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협박성 해명으로 일관하는 영풍석포제련소, 개선 의지 없어
하루 평균 11,000톤 물 사용에 아연 제품 출고량 750톤/일
인구 3만8천 태백시, 장성광업소 폐쇄 시 소멸도시 전락 우려
1,300만 영남민 대표단체 ‘공동대책위원회’는 공장 폐쇄 주장
석포 주민 70~80%는 공장 유지, 20~30%는 공장 폐쇄 의견
당국과 제련소가 대책마련에 미적대는 사이, 죽어가는 낙동강

“아프다 아프다”로 유명한 이타이이타이병(イタイイタイ病, Itai-itai disease)의 원인은 카드뮴(Cd) 중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04년 경남 고성군 삼산면 병산마을에서 카드뮴 중독 의심환자가 집단 발생한 이후, 낙동강 최상류인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세계 3위, 국내 최대의 아연 제련업체인 영풍석포제련소 때문이다. 영풍석포제련소는 강원도 태백시와 경상북도 봉화군의 경계에 위치해 있어, 환경오염과 지역경제를 둘러싸고 지역 간 갈등까지 유발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정확한 실태 파악을 위해 2013년부터 5년간 폐수 무단방류 등 48차례나 환경법을 위반한 영풍석포제련소와 석포면, 그리고 태백시를 다녀왔다.<편집자주>

<목차>
① 영남 젖줄 낙동강 중금속 오염 ‘초비상’
② 낙동강 죽이기, ‘영풍공화국’ 48년의 진실
③ 존속이냐 폐쇄냐...결자해지는 '영풍공화국’ 몫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공장 폐쇄는 말도 안 된다”, “공장 허가를 취소하고 시설을 폐쇄해야 한다”, “아니다, 오히려 공장을 증설해야 한다”, 오염원 다량 배출로 ‘영풍공화국’이라 불리는 석포제련소를 두고 지역과 주민이 갈가리 찢겼다.

오염원인 영풍석포제련소를 기준으로 낙동강 상류지역과 하류지역이 충돌하고 있다. 제련소 유지를 넘어 증설까지 원하는 상류지역 주민들은 생계와 지역발전을 외친다. 공장 폐쇄를 주장하는 하류지역 주민들은 낙동강 수생태계와 사람을 내세운다. 제련소가 자리 잡은 석포면의 주민들도 찬성과 반대로 갈렸다.

석포역과 맞붙어 있는 영풍석포제련소의 아연 원석 보관장. 지난 24일 첫 눈이 내리는 가운데, 동해항으로 수입된 아연 원석이 하역되고 있다. 하역된 원석은 컨베이어를 타고 곧바로 제1공장으로 운반된다.(2018.11.24) ⓒ스트레이트뉴스
석포역과 맞붙어 있는 영풍석포제련소의 아연 원석 보관장. 지난 24일 첫 눈이 내리는 가운데, 동해항으로 수입된 아연 원석이 하역되고 있다. 하역된 원석은 컨베이어를 타고 곧바로 제1공장으로 운반된다.(2018.11.24) ⓒ스트레이트뉴스

영풍석포제련소, “사과는 하지만, 공장 폐쇄는 안 될 말”

“영풍은 양치기 소년이다. 지난 5년 동안 48차례나 환경을 오염시킨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이 지난 10월 25일 열린 환경부 본부 국정감사에서 영풍그룹 이강인 대표이사의 “관리 부실로 인해 사고가 발생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는 발언에 쏘아붙인 말이다. 강 의원은 “지역 주민이 입은 피해는 영풍이 책임져야 한다”며 공장 폐쇄를 거론했다.

◆환경오염 주범, 영풍의 어처구니 발뺌

제련소 측은 그동안 언론 인터뷰에서 조업정지 또는 공장 폐쇄가 이행될 경우 제련소 직원과 협력업체, 주민들, 그리고 환경이 입을 피해를 강조해왔다.

