈다. 역사적으로 1당 독재국가가 피의 숙청 과정 없이 권력 교체가 이뤄진 예는 거의 없었다. 소련과 동유럽 제국은 정치파동을 겪었으나 중국은 예외였다. 공산당 총서기 시진핑은 권력의 정점에 오르자 개혁을 착착 진행했고, 반부패 투쟁을 통해 민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시진핑 시대의 중국은 현대 시대에 유례없는 정치적 안정을 구가하며 사회주의 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가토 요시카즈 중국 랴오닝대 국제관계학원 객원교수가 중국식 민주화의 본질이 무엇인지 추적했다. 냉정한 시각으로 시진핑, 중국 지도부의 능력을 평가하고 공산당이 집권을 지속하는 방법을 논했다. 정승욱 옮김, 한울 

◇폭염 사회

에릭 클라이넨버그 미국 뉴욕대 사회학과 교수가 썼다. 폭염에 의한 사망이 '사회 불평등' 문제라고 진단을 내린 책이다. 클라이넨버그는 "공공재화를 잘못 다룬 정부의 문제"라며 "기후변화에 대한 공학기술적 대처의 실패다. 시민사회가 서로를 보살피지 못한 공동체 부재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폭염 때문에 죽은 사람들은 전적으로 몸이 약하고, 나이가 많고, 쓸쓸한, 혼자서 더위를 견뎌야 했던 이들이다. 폭염은 일종의 사회극이다. 그것은 미처 우리가 살고 죽는 조건을 드러낸다. 폭염으로 인해 공동체의 누군가가 사망했다면, 이런 사회적 조건을 조성하고 더위가 지나가기만 하면 이들의 죽음을 쉽게 잊히도록 만든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홍경탁 옮김, 글항아리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