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3년 만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앞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쓰고 이동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김현진기자]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진 환자가 3년여 만에 다시 발생하자 우리 경제에 미칠 여파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고용 부진, 투자 감소, 소비심리 하락 등으로 내수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메르스 충격까지 가세해 소비 부진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나아가 확진 사례가 늘어나면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 수도 있어 소비와 고용 부진을 더 촉진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쿠웨이트를 방문한 남성(61세)이 지난 8일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자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정부는 대책본부를 가동, 대응에 적극 나서고 있으나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최근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메르스 사태를 둘러싼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형국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설비투자는 지난 7월까지 전월 대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7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5000명 증가하는데 그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10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2월부터 10만명대 또는 그 이하를 기록하고 있어 고용 시장이 침체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소비를 뜻하는 소매판매는 6월(0.6%)과 7월(0.5%) 두 달 연속 늘었으나 증가폭이 크지 않는 편이다. 특히 선행지표 격인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6월부터 석 달째 하락했고 지난달에는 99.2로 1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치(장기 평균)인 100을 밑돌았다. 지난달 기업 체감 경기를 나타내는 기업경기실사지수는 74로 1년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감안하면 내수를 중심으로 충격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확진사례가 늘어나면 관광산업 전반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015년 연간 방한 관광객은 전년 대비 97만명 감소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가 옅어지며 외국이 관광객이 겨우 회복 추이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 같은 분위기에 좋지 않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에 소비자심리지수의 하락세가 더욱 강해지는 등 소비 위축이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메르스 사태가 한국 경제를 덮친 지난 2015년 6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3.7% 감소했다. 당시 서비스업 생산도 1.7% 줄어들어 내수 시장이 급격히 침체됐다.

가뜩이나 움츠러든 고용시장에도 충격이 가해질 수도 있다. 여가 관련 업종과 음식숙박업 일자리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지난 10일 오후 7시 기준 국내 메르스 확진자는 1명, 직접 접촉자는 2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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