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김정은기자] 고령화 사회를 지나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에서 부모를 돌보기 위해 직장을 떠나는 이른바 '개호이직(介護離職)' 현상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이 앞장서 '개호이직 0%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매년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15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개호이직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이 매년 6500억엔(한화 6조 5507억)에 달한다는 추산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은 지난 2006년 아시아 최초로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복지나 요양시설등 사회적 시스템 발전에 비해 고령화 현상이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부모의 병수발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는 개호이직자는 연간 약 10만명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수입원을 잃은 이직자의 생활을 위협 할뿐만 아니라 기업의 경제활동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총무성 취업구조기본 조사에 따르면 연간 개호이직자 10만명 가운데 40대 이상은 약 90%, 성별로는 여성이 약 80%를 차지한다. 경제산업성 산업구조심의회는 지난달 해당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호이직으로 인한 경제손실액을 추산했다. 40대 이상 남녀 평균임금 등을 기준으로 소득을 약 2700억엔으로 추정, 기업 등이 창출하는 부가가치 등을 합산해 계산한 결과 개호이직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액이 약 6500억 엔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개호이직으로 인한 자살문제, 중산층의 사회 취약계층 전락 등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일본 정부는 ‘개호이직 0%’를 목표를 내걸고 특별 노인 요양시설 등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된 경제손실액은 후생노동성이 올해 관련 예산으로 편성한 483억엔의 약 13배에 해당한다. 이처럼 정부 차원의 부양책이 턱없이 부족한 만큼 중산층 이하 계층의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고, 이직자의 상당수가 40대 이상의 관리직인 만큼 기업의 생산성 문제와도 직결된다.

일본의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한 개호이직 현상. 이는 비단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 한국의 노령화지수(0~14세 인구 대비 만 65세 이상의 인구 비율)는 세계 1위다. 일본의 개호이직 현상을 바탕으로 앞으로 한국 사회에서 재현될 사회적 ·경제적 문제를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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