“일시적인 설비 고장으로 일부 미생물이 강으로 흘러든 사고가 있었지만, 조업을 정지하면 지역 아파트 350가구와 목욕탕 2곳이 제련소의 열에너지 난방을 받을 수 없다.”

“제련소 직원과 협력업체, 지역 주민들과 기간산업 고객업체에 막대한 악영향이 우려된다.”

“공장 가동이 멈추면 매출보다 환경오염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 공장이 멈추면 정화장치도 멈추는데, 이때 어떤 문제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영풍석포제련소에서 열린 ‘언론인 및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무방류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는 ㈜영풍그룹 이강인 대표이사(2018.07.26)(자료:newsis)
영풍석포제련소에서 열린 ‘언론인 및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무방류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는 ㈜영풍그룹 이강인 대표이사(2018.07.26)(자료:newsis)

모두 진정한 사과와 재발방지대책보다는 현실 회피에 방점이 찍힌 해명들이다. “난방을 받을 수 없다”, “막대한 악영향이 우려된다”, “환경오염에 대한 걱정이 더 크다”는 말에서는 협박의 느낌까지 강하게 감지된다.

일시적인 설비 고장이었을 뿐, 공장이 멈추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테니 크게 개의치 말라는 소리다. 적반하장이다.

특히 지역아파트 350가구가 제련소의 열에너지 난방을 받을 수 없다는 해명은 어처구니가 없다. 제련소 직원아파트(영풍석포사원주택아파트)에 직원 및 협력업체 직원 500여 명이 상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목욕탕도 제련소가 주민복지를 위해 무료로 운영하는 곳이다.

맞는 말도 있다. 제련소가 생산한 아연 제품의 주력 바이어는 현대제철, 풍산, 동국제강, 세아제강 등 국내 굴지의 철강업체들이다. 제련소가 멈추면 일정 부분 영향이 불가피하다. 그러나 ‘막대한 악영향’까지는 아니다. 철강업체들이 수입에 나설 것이기 때문이다.

수달도 살고, 대기오염 관리도 잘해?

제련소 관리부서에서 근무하는 관계자(익명을 요구한 신모씨)를 만났다.

_제련소에서 근무하는 직원 수는? 태백시에서 오는 직원의 비율이 많다고 들었다.

“계절별, 시간대별로 다르지만, 대충 1,000명에서 1,200명 정도가 1, 2, 3공장에서 근무하고 있다. 우리 제련소는 행정구역 상 경북 봉화군이지만, 실제 생활권은 태백시라서 태백에서 매일 800여 명이 출퇴근하고 있다. 태백에서 버스로 15분이면 도착한다. 저기 뒤편에 직원아파트가 있는데, 대구나 김천, 안동 등지에서 온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 500명 정도가 상주하고 있다.”

_아연 제품 하루 생산량은 얼마나 되나?

“생산제품이 다양해서 제품별로 따지기는 어렵지만, 출고되는 완제품 기준으로는 매일 25톤 트럭 30대 분량 정도다.”

영풍석포제련소 아연 원석 보관장에서 바라본 화학물질 운반열차(2018.11.24) ⓒ스트레이트뉴스
영풍석포제련소 아연 원석 보관장에서 바라본 화학물질 운반열차(2018.11.24) ⓒ스트레이트뉴스

_일일 750톤이다. 재고 빼고 매일 750톤만 생산한다 쳐도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하다. 공장 앞 낙동강 수질은 어떤가?

“수달이 산다. 지난주에도 봤고, 지지난주에도 봤다. 저기가 제2공장이고 이쪽이 제3공장인데, 2공장 다리 밑에 수달 2마리가 왔다 갔다 한다. 자주 눈에 띈다. 1급수에만 사는 수달이 있다는 건 고기가 산다는 증거 아니겠나?”

_방금 말한 지점은 폐수 최종 방류구 위쪽이라서 수달이 있다 해도 하류 쪽 수달이 아니라 상류에서 내려온 수달로 보인다.

