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식 코레일 사장
오영식 코레일 사장

오영식 코레일 사장이 결국 잇따른 열차사고에 대한 책임을 떠안고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11일 코레일은 오 사장이 이날 강릉선 KTX를 비롯해 최근 잇단 열차사고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사장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지난 2월 취임해 코레일을 이끈지 10개월 만이다. 

오 사장은 이날 "지난 2월 취임사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것이 코레일의 사명이자 존재 이유라며 안전한 철도를 강조해왔으나 최근 연이은 사고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사죄의 뜻과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든 책임은 사장인 저에게 있으니 열차 운행을 위해 불철주야 땀흘리고 있는 코레일 2만7000여 가족에 대한 믿음과 신뢰는 변치 말아주실 것을 국민 여러분께 부탁드린다"면서 "이번 사고가 우리 철도가 처한 본질적인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오 사장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그동안 공기업 선진화라는 미명 아래 추진된 대규모 인력 감축과 과도한 경영합리화와 민영화, 상하분리 등 우리 철도가 처한 모든 문제가 그동안 방치된 것이 이번 사고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본다"며 "철도 공공성을 확보해서 우리 사회가 더 안전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사고에 대한 책임을 안고 사장직에서 물러나지만 사고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전 정권에서 추진된 철도민영화 시도, 성과연봉제 강행 등에 따른 인력감축 등이 구조적 문제로 작용해 열차사고를 초래했다고 분석했다. 

오 사장은 홍순만 전 사장의 퇴임으로 7개월여간 공석이던 코레일 사장으로 지난 2월 6일 취임했다. 임명 때 오영식 사장은 과거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과 16~17대,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중진급 정치인으로 큰 관심과 관심을 받았다.

취임 직후 2018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 개최를 위한 철도수송체계 확립과 설연휴 특별수송 등 당장 급한 업무을 비롯해 해고자 복직 문제, 노사간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당면과제를 안고 있었고 수서발고속철도인 SR과의 통폐합 등 대내외적으로 산적한 숙제를 떠안았다.

취임뒤 성공적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수송업무를 마치고 이후 해고자 복직, 철도승무원 부채 해결 및 자회사 채용 등 노사유화정책을 펼쳐 모처럼 노사간 훈풍이 돌았다.

아울러 한국철도시설공단과도 철도발전협력회의를 꾸려 철도산업 발전을 위해 힘쓰기도 했다. 특히 중진급 정치인으로 정부와 국회에서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어 코레일의 위상을 높이는 작업을 하는 한편 취임일성으로 약속한 철도공공성 확보를 위한 SR과의 통합문제에 속도를 내기도 했다. 

그러나 잇따른 철도사고가 결정타로 작용하면서 결국 취임 10개월 만에 사장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 8일 오전에 발생한 KTX 강릉선 탈선사고가 치명타가 됐다. 크고작은 사고가 잇따라 한달새 10건에 이르는 열차사고가 발생했으나 정치인 출신 인사가 수장직을 내려놓는 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탈선 사고는 대규모 인명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초유의 열차사고로 결국 오 사장을 중도 낙마시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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