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 US오픈 개인 통산 3번째 우승
델 포트로의 강력한 스트로크 뚫고 접전 끝에 3-0 승리
기록적 폭염에 기권・남녀차별 시비까지 불거져
한국 테니스 간판 정현은 부상으로 2회전 고배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노박 조코비치가 US오픈 테니스 남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남자 테니스 역사상 최초로 커리어 골든 마스터스(마스터스 전 대회 우승)를 달성한 ‘무결점’ 노박 조코비치(6위, 세르비아)가 총상금 5천300만 달러(약 590억 원), 우승 상금 380만 달러(약 42억6,000만 원)가 걸린 US오픈 테니스대회에서도 우승을 거머쥐었다.

노박 조코비치는 9일 오후4시(한국시간 10일 새벽5시) 미국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의 메인 경기장인 아서 애쉬 스타디움(Arthur Ashe Stadium)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의 테니스 영웅 델 포트로(3위)를 3시간 50여분 만에 세트 스코어 3-0(6-3, 7-6(4), 6-3)으로 누르고 2018 US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8 US오픈 남자단식 우승자 노박 조코비치(6위, 세르비아)(자료:2015usopen.org)
2018 US오픈 남자단식 우승자 노박 조코비치(6위, 세르비아)(자료:2015usopen.org)

이로써 지난 2015년 로저 페더러(2위, 스위스)를 꺾고 우승한 데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US오픈 정상이자 생애 14번째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을 차지한 조코비치는 랭킹 포인트 2,000점과 상금 380만 달러를 획득, 순위를 앞당기게 됐다. 상대 전적에서는 조코비치가 15승 4패로 압도적인 우세를 이어갔다.

앞서 벌어진 준결승전에서 조코비치는 니시코리 케이(19위, 일본)를 세트 스코어 3-0(6-3, 6-4, 6-2)으로 가볍게 제압, 상대 전적을 15승 2패(13연승)로 벌리며 결승에 진출했다.

백핸드로 응수하는 조코비치(자료:2015usopen.org)
백핸드로 응수하는 조코비치(자료:2015usopen.org)

이날 경기 1세트는 게임 스코어 4-3까지 두 선수 모두 손쉽게 자신의 서브게임을 가져가며 팽팽한 경기를 이어갔다. 조코비치는 활기찬 서브 엔 대시로, 델 포트로는 강력한 서브로 경기를 끌어갔다.

브레이크 게임이 필요한 상황에 먼저 치고 나간 쪽은 조코비치였다. 조코비치는 리턴게임과 이어진 자신의 서브게임을 연속으로 가져가며 1세트를 게임 스코어 6-3으로 승리했다.

단 한 번의 브레이크로 승부가 갈린 1세트처럼 2세트에서도 접전이 이어졌다. 범실과 브레이크를 주고받던 두 선수는 2세트 승부처인 여덟 번째 게임에서 조코비치가 가까스로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내며 경기를 4-4 원점으로 돌렸다.

이후 두 선수 모두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켰고, 게임 스코어 6-6에서 맞은 타이브레이크에서 조코비치가 승리하며 2세트마저 가져갔다.

포핸드 다운더라인(down-the-line)을 성공시킨 후 포효하는 노박 조코비치(자료:2018usopen.org)
포핸드 다운더라인(down-the-line)을 성공시킨 후 포효하는 노박 조코비치(자료:2018usopen.org)

마지막 3세트에서는 승기를 잡은 조코비치가 다소 맥 빠진 델 포트로를 효과적으로 공략했다. 게임 스코어 2-1에서 맞은 네 번째 게임에서, 조코비치는 끈질긴 수비로 리턴게임을 잡으며 3-1로 달아났다.

그러나 델 포트로도 만만치 않았다. 다섯 번째 게임의 여섯 번째 브레이크 포인트에서 델 포트로는 네트 앞으로 대시해 백핸드 발리를 성공시키면서 3-2로 따라갔다.

3세트 최고 승부처는 게임 스코어 4-3에서 맞은 여덟 번째 게임이었다. 조코비치는 델 포트로의 서브 실패로 맞은 더블 브레이크 포인트 찬스를 살리며 5-3으로 우승 고지에 한 발 더 다가갔다.

노박 조코비치는 이어진 자신의 서브게임을 잡아 게임 스코어 6-3, 세트 스코어 3-0으로 US오픈 남자단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앞서 열린 여자 단식에서는 오사카 나오미가 일본인 최초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지난 9일 열린 대회 13일차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최고 구속 191km에 달하는 강력한 서브와 포핸드 다운더라인(down-the-line)을 앞세운 일본의 오사카 나오미(20세)가 ‘테니스 여제’ 세레나 윌리엄스(26위, 미국)를 세트 스코어 2:0(6-2, 6-4)으로 누르고 우승하며 세계 테니스계에 신성의 등장을 알렸다.

