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청년본부 “청년들이 가장 극혐하는 정당다운 발언”

회의 주제하는 김학용 국회 노동위원장(자유한국당)
회의 주제하는 김학용 국회 노동위원장(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저출산 문제를 두고 ‘청년들의 가치관’에 문제가 있다고 발언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김학용 위원장은 지난 7일 저출산·고령화위원회가 주최한 한 포럼에 참석해 “요즘 젊은이들은 내가 행복하고, 내가 잘사는 것이 중요해서 애를 낳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면서 “아이를 여러 명 낳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존의 가치관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바 있다.

김 위원장은 더 나아가 “우리 부모 세대들은 아이를 키우는 게 쉬워서 아이를 많이 낳았겠는가. (출산이) 중요한 일이라는 가치관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청년들이 가치관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의당 청년이 당당한나라 본부(아래 정의당 청년본부)’는 10일 오전 논평을 통해 “청년들이 가장 극혐하는 정당다운 발언”이라고 성토에 앞장섰다.

이들은 “바꿔야할 것은 청년들의 가치관이 아니라 자유한국당의 가치관”이라면서 “김 위원장의 ‘가치관’ 타령은 2016년 호주에서 벌어진 ‘아보카도 브런치’ 논쟁을 떠올리게 한다”고 꼬집었다.

‘아보카도 브런치’ 논쟁이란 호주의 유명한 인구통계학자 버나드 솔트가 한 일간지에 기고한 칼럼에서 “젊은이들이 화려한 브런치 카페에서 값비싼 음식(아보카드와 페다치즈를 얹은 22달러짜리 토스트)에 쓰는 돈을 아끼면 집을 살 수 있다”고 밝혔다가 집중 포화를 맞은 사건을 말한다.

당시 호주 청년들이 분노한 이유는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높은 집값을 ‘개인의 노력’으로 해결되는 문제인 것처럼 호도했기 때문이다. 당시 시드니 시내 평균 집값 기준으로, 22달러 아보카도 브런치를 무려 48년 동안 먹지 않아야 주택 계약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는 집값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보다 지금의 행복을 위해 토스트 하나 사먹는 게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정의당 청년본부는 “대한민국 청년들도 마찬가지 상황에 처해 있다”고 주장하며 “감당할 수 없는 집값에 쌓여 있는 빚, 반복되는 저임금 장시간 노동. 이런 상황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것은 청년들 입장에서 행복이 아니라 또 다른 부담이라는 이유 때문에 청년들은 미래의 행복이 아니라 오늘의 행복을 선택하고, 결혼 대신 비혼과 동거를, 육아 대신 자녀 없는 결혼을 선택한다“고 김 위원장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어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자유한국당은 청년들이 가치관부터 바꿔야 한다며 청년들을 자기 생각만 하는 이기적인 이들로 취급했다”며 “‘출산주도성장’ 타령이 어떤 가치관에 기초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다”고 질타했다. 이는 ‘출산주도성장’을 주창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빗대 비꼰 것이다.

이들은 그러면서 “청년들의 출산과 육아를 ‘국가의 성장’을 위한 도구로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출산주도성장’ 같은 발언이 가능한 것”이라며 “청년들이 아이를 갖지 않는 것을 이기적인 행동으로 보고 있기에 ‘돈 몇 푼 더 주면 애 낳을 것’이란 발상이 가능한 것”이라고 질타를 이어갔다.

또한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은 청년들에게 가치관을 바꾸라고 훈계하는 게 아니라 청년들이 아이와 함께 행복한 나라를 만드는 것”이라며 "김학용 위원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으로써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청년 부부들에게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돌려주는 것이며 이를 위해 장시간 노동을 근절하고, 노동환경을 바꾸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훈계했다.

정의당 청년본부는 그러면서 “나아가 자유한국당은 아동수당, 무상급식 등 각종 복지에 반대했던 자유한국당의 과거 입장부터 사과하고 모두 철회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트레이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