“......”

_5년 동안 수질, 토양, 대기 관련 환경법규를 무려 48차례나 위반했다. 하류인 안동댐에서는 매년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고, 새들도 그 고기를 먹고 죽어간다. 안동댐 밑 40km까지 조개가 몰살했다는 보고도 있다. 회사의 입장은?

“가까운 곳에 이미 폐광이 있고, 침출수가 나오고 있다. 70년대에 무슨 환경법이 있었겠나. 그 이후에 법이 계속 바뀌면서 환경 관련 시설도 지속적으로 추가해왔다. 지금도 그 과정이다. 개선해가는 과정으로 봐 달라.”

_환경부(환경공단) 합동조사나 환경단체들이 실시한 조사에서 지역 주민들의 체내에 카드뮴 같은 중금속이 상당량 농축된 것으로 밝혀졌다.

“당연하다. 지금은 다들 연세가 있으시지만, 이 지역 주민들은 48년 동안, 아니 어쩌면 더 오랫동안 어떤 방식으로든 제련소와 연관된 일을 하신 분들이다. 카드뮴 등이 인체에 쌓인 건 그 때문이다. 지금은 외부에서 젊은 층이 많이 유입됐다.”

아황산가스 포함 수증기로 인해 황폐화된 제련소 인근 숲(2017.10.24)(자료:정의당 이정미 의원실/환경연합/녹색연합) ⓒ스트레이트뉴스
아황산가스 포함 수증기로 인해 황폐화된 제련소 인근 숲(2017.10.24)(자료:정의당 이정미 의원실/환경연합/녹색연합) ⓒ스트레이트뉴스

_올해 2월에 폐수가 무단 방류됐고, 파이프 세척한 폐수 0.5톤을 공장 내부 토양에 무단 투기한 사실도 밝혀졌지만, 재발방지대책에 대한 언급은 별로 없다.

“사고 후에 해당 설비와 안전장치를 즉시 보강했고, 무방류공정 설비도 발주했다. 걱정할 필요 없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현장 내에 비산먼지만 발생해도 직원 노조가 가만히 있지 않는다. 시대가 달라졌다. 대기오염과 관련해서, 분천역에 TMS(대기자동측정망)가 설치돼 있고, 우리 공장 최종 방류구에도 TMS와 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_TMS(대기자동측정망) 얘기 잘했다. 지난 10월 공장을 언론에 개방했을 때, 공장 내에 TMS가 3대뿐이었다. 여기는 제1종 특정대기물질 배출 사업장이고, 공장 전체에 대기배출시설이 60개나 되는데도 설치된 TMS는 3대뿐이다. 오염이 가장 심각한 공정이 TSL공정인데, 거기는 아예 TMS가 없다.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 있나?

“그 부분은...”

태백시와 시민사회, “굶어죽게 생겼는데 환경은 무슨 놈의 환경”

제련소 상류에 위치한 태백시의 시민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볼까? 결론부터 말하면, 대다수 시민들의 관심은 ‘지역 살리기’에 있다. 환경오염에 관한 한 ‘모르쇠’다.

태백 지역 정치인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미 영풍석포제련소의 증설까지 요구한 바 있다. 석포면보다 훨씬 더 상류에 위치한 태백동점산업단지에 영풍이 귀금속산업단지 건설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던 것.

'일자리 절실' 태백 주민은 존속에 무게

태백동점산업단지는 태백시가 제조업 활성화 차원에서 영풍의 입주를 염두에 두고 전략적으로 개발한 산업단지인데,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에 부딪쳐 영풍의 입주는 무산된 상태다.

