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정 대표자들이 4개월 만에 만찬 회동을 갖고 사회적 대화를 시작했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재확인했다.

한국노총, 민주노총,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고용노동부, 경제사회노동위 등 노사정 대표 6인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한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노·사·정 대표자 6인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손경식 경총 회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노·사·정 대표자 6인이 28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김준동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손경식 경총 회장,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지난 4월 3차 노사정 대표자 회의 이후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반발한 노동계의 불참으로 노사정 대화가 중단된 지 4개월 만에 이뤄졌다.

이날 만찬에는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손경식 경총 회장, 김준동 대한상의 부회장, 김영주 고용부 장관,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이 참석했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최근 최저임금 인상,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등의 현안을 놓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만큼 이날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미묘한 신경전이 벌여졌다. 

한노총 김주영 위원장은 이날 "누가 자꾸 회의가 언제 열리는지 언론에 (흘리느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그는 "나도 언제 열리는 지 모르는 회의가 왜 자꾸 언론에 보도 되느냐"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또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한 뒤 자리에 앉자는 다른 참석자들의 제안에도 "나는 사진을 찍지 않겠다"며 날을 세웠다. 결국 참석자들은 손을 함께 잡는 포즈 없이 바로 착석하는데 그쳤다.

이날 김영주 장관이 회의 장소에 약 10분 늦게 도착하면서 김 장관을 제외한 5명이 테이블에 앉아 비교적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시작했다.

손 회장은 이달 초 열린 남북노동자축구대회를 언급한 뒤 "북한 노동자들이 축구를 잘 하는 것 같다"고 언급했고, 김주영 위원장은 "북한은 전부터 합을 맞춰왔고, 우리는 하루 전에 잠깐 맞춰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북한 축구팀이 내년에 또 오느냐"고 물었고, 김명환 위원장은 "다시 회의해서 할지 말지 정해야 한다. 주기가 있는 것은 아니냐"라고 답했다. 

이날 노사정 대표자 회동은 그동안 사회적 대화가 4개월 넘게 중단되면서 노동계와 경영계 갈등의 골은 깊어지고, 주요 현안도 제자리를 공전하고 있는 상태에서 열리는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다. 

내년도 최저임금 10.9% 인상안이 경영계 불참 속에 결정된 후 29일 소상공인 집단 행동이 예고돼 있는 데다,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문제, 근로시간 단축 시행에 따른 탄력근로제 확대 문제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뤄진 회동인 만큼 서로의 입장 정도는 교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이날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 공식 출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민주노총이 노사정 대표자 회의 참가를 결정한 것도 좋은 신호로 보인다.

제사회노동위원회 공식 출범은 사회적 대화 재개를 공식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노사정위원회를 대체하기 위해 지난 4월 노사정 합의로 만들어졌지만 아직 출범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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