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에 법정구속은 안해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
조석래 전 효성그룹 회장

[스트레이트뉴스 김세헌기자] 1300억원대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석래(83) 전 효성그룹 회장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김대웅)는 5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등 혐의로 기소된 조 전 회장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에 벌금 1365억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에 벌금 1352억원을 선고했다.

단 고령에 건강이 악화한 조 전 회장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판단, 법정구속은 하지 않았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장남 조현준(50) 효성 회장에겐 원심과 같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상운(67) 부회장도 원심과 같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조세포탈 범행은 장기간에 거쳐 이뤄졌고, 합계가 거액이다"면서 "임직원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회계 분식을 했고, 다수의 차명계좌로 주식을 보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효성물산은 누적된 영업손실로 수천억원 부실 자산을 보유하게 됐고, 외환위기 당시 법정관리로 정리하려 했지만 실패하면서 부실 자산을 떠안게 됐다"며 "탈세를 목적으로 포탈했다고 보기 어렵고, 기업 생존을 위한 부채 비율을 낮추는 과정에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인세 포탈 이익이 조 전 회장 개인에게 귀속되지 않았다"면서 "양도소득세, 종합소득세, 법인세 포탈 부분도 사후 납부됐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아울러 임직원 등의 차명주식을 통한 조세포탈 혐의 일부는 무죄로 판단하며 벌금형을 일부 감형했다.

조 전 회장은 2003년부터 10년간 8900억원대 분식회계를 통해 법인세 1237억원을 포탈하고 2007~2008년 효성 회계처리를 조작해 주주배당금 500억원을 불법 취득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이와 함께 임직원과 해외 페이퍼컴퍼니 명의로 수천억원대 효성 및 화학섬유 제조업체 카프로의 주식을 사고팔아 1318억원 주식 양도차익을 얻고 소득세 268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있다.

여기에 해외 법인자금 690억원을 횡령해 개인 빚과 차명 소유 회사 채무를 갚는 데 사용하고, 자신이 관리하던 페이퍼컴퍼니가 효성 싱가포르 법인에 갚아야 할 채무를 전액 면제하도록 지시해 회사에 233억원 손실을 끼친 혐의도 받고 있다.

조 회장은 효성 법인자금 16억원을 횡령하고 조 전 회장에게서 해외 비자금 157억원을 증여받고 증여세 70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1심은 2016년 1월 "포탈세액 합계가 1358억원에 달하는 거액"이라며 "다수의 임직원이 동원돼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장기간 범행이 이뤄졌다"며 조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벌금 1365억원을 선고했다. 단 건강상태를 고려해 법정구속하진 않았다.

조 회장에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효성그룹 측은 "IMF 사태 당시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고 회사를 살리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고 사적인 이익을 추구한 사안이 아님이 밝혀졌음에도 실형이 선고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상고해 적극적으로 다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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