낙동강 발원지인 황지연못은 태백시 중심부에 위치해 있다. 태백시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이처럼 환경보전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보를 보이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오는 2020년 폐쇄 예정인 장성광업소(2018.11.24) ⓒ스트레이트뉴스
오는 2020년 폐쇄 예정인 장성광업소(2018.11.24) ⓒ스트레이트뉴스

석탄산업이 성장기를 구가하던 시절, 태백시 인구는 12만 명을 훌쩍 넘었다. 그러나 에너지산업이 변화함에 따라 100여 개 광산이 줄줄이 폐업 또는 도산하면서 2018년 현재 인구는 38,000명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인구 비율로 보면 ‘소멸도시’ 윗 단계인 ‘축소도시’ 규모다.

여기에 2020년이면 하도급 포함 1,117 명(2015년 기준)이 근무하는 장성광업소마저 폐쇄될 예정이라 사실상 ‘제조업 공동화’가 현실로 다가와 있다. 1,117명이면 4인 가족 기준, 태백시 인구의 12%에 육박한다. 아무런 대책이 없을 경우, 2020년 태백시 인구는 소멸도시 수준인 33,500명까지 줄어들 수 있다.

태백시는 올해 정부로부터 받은 2,200억 원의 도시재생 예산으로 관광 등 녹색성장산업을 통해 지역 경기를 회복하고 인구를 늘리려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태백 황지연못에서 시민들을 대상으로 길거리 인터뷰를 실시했다.

“환경? 굶어죽게 생겼는데 환경은 무슨 놈의 환경이야!” -노영준(52,제빵업)-

“좋습니다. 다 좋은데 태백도 살아야 할 거 아닙니까?” -윤한식(44,육류도매업)-

“여기가 중심가인데요, 8시, 9시 되면 사람이 없어요. 택시만 10초, 20초 간격으로 막 다녀요. 경기 완전 엉망이거든요.” -조연희(24,요식업)-

저녁 9시 인적 끊긴 태백시 황지연못 앞 도로(2018.11.23) ⓒ스트레이트뉴스
저녁 9시 인적 끊긴 태백시 황지연못 앞 도로(2018.11.23) ⓒ스트레이트뉴스
저녁 10시 태백의 중심지인 번영로 풍경(2018.11.23) ⓒ스트레이트뉴스
저녁 10시 태백의 중심지 번영로 풍경(2018.11.23) ⓒ스트레이트뉴스

인터뷰에 응한 열 명의 시민 모두로부터 태백시 지역 불경기의 엄중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1,300만 영남권, “공장 폐쇄가 답”

환경운동연합과 전국의 환경 분야 시민단체 연대체인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피해 공동대책위원회’는 1,300만 영남권 주민들의 우려를 대변한다. 이들은 지난 3월 결성된 이후 줄곧 제련소 폐쇄를 주장해왔다.

지난 24일, 제2공장 앞에서 안동환경연합 김수동 의장과 봉화군 대책위원회 신기선 위원장을 만났다.

“여기 공장 앞 물이 맑고 깨끗해 보이죠? 하지만 생물이 살 수 없는 물입니다. 공장 주변 숲도 보세요. 나무들이 벌겋게 타서 죽어 있죠? 이걸 그대로 방치한다면 시간이 갈수록 세금이 투입될 수밖에 없습니다.” -신기선 위원장-

“여기는 낙동강 최상류입니다. 여기서부터 카드뮴, 비소, 아연 같은 중금속에 오염된 물이 안동호의 생태계를 초토화시킵니다. 그런데도 제련소는 수질 개선, 대기질 개선에 대한 의지가 없습니다. 공장 폐쇄 외에는 답이 없습니다.” -김수동 의장-

영풍석포제련소 제2공장 앞에서 공장 폐쇄를 주장하며 시위 중인 환경연합 회원들. 뒤쪽으로 영풍석포사원주택아파트가 보인다.(2018.11.24) ⓒ스트레이트뉴스
영풍석포제련소 제2공장 앞에서 공장 폐쇄를 주장하며 시위 중인 환경연합 회원들. 뒤쪽으로 영풍석포사원주택아파트가 보인다.(2018.11.24) ⓒ스트레이트뉴스

석포면 주민, “공장 유지 70~80%, 폐쇄 20~30%”

석포면 현안대책위 관계자와 석포파출소 직원에 따르면, 1,045세대 2,182명이 거주하는 석포면의 주민들도 공장 폐쇄를 두고 대립하고 있다. 인터뷰마다 수치가 달라졌지만, 대략 공장 유지를 원하는 주민은 70~80%, 공장 폐쇄를 원하는 주민은 20~30%로 추정된다.

