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역적 평화 위한 남북 노력에 추석 민심 집중 전망
부동산대책, 홍준표, 이재명, 김부선, 구하라 소식도 관심
추석 밥상머리에서 밀려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토요일과 대체휴일이 포함된 5일 간의 추석 연휴가 임박했다. 이번 추석 밥상머리에서는 어떤 얘기들이 오갈까?
밥상머리 토크의 소재는 많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가 귀국했다는 소식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 관련 소식과 함께 세대 간 입씨름의 훌륭한 소재다.
젊은 부부들이 걸그룹 카라 출신 가수 구하라와 남자친구 A씨의 폭행 사건을 얘기하는 동안, 아이들은 방탄소년단을 듣고 있을 것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탤런트 김부선씨의 오랜 ‘불륜 증명 사건’에 일명 ‘도도맘’과의 불륜 의혹을 받고 있는 강용석 변호사가 개입한 것도 놓칠 수 없는 화젯거리다.
경제 쪽 소식으로는 9・13부동산대책이 있다. 하지만 추석 밥상머리 토크를 평정할 주인공은 뭐니 뭐니 해도 평양정상회담이 쏟아낸 각종 소식들이 차지할 전망이다.
‘불가역적 평화’ 위한 남북 정상의 잰걸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발표한 ‘9월평양공동선언’에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밤잠까지 설쳐가며 기다리다 자신의 트위터에 “흥분된다”고 적었다. 중국과 일본, 프랑스도 이구동성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만 관중이 가득한 능라도 경기장에서 한 7분간의 연설에는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향한 남측의 의지가 담겨 있었고, 백두산 천지 방문길에는 경제발전을 향한 북측의 염원이 깔려 있었다.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을 경우 영변핵시설을 영구 폐쇄한다”는 합의문은 “이제부터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포함, 비핵화 로드맵 거래에 들어가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다양한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들은 비핵화 로드맵을 측면에서 지원할 소재들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약속’도 빠질 수 없다.
종전선언 지연과 대북제재에 막혀 있던 비핵화 일정이 남북관계 개선 및 군사적 긴장 완화 카드 덕에 숨통을 틔웠다. 그 숨통을 넓힐 기회가 다음 주 뉴욕에서 열릴 한미정상회담이다.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벌써부터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북한과 접촉하기를 희망하고 나섰다.
한미정상회담 이후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네 번째 방북이 현실화하면, 영변핵시설을 영구 폐쇄하기 위한 개략적인 리스트(또는 스케줄)과 종전선언(또는 대북제재 일부 해제)의 맞교환이 논의될 수 있고, 이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를 풀어낼 소재로 ‘남북관계 개선’ 및 ‘군사적 긴장 완화’ 카드를 집어든 문 대통령의 전략은 지지율에도 반영되고 있다. 6주 내리 하락세를 보이며 지난 주 취임 후 처음으로 50% 아래까지 떨어졌던 문 대통령의 지지율이 59.5%(리얼미터)로 급반등한 것. 이번 회담의 성과가 반영되는 다음 주 여론조사에서는 더 높은 지지율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불가역적인 평화’를 위한 남북 양측의 걸음이 한결 빨라지고 있다. 다만 보수 야당, 즉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속 빈 강정’, ‘몹쓸 짓’, ‘심각한 오류’ 등 자극적인 용어들을 동원해가며 회담 성과를 비난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라면 걸림돌이다.
추석 밥상머리에서 밀려날 보수 야당들
6・25한국전쟁 이후 ‘안보정치’로 먹고 살아온 보수 진영은 문재인 대통령의 ‘평화정치’에 밀려 추석 밥상머리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자유한국당은 잇따른 오판과 막말로 홍준표 전 대표가 정치일선에서 퇴장한 후 김병준 비상대책위 체제를 꾸렸지만, 여전히 ‘평화반대 정당’으로 남아 있다. 이런저런 구실을 들이대며 안보를 우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평화반대’ 외에는 달리 보이는 것이 없다.
프레임 자체가 변화 중인 남북관계를 정확히 읽어내려는 치열함도 보이지 않는다. 그 와중에 홍준표 전 대표가 귀국 일성으로 사실상 ‘정계 복귀’를 선언하면서 자유한국당은 새로운 내홍에 휩싸일 가능성에 노출된 모양새다.
