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승구 전 흥사단 사무총장<br>
홍승구 전 흥사단 사무총장

먼저 이번에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거둔 ‘굉장한 성공’을 축하합니다. ‘절반의 성공’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귀하는 ‘굉장한 성공’이라 했으니 축하드리는 것이 마땅한 일이지요. 다시 한 번 축하드리며 또 다른 일로 귀하에게 축하드릴 수 있게 되기 바랍니다.

지난 6월 12일 귀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김정은 위원장과 역사적이고 담대한 만남을 가졌고, 한반도에서의 평화체제 구축과 새로운 북미관계 형성을 위해 깊숙하게 의견을 나눴습니다. 그 결과로 4개항을 합의하고 신속하고 완전하게 이행하기로 약속하면서 이를 전 세계에 발표했습니다.

귀하는 11월 7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북 제재는 계속되고 있으며 서두르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물론 70여 년 동안 적대관계였던 두 나라가 새로운 관계를 만드는 것은 쉬운 일도 아니고 하루아침에 될 일도 아니지요. 그러나 싱가포르에서의 역사적인 만남 이후 5개월여가 지났음에도 합의사항을 이행하려는 움직임이 잘 보이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합의 사항 중 네 번째인 미군 유해 송환은 이뤄지고 있으나 나머지는 진행하는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것은 합의문에 명시한 ’신속하게 이행하겠다.‘와 매우 다른 뜻입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합의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뜻으로까지 들립니다.

지난 기간 북미수교 및 핵문제와 관련하여 두 가지 합의가 있었습니다. 1994년 ‘제네바협약’과 2005년 ‘9.19공동선언’이 그것이지요. 두 합의는 공통적으로 북미간 평화협정 및 관계 정상화와 북의 비핵화를 약속한 것입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듯이 두 가지 합의는 지켜지지 않았고 그 결과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반도는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태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입니다. 군사나 경제에 있어서 미국을 따라잡을 나라는 없습니다. 따라잡기는커녕 눈치 보기에 급급한 실정입니다. 더구나 북은 경제나 군사 면에서 미국과는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작은 나라입니다. 북에게 핵은 모든 것이지만 미국에게 북핵은 여러 가지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지난 역사가 보여주듯이 중요한 것은 행동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말과 글을 교환해도 행동을 교환하지 않으면 발전은 없습니다. 대화를 지속하고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적절한 행동이 필요합니다. 북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지했고 비핵화 과정의 일환으로 일부 핵실험장도 폐쇄했습니다. 물론 검증이 필요하겠지요. 그럼에도 미국은 ‘제제 지속’만 외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기에 미국이 취할 적절한 행동은 대북 제재를 완화하는 것입니다.

제재 완화는 서로의 신뢰도를 높이고 ‘북의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라는 합의 이행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제재는 필요하면 언제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제재 완화는 결코 망설일 일이 아닙니다.

미국의 대북 제재는 남북관계 발전까지 가로막고 있습니다. 미국에게 한반도 평화는 우선순위가 아니겠지만 우리 민족에게는 가장 중요하고 우선한 일입니다. 그래서 귀하의 북미대화를 우리가 지지하고 환영하는 것입니다.

하루빨리 북의 비핵화와 새로운 북미관계 형성으로 한반도와 전 세계의 번영과 평화에 공헌하고, 이 공로로 2019년 노벨평화상을 받아서 우리가 기쁜 마음으로 귀하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축하할 수 있도록 해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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