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포커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1〉
[스트레이트 포커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우리에게 무엇을 남겼나〈1〉
  • 손혁(계명대 회계학과 교수) (betterman89@gmail.com)
  • 승인 2018.11.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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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2017년 4월 금감원에서 감리를 시작한 이후 1년 7개월간 끌어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측이 지배력에 변화가 없는데도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꿔 회계 처리한 것은 고의 분식회계에 해당한다고 결론을 냈다. 아직 법원의 판결이 남아있어 쉽게 결론지을 수는 없지만 증선위가 내린 삼성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판정은 우리 사회 전체에 큰 파문을 안겨줬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지난 28일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의 원인을 분석하고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를 논의한 토론회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가 남긴 교훈과 과제(계명대 손혁 교수)'의 발제글을 총 4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2018년 11월 14일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전환하며 공정가치 평가를 통해 인식한 약 4조5000억원에 대해 고의적 분식회계임을 확정했다. 동시에 유가증권에 상장되어 있는 삼성바이오의 주식거래를중지도록 조치했으며 해당 사항을 검찰에 고발했다.

삼성바이오 사건은 2011년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 일어난 STX, 대우조선해양, 대우건설, 모뉴엘 등 대형 분식회계사건의 맥을 잇는 사건이나, 앞선 사건들과 큰 차이가 있다. 기존 분식회계사건은 대다수가 회계기준을 벗어난 의도적 악용이 존재했다. 즉 회계처리와 공시 자체만 보더라도 기업과 경영자의 의도가 개입하여 그 회계처리와 수치가 고의성을 스스로 입증할 만한 사항이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는 국제회계기준의 모호함과 경영자에게 부여된 재량권을 최대한 이용하였다. 즉 기업은 국제회계기준의 원칙중심(principle-based)의 회계처리를 깊이 이해하고 그 틈(loophole)을 노렸다. 이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정당한 회계처리로 주장할 수 있는 반면, 규제당국이나 외부감사인 입장에서 해당 회계처리에 대한 고의성을 입증하기 전까지 분식회계로 단정 짓기 어려웠다.

그러나 삼성바이오와 삼성미래전략실과의 ‘내부문건’이 규제당국에 제보되었고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이를 공개했다. 내부문건에는 콜옵션 인식에 따른 자본잠식에 대한 고민, 외부감사인인 회계법인의 대안 제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및 영향 등 다양한 의도가 포착되었다. 따라서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배력 상실과 공정가치 평가에 대한 고의성을 확인하였고, 해당 사안을 분식회계로 조치하고 일단락되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는 증권선물위원회의 조치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바이오 사건은 그동안 곪아왔던 우리나라 국제회계기준의 적용 및 회계투명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던 문제점을 한꺼번에 보여주었다. 즉 해당 사건은 1997년 외환위기 이전과 이후에도 끊임없이 있어왔던 분식회계사건의 연장선이다.

외환위기와 2000년대 초 대우, SK글로벌 등 천문학적인 분식회계 사건 이후 우리나라는 회계개혁법안을 도입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업의 재무제표작성능력의 부재, 기업과 외부감사인의 유착, 내부감시기구의 유명무실 등 근본적인 문제점은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

특히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완화 및 회계투명성의 제고 등을 위해 2011년 전면 도입한 국제회계기준은 경영자의 회계선택에 대한 안전장치를 가져다주었다. 실제로 국제회계기준을 도입한 2011년 이후 우리나라 회계투명성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IMD기준 2016년과 2017년 최하위를 차지했다.

2018년 11월 전면 도입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이하 외감법)은 거의 미국 Sarbanes-Oxley Act(이하 SOX)만큼 다양한 사항을 도입했다. 이는 많은 이해관계자의 회계투명성 제고에 대한 반성과 필요에 의해 나타난 현상이다.