국민의당 세력과 바른정당 세력 간의 화학적 결합이 멀어져 버린 바른미래당 역시 마찬가지다. 신임 손학규 대표는 “칭찬할 것은 칭찬하고 야단칠 것은 야단치면서” 두 세력을 아울러 보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공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이 평양을 방문한 사이, 두 보수 야당은 여의도에 남았지만, 대통령과 진보 3당이 추석 밥상머리로 직행하는 동안에도 두 보수 야당은 여의도에 그대로 남아 있을 전망이다. 통일과 평화, 안보에 대한 당 차원의 전략 변경이 없을 경우, 두 당의 행보는 앞으로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밥상머리 난타전의 소재들
평양정상회담에 가려졌지만, 세대 간 갈등을 촉발시킬 강력한 소재가 있다. 바로 ‘경제난’이다. 고향에 도착한 날, 아들이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말하는 동안, 아버지는 이익주도성장과 최저임금의 폐해를 얘기할 것이다.
부자간 입씨름은 ‘문재인 對 이명박・박근혜’ 대결로 옮아가고, ‘촛불혁명’, ‘세월호’, ‘박정희 경제발전’, ‘4자방(4대강, 자원비리, 방산비리)’, ‘다스’, ‘이명박 댓글 지시’와 같은 단어들이 난무할 것이다.
한쪽에서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탤런트 김부선의 고소고발 얘기가 한창일 것이다. ‘이재명 인성’, ‘친형 정신병원 감금’, ‘혜경궁 김씨’, ‘불륜 검증’, ‘김부선 관종’, ‘검찰 출두 당시 손키스’ 같은 단어들이 날아다니는 사이로, ‘도도맘’과의 불륜 의혹으로 재판 중인 강용석 변호사도 도마에 오를 것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들은 이어폰으로 방탄소년단을, 손가락으로는 스마트폰에 깔린 각종 앱을 즐길 것이다.
그러나 추석 전날에도 문재인 대통령 관련 소식은 계속될 예정이다. 각종 정치 관련 프로그램에 출연한 패널들이 평양정상회담 결과를 분석하는 사이, 문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추석 당일은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소식과 평가가 온종일 계속된다. ‘소통불가상태’로 조금 더 깊이 빠져든 부자지간, 아들은 차 막힐 것을 우려해 빨리 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이들은 스마트폰이다.
아들 가족이 부푼 마음을 안고 고향을 찾을 때 그랬던 것처럼, 보수 야당은 청문회 중인 여의도에만 있을 뿐, 추석 밥상머리에도, 아들 가족이 떠나는 순간에도,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혹 서울역이나 용산역,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어깨띠 두르고 손 흔드는 모습은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말이다.
bizlink@straightnews.co.kr
관련기사
- 문대통령 지지율 59.4%...평양회담 성과에 '껑충'
- [평양공동선언] 비난 수위 높이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 [평양정상회담] 도보다리→백두산, 확대되는 정상 밀담
- [평양공동선언] 남북 '이만하면', 미 '글쎄'... 칼자루는 '트럼프'가
- "나도 맞아 피멍"...구하라-남자친구 '진흙탕 싸움'
- 구하라 남친 상처 공개..."그녀의 격정적 성격 감당 못해"
- 신한은행, 빅데이터로 중소상공인 지원 나선다
- NH농협은행, 하반기 450명 신규 채용
- 문재인 대통령, 평양정상회담 일정 마치고 귀국
- 문대통령 "비핵화, 결국 북미대화로 해결될 과제"
- 문재인 대통령, 비핵화·전쟁종식 확실히 잡았다
- 은산분리 완화 최대 수혜...'케이뱅크 대주주' KT는 함박웃음
- [뉴스&] 평양공동선언, 김정은-트럼프 재회 앞당기나
- 뉴욕 한미정상회담...문대통령, 건곤일척 승부수는?
- 문대통령 "남북 평화 여정에 국제사회 화답할 때"
- '낯 뜨거운' 막장 스캔들…이재명, 김부선 대응 카드 '골몰'
- [김상환의 돌직구] 이재명을 위한 변명
- 손학규 대표, “요즘 우리나라에 언론자유가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