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지난달 26일 정부서울청사 앞 농성장에서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 환영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가 지난달 26일 정부서울청사 앞 농성장에서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방안 환영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스트레이트뉴스 김현진기자] 카드업계가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안에 대해 '재벌봐주기 정책'이라는 비판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번 금융위 수수료 개편안에 따르면, 카드수수료율 우대구간이 기존 5억원 이하에서 30억원 이하로 확대됐다. 해당 구간 수수료율을 신용카드 기준 0.41%포인트에서 최고 0.65%포인트까지 내렸다. 연매출 500억원 이하 일반가맹점 평균 수수료율도 2% 이내로 낮춘다.

카드사는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안이 실현되면 약 1조4000억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업계는 마케팅비용을 줄여 이를 감내하라고 하지만 사실상 국민이 누리는 카드혜택이 줄어들게 된다며, 이는 소비시장을 위축시켜 가맹점의 매출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카드스는 특히 연매출 500억원 이하 가맹점의 수수료율까지 인하한 것에 대해 '재벌봐주기 정책'이라고 지적한다. 오히려 평균 수수료율보다 낮게 책정된 연매출 500억원이 넘는 초대형 가맹점에 대한 수수료율을 올려 현실화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카드업계가 당국의 수수료 인하 방침을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실질적 해법을 찾자는 주장이다. 그 해법으로 '차등수수료제'를 들 수 있다. 

카드업계는 그동안 차등수수료제를 주장해왔다. 수수료를 일괄적으로 인하하는 것이 아닌 가맹점을 영세, 중소, 대형으로 구분해 차등적으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차등수수료제는 영세 가맹점 수수료는 대폭 낮추고 대형은 높이는 식이다.

카드산업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공동 투쟁본부는 지난 4일 서울정부청사 금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재벌봐주기 정책을 중단하고 차등수수료를 현실적으로 적용하라"고 주장했다.

카드노조는 "전체 평균 가맹점 수수료율에 비해 재벌 가맹점은 훨씬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지만 영세상인 지원을 위해 정부가 수수료를 인하할 때마다 시류에 편승해 혜택을 받아왔다"면서 "금융당국이 소상공인 요구에 응답하려다 엉뚱하게 재벌이익을 극대화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지난해 6월부터 지금까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 정무위원회 간사, 노동위원회 위원장과 면담을 진행했다. 금융위원회를 네차례 방문해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

노조는 이번 카드수수료 인하로 어려움을 겪게 될 카드사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부수 업무 확대 개선안을 마련하는 한편, 재벌 가맹점 수수료가 현실화할 때까지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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