그럼에도 삼성바이오 사건을 통해 회계부정을 방지할 보다 새롭고 정교한 규제와 유인책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은 지배구조의 개편, 내부감시기구 및 외부감사인의 독립성 제고 등 다양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함을 보여주었다.

특히 원칙 중심의 국제회계기준에서 부여된 경영자의 재량권이 남용되지 않도록 다면적인 제도적 장치가 시급함을 전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사건, 그 출발점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회사는 2010년 경영일선에 복귀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10년 먹거리 발언을 한 후 삼성의 미래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2011년 4월에 설립한 바이오 의약품 생산 전문업체(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CMO)이다. 2010년 3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경영일선으로 복귀하며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주장을 제시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업과 바이오 의약품 위탁생산업을 수행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바이오 의약품에 대한 노하우나 지식, 판권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다.

따라서 삼성바이오를 설립한 후 바이오시밀러 개발사업을 위해 2012년 미국의 유수의 제약회사인 바이오젠(Biogen Idec Therapeutics Inc.)과 합작하여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회사(이하 에피스)를 설립했다. 에피스 설립당시의 삼성바이오의 지분율은 85%였으며, 바이오젠은 15%였다. 이후 삼성바이오의 지분율은 계속 증가하여 2015년에는 91.2%까지 상승했다. 2015년 바이오젠의 에피스에 대한 지분율은 8.8%까지 하락했다. 그 이유는 설립 이후 시행한 에피스의 유상증 자에 바이오젠이 지속적으로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이오젠이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는 콜옵션 이면계약이 있었음을 암시하고 있다.

지분율이라는 명목상 수치만 본다면 삼성바이오는 에피스를 명백히 지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는 2012년 에피스 설립시점에 이미 바이오젠과 콜옵션 이면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바이오젠이 현재 지분율과 상관없이 에피스 지분 50%에서 1주를 뺀 지분을 구입할 수 있었고 이사를 동수로 임명할 수 있었다.

또한 바이오젠은 에피스의 신제품 추가 및 판권매각에 대한 동의권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계약은 훗날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와 바이오젠이 공동지배하고 있다고 판단하는 근거가 되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는 콜옵션 계약 등에 대해 사업보고서 및 재무제표에 공시하지 않았다는 것이 첫 번째 문제점이다. 즉 삼성바이오는 에피스가 설립된 2012년과 2013년에는 콜옵션 계약에 대해 전혀 공시하지 않았다. 주주 간 약정은 감사보고서의 공시의무사항이므로 외감법 제7조의2(감사보고서의작성)와 공정거래법 제11조의3(비상장회사 등의 중요사항 공시), 공정거래법 제11조의4(기업집단현황 등에 관한 공시) 등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된다(이상윤과 남기석 2017). 이후 2014년이 되어야 주석사항에 다음과 같이 공시했다.

한편 2015년 말 삼성바이오는 자회사인 에피스가 바이오젠과의 이면계약(콜옵션)을 실행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판단하고 이를 2015년 말 사업보고서에 공시했다. 즉 삼성바이오는 자회사의 성과가 가시화됨에 따라 콜옵션의 가치가 깊은 내가격(in the money)에 이르러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져서 에피스에 대한 실질적인 지배력을 상실하였다고 보았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말 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가 유럽승인이 날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삼성바이오는 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변경하고 연결범위에서 제외했다. 또한 지분법 관련 주식(관계회사투자주식)의 가치를 공정가치로 평가하며 4조5436억원의 종속기업투자이익을 인식했고 이를 영업이익에 반영했다. 종속회사에서 지분법으로 변경하면서 삼성바이오는 2014년 997억원 당기순손실에서 2015년 1조9049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흑자전환되었다. 동시에 바이오젠이 실행할 수 있는 콜옵션에 대한 부채 1조 8,204억원을 인식했다.

