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 조계종이 초유의 총무원장 탄핵에 총무원장 후보들이 동반 사퇴, 선거를 거부하는 등 초유의 사태가 지속되는 등 총무원장 선거를 둘러싸고 종단 주류와 재야 간에 대립과 갈등이 증폭일로다.

대한불교조계종 제 36대 총무원장 후보인 혜총과 정우, 일면 등 3인이 26일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직 동반 사퇴를 선언하는 데 이어 불교 민주화 정토 모임인 '불교개혁운동'도 3인 후보 사퇴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사퇴 후보 3인은 기자회견에서 “선거운동 과정에서 두터운 종단 기득권세력들의 불합리한 상황들을 목도하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며"이권만 있으면 불교는 안중에도 없는 기존 (종단 내) 정치세력 앞에 종단변화를 염원하는 저희들의 노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통감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대로 선거가 진행된다면 종단 파행은 물론이거니와 종단이 특정세력의 사유물이 되어 불일(佛日)은 빛을 잃고 법륜(法輪)은 멈추게 될 것이다."며"불합리한 선거제도를 바로잡고자 이번 총무원장 후보를 사퇴하기로 결의했다”고 주장했다.

혜총 스님은 “권력승들이 많은 사부대중을 농락하는 일은 없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사퇴를 결의했다."며"종단이 박정희, 전두환 시대의 체육관 선거를 하고 있는데 직선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우 스님은 “금권선거와 비방을 안하고 종책 선거를 만들기로 했는데, 그동안 중립을 공언했던 특정세력이 막판에 나서면서 선거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며"선거인단들이 이런 상황을 제대로 판단해 투표 불참과 반대 혹은 무효표로 호응할 수도 있고, 선거 뒤 인준 과정에서 원로의원들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혜총스님은 단독 후보로 남은 원행스님과 관련, "원행스님은 훌륭한 분이지만 설정스님을 총무원장으로 모신 분"이라며 "종단과 나라를 위한다면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보를 사퇴한 3인의 스님들은 현 종단의 기득권 특정 세력과 그 중심, 기득권 세력의 지지 후보, 그리고 사부대중에 반하는 불합리한 선거제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 총무원장인 설정스님의 탄핵을 주도한 불교개혁운동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계종 종단에 특정 권력층이 종책모임인 불교광장이며 그 중심에 전 총무원장인 자승 스님이 자리하고, 자승 전 총무원장이 2번인 원행스님을 전폭 지지 중이며 간접선거로 뽑는 총무원장 선거인단의 대부분이 자승 스님의 영향력 하에 있다고 비난했다.

불교개혁운동은 "현 선거인단은 최소 6년 이상 권력승의 상징인 종회의원을 역임한 스님들로서 자승 전 총무원장 집권 8년 동안 자승 스님의 적폐에 눈감은 자들이다"면서"불자들은 권력승 대변자인 총무원장을 거부하고, 자승 전 총무원장을 종단에서 퇴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독후보로 남게 된 기호 2번 원행스님측은 후보사퇴한 3인 후보의 불공정 선거에 반박, 오는 28일 총무원장 선거에 단독 출마할 것이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다.

따라서 조계종은 총무원장 선출을 둘러싼 논란과 함께 종단 권력의 중심인 총무원을 포함한 종단 전체의 근본적인 쇄신이 쟁점화될 전망이다.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후보 혜총, 정우, 일면스님이 26일 오전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직 동반 사퇴 의사를 밝혔다.
대한불교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 후보 혜총, 정우, 일면스님이 26일 오전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직 동반 사퇴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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