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에 이어 기업들의 체감경기까지 급격하게 하락했다. 내수 부진과 인건비 상승, 고용 침체 등의 영향으로 이번 달 기업경기실사지수가 1년 반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를 보면 이번 달 전산업 BSI는 74로 전월보다 1p 내려갔다. 지난 5월(81) 반짝 반등한 뒤 석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지난해 2월(74) 이후 1년 반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BSI는 기업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기준치 100 이상이면 기업 경영 상황에 대해 긍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부정적으로 답한 업체보다 많다는 것이고, 이하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한은이 지난 14일부터 22일까지 전국 3696개 법인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번 조사에는 3274개의 업체가 참여했다.

이번 달 기업경기는 제조업과 비제조업에서 모두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제조업의 업황 BSI는 전월보다 1p 하락한 73으로 2016년 12월(72)이후 가장 악화됐다. 주로 중소기업과 내수기업을 중심으로 나빠졌다. 중소기업 경기실사지수는 66으로 전월대비 6p 떨어져 지난 1월(-8p)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나타냈다. 이와 달리 대기업은 80으로 3p 올라 한 달 만에 증가 전환했다. 내수기업은 2p 하락해 수출기업(-1p)보다 낙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스마트폰 부진이 지속으로 전자·영상·통신장비업이 4p 하락했고 미국의 수입규제 조치 등으로 1차금속도 5p 내려갔다.

비제조업 BSI도 74로 전월보다 2p 하락했다. 지난해 2월(73)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심리가 꺾이며 도·소매업 BSI가 4p 떨어지고 SOC 등 건설투자 감소로 전문·과학·기술업 지수가 7p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휴가철을 맞아 여행객이 늘어난 덕분에 운수·창고업은 전월보다 6p 올랐다.

기업들의 가장 큰 경영 애로사항은 '내수부진'이 꼽혔다.

제조업체의 20.9%, 비제조업체의 17%가 이를 선택했다. 이어 인력난·인건비 상승이 제조업(13.1%), 비제조업(13.7%)에서 모두 2위였다. 내수 부진과 고용 침체 등에 따른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가 이달 조사 때 고스란히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9월에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산업의 9월 업황전망 BSI는 77로 이달(74)보다 올라갈 전망이다. 제조업(77)과 비제조업(77) 모두 전월보다 4p, 3p씩 상승할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 관계자는 "이달 지수의 낙폭이 전월보다 줄어들고, 9월 회복에 대한 기대가 나타난 점을 볼 때 이전 기조와는 다소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1.2p 상승한 94.3를 기록했다.. 기업과 소비자를 포함한 민간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파악하기 위해 BSI와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지표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기업과 소비자를 포함한 민간 경제심리가 과거 평균치보다 나은 수준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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