“여기 공기 깨끗해요. 지난 2월에 사고 난 거 있지만, 아래쪽에는 고기가 살아 다녀요. 환경단체가 영남 사람들 끌어들여서 자꾸 그러는데, 막말로 공장 중단해 봐, 어쩔 거야. 살아날 구석은 만들어주고 해야지...” -장00(58,건설업)-

“환경단체들이 공장 폐쇄하라고 무차별적으로 주장해서 석포면 현안대책위원회가 꾸려졌습니다. 우리 생존권이 위협받고 있잖아요. 지난달에는 세종정부청사 앞에 가서 집회도 가졌고요. 공장 멈추면 안 됩니다. 주민들 다 죽으라는 겁니까?” -이00(48,가구도매업)-

“아이구, 죽을 지경이야. 이제 살면 얼마나 산다고 지금까지 저 더러운 연기를 마셨는데, 죽을 때까지 저놈의 연기를 또 마셔야 돼?” -이00(88)-

영풍석포제련소의 조업정지나 공장 폐쇄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제련소 앞 도로를 따라 연속적으로 부착해놓은 플래카드(2018.1.24) ⓒ스트레이트뉴스
영풍석포제련소의 조업정지나 공장 폐쇄를 반대하는 주민들이 제련소 앞 도로를 따라 연속적으로 부착해놓은 플래카드(2018.1.24) ⓒ스트레이트뉴스
석포면 일대에는 환경단체를 성토하는 플래카드와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플래카드가 뒤섞여 있다.(2018.11.24) ⓒ스트레이트뉴스
석포면 일대에는 환경단체를 성토하는 플래카드와 환경보호를 주장하는 플래카드가 뒤섞여 있다.(2018.11.24) ⓒ스트레이트뉴스

영풍석포제련소는 카드뮴, 비소, 아연, 크롬 등 수생태계와 인간에 치명적인 중금속 폐수를 배출해 낙동강 수질과 주변의 대기 및 토양을 오염시키는 오염원일 뿐 아니라, 상류의 태백시와 하류의 영남권, 봉화군 내 석포면과 여타 봉화군, 그리고 석포면 내 주민들까지 갈가리 찢어놓은 지역충돌의 진앙이다.

최근 5년간 환경 관련 법규 위반이 48차례다. 이 정도면 법규 준수에 대한 의지가 의심스럽다. 오염 단속 권한도 따로따로다. 수질은 경상북도가, 화학물질은 대구지방환경청이, 토양은 봉화군이 단속한다. 70, 80년대에 환경 관련 법규가 미비했다면, 지금은 당국과 제련소의 미비한 의지가 문제다.

환경부와 환경청, 봉화군, 그리고 제련소가 미적대는 사이, 오염된 낙동강에서는 물고기와 조류, 조개가 죽어가고 있다. 수증기에 포함된 아황산가스는 지금도 주변 숲을 벌겋게 태우며 주민들의 폐부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특히 석포제련소는 1,300만 영남인의 상수원인 낙동강의 상류에 자리하고 있어 지역과 주민의 반목과 갈등이 영남 전체로 확산 중이다. 낙동강 유역에서 갈가리 찢겨진 민심은 미봉책으로 해결될 사안이 절대 아니다. 그 해결의 중심은 결국 영풍공화국과 정부다.

한편, KBS 1TV는 30일(오늘) 밤 10시50분, 추적60분 <낙동강 미스터리 48년 영풍공화국의 진실> 편에서 영풍석포제련소의 환경오염 문제를 다룰 예정이다.
bizlink@straigh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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