이 때 공정가치 평가는 국제회계기준에서 제시하고 있는 공정가치서열체계(fair value hierarchy)의 수준(Level) 3을 적용하였다. 삼성바이오는 에피스가 상장된 회사가 아니므로 시장가치(market value) 정보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수준 3의 측정 대용치로 현금흐름할인접근법(discount cash flow: DCF)과 옵션평가모형 등의 가치평가모형을 사용했다. 삼성바이오는 바이오젠의 콜옵션 공정가치를 평가할 때 이항모형을 통한 공정가치서열체계의 수준 3을 이용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배력상실에 따른 2015년 재무상태표의 변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배력상실에 따른 2015년 재무상태표의 변화

2015년 삼성바이오의 회계처리에서 세 가지 의문점을 지적할 수 있다. 첫째는 공정가치 평가가 타당한지 여부이다. 삼성바이오는 지분법을 적용하면서 에피스의 투자주식에 대해 공정가치서열체계의 수준, 즉 현금흐름할인접근법(DCF)로 측정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금흐름할인접근법은 미래현금흐름의 크기, 시기와 할인율의 주관적 산정으로 정보위험(information risk)이 개입될 여지가 있다(Song and Yi 2010; Riedl and Serafeim 2011).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수준 3의 공정가치와 투입변수에 대한 주석공시사항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수준 3의 공정가치와 투입변수에 대한 주석공시사항

위 정보를 보면 영업수익성장율은 –1%에서 105.3%로 그 폭이 매우 넓고, 영업이익률도 –24.1%에서 57.4%로 범위가 넓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가중평균자본비용의 수치(10%)가 타당한지 여부도 의문의 여지가 있다.

둘째, 2015년 삼성바이오와 에피스의 관계에 실질적인 변화가 있었는지 여부이다. 삼성바이오는 2015년 말 시점에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시판허가를 받으면서 콜옵션이 실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종속회사를 관계회사로 전환했다. 하지만 당시 외부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의 감사조서에는 삼성바이오의 주장에 대한 내용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만일 지배력 상실에 대해 외부감사인이 중요한 회계처리의 변경으로 인지하고 있다면 해당 사항을 감사조서에 명기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감사조서에는 현금흐름할인접근법에 대한 결과만 기재되어 있었다.

셋째, 바이오젠이 행사할 가능성이 있었던 콜옵션의 부채 계상여부이다. 삼성바이오는 에피스의 설립부터 콜옵션에 대한 이면계약을 가지고 있었다. 삼성바이오는 대규모의 시설투자와 판권확보 등 미래현금 흐름의 지속적인 증가를 확신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콜옵션의 실행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면 이를 파생상품 부채로 인식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행하지 않았다는 의문점이 존재한다.

이후 삼성바이오는 2016년 11월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상장시점에서도 몇 가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첫째, 한국거래소(KRX)는 2015년 11월 5일에 유가증권시장 상장규정 및 시행세칙을 개정하여 시가총액 6000억원 이상, 자기자본이 2000억원 이상인 ‘대형성장유망기업 요건’을 제정하였다. 기존은 이익창출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 유가증권시장에 상장이 어려웠다. 하지만 한국거래소는 해당요건을 만들었고, 삼성바이오는 이를 통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했다.

둘째, 삼성바이오의 상장 주관사는 상장시점에 현금흐름할인접근법을 통해 공모가격을 산정했다. 하지만 한국거래소의 상장심사 가이드북(2018)에는 현금흐름할인접근법(DCF)에 대해 가격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의 검증가능성이 낮아 국내 상장(initial public offering: IPO)평가 방법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못한다고 소개되고 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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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민 2018-11-30 09:51:37
정의롭고 멋진 글입니다.

대한민국에 이런 정의로운 글과 언론들이 많이 늘어나길 바랍니다.

현재는 삼성의 돈 노예 언론들과 정의롭지 못한 놈들이 많이 설치는 시대입니다.
하루 빨리 정의가 바로 서는 그날까지 응원합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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