US오픈은 1881년에 처음 시작해 윔블던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됐으며, 세계 4대 메이저 대회(윔블던, US오픈, 프랑스오픈, 호주오픈) 중 마지막으로 개최되는 대회다. 또한 단식 우승자에게 지난해보다 10만 달러 증액된 380만 달러(약 42억6,000만 원)가 주어지는 등 역사상 최고의 상금이 걸려 있기로도 유명하다.

남자단식 결승전이 치러진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 내 메인 경기장 아서 애쉬 스타디움(Arthur Ashe Stadium)(자료:2018usopen.org)
남자단식 결승전이 치러진 뉴욕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센터 내 메인 경기장 아서 애쉬 스타디움(Arthur Ashe Stadium)(자료:2018usopen.org)

이번 대회 준우승자에게는 185만 달러(약 20억7,400만 원), 4강 진출자에게는 92만5천 달러(약 10억3,700만 원), 8강 진출자에게는 47만5천 달러(약 5억3,300만 원)가 주어지며, 본선 1라운드 진출자에게도 5만4천 달러(약 6천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이번 대회 기간 내내 선수들은 이상기후로 인한 기록적인 폭염으로 몸살을 앓았다. 특히 지열을 잔뜩 머금은 하드코트의 경우, 경기가 시작되는 오후 2시 무렵 수은주는 최고 섭씨 42도까지 치솟았고, 습도는 50~60%를 상회했다.

대회 2일차 경기 도중 폭염을 이기지 못해 웃통을 벗어던진 채 메디컬 타임을 신청한 조코비치(2018.08.28)(자료:oktennis)
대회 2일차 경기 도중 폭염을 이기지 못해 웃통을 벗어던진 채 메디컬 타임을 신청한 조코비치(2018.08.28)(자료:oktennis)

경기를 치르던 선수가 더위를 이기지 못해 코트에 쓰러지는가 하면, 대회 2일차에는 하루 동안 5명의 선수가 기권하기도 했다. 이날 뉴욕 플러싱 메도우에서 열린 여자단식 1회전에서는 ‘남녀차별’ 논란까지 불거졌다. 3세트 직전 탱크탑의 앞뒤가 바뀐 것을 깨달은 알리제 코르네(31위, 프랑스)가 브레이크 타임에 카메라를 등진 상태에서 고쳐 입자, 엄파이어가 경고조치를 내린 것이 문제였다.

“왜 여자만 안 되느냐”는 비난이 빗발쳤다. 노박 조코비치, 로저 페더러, 정현 등 남자 선수들은 의자에 앉은 채 아무렇지 않게 웃통을 벗고, 랭킹 1위인 나달의 경우 경기에 승리한 다음 웃통을 벗고 서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실 코르네 선수는 스포츠 브라를 착용하기 있었기 때문에 노출이 심했다고 보기도 어려웠다.

뉴욕 플러싱 메도우에서 열린 여자단식 1회전 경기 도중 탱크탑을 고쳐 입는 알리제 코르네(31위, 프랑스)(자료:wwos.nine/timesnownews)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뉴욕 플러싱 메도우에서 열린 여자단식 1회전 경기 도중 탱크탑을 고쳐 입는 알리제 코르네(31위, 프랑스)(자료:wwos.nine/timesnownews)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논란이 가열되자 미국테니스협회(USTA)는 뒤늦게 “남녀 선수 모두 의자에 앉아 있을 때 셔츠를 갈아입을 수 있게 하고, 여성 선수의 별도 요청이 있을 경우에도 탈의실을 제공하겠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또한 대회 조직위원회는 선수들이 경기 도중 메디컬 타임을 부르는 등 폭염에 따른 고통을 호소하자, 여자단식의 경우 2세트와 3세트 사이, 남자단식의 경우 3세트 종료 후 10분의 휴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3위)(자료:nextgen화면 갈무리)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3위)(자료:nextgen화면 갈무리)

한편 올해 첫 메이저대회(1월)인 호주오픈 16강 경기에서 노박 조코비치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메이저 신화’를 썼던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3위, 한체대)은 한국 선수 최초로 이번 대회 시드(23번)를 배정받았지만, 2회전에서 미카일 쿠쿠쉬킨(84위, 카자흐스탄)에게 세트 스코어 0-3으로 져 탈락했다.

한국 남자선수가 US오픈에서 거둔 최고성적은 이형택이 지난 2000년과 2007년 기록한 16강 진출이다. 정현은 바브린카(5위, 스위스)에게 패한 2015년과 존 이스너(15위, 미국)에게 패한 2017년 대회에 이어 세 번째 2회전 진출에 만족하며 개인 최고성적 달성을 내년으로 미뤄야 했다.

이번에도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정현은 로저 페더러(2위, 스위스)와 맞붙은 호주오픈 4강전 도중 발바닥 부상으로 기권한 이후, 발목과 허리 부상으로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는 출전조차 하지 못했고, ATP투어인 로저스컵 때는 64강에서 기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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