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KT아현지사에서 황창규 회장이 전날 발생한 화재 사고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KT아현지사에서 황창규 회장이 전날 발생한 화재 사고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지난달 25일 서울 마포구 KT 아현지사에서 황창규 회장이 전날 발생한 화재 사고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지난달 KT 아현지사 화재로 서울과 경기 일부지역에 카드와 통신대란이 발생한 것과 관련, KT가 불편을 겪은 소비자와 자영업자에게 일부 지원키로 했지만 실제로 보험처리가 어렵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KT도 이를 보험이 아닌 자사 내부에서 해결할 방침이라고 밝힌 만큼 보험처리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위치한 KT 아현지사는 재산종합보험에 가입, 지난달 24일 발생한 화재에 대한 손해는 보험처리 할 수 있다. 이 보험은 DB손해보험(25%)을 간사로 삼성화재(20%)와 현대해상(19%), 메리츠화재(11%), 한화손해보험,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MG손해보험 총 8개사가 공동인수했다. 보장한도는 건물 69억원, 장비 5000만원, 배상책임 100억원 등이다.

통상 기업들은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재산종합보험에 가입한다. 이 보험은 화재나 폭발사고 등으로 인한 직접적인 재산손해, 기업이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발생하는 휴업손실 등을 포괄적으로 보장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아직 검토 중인 사건이지만 업계에서는 인명이나 물적피해가 크지 않았던 만큼 피해복구는 보험 배상범위 내에서 무리없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간접배상이라는 점이다. 이번 사고는 화재로 인한 직접적인 인명이나 재산피해보다 이로 인한 소비자와 자영업자들이 겪은 간접피해가 컸다. 화재 발생 이후 KT 아현지사에서 관할하는 서울 중구와 용산구, 서대문구, 마포구, 은평구, 경기 고양시 등에서 KT의 전화와 휴대폰, 인터넷, TV서비스에 가입한 고객들이 불편을 겪는 상황이 벌어졌다.

KT망을 기반으로 카드결제 시스템을 갖춘 자영업자가 영업에 큰 타격을 입었다. 카드손님을 받지 못해 이전보다 매출이 줄어서다. 특히 화재 발생일이 주말인데다 카드를 주로 이용하는 젊은 고객이 몰리는 홍대와 신촌 일대도 포함돼 자영업자의 손실이 컸다는 지적이다. 이들 피해가 보험처리가 되는지 여부는 개별 보험건마다 확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참여연대의 KT 아현지사 화재 관련 통신공공성 확대 및 추가피해 보상 촉구 기자회견 모습.
참여연대의 KT 아현지사 화재 관련 통신공공성 확대 및 추가피해 보상 촉구 기자회견 모습.

그러나 이번 KT화재로 인한 자영업자 등의 피해는 보험처리되지 않을 전망이다. 자영업자들이 이번 사고로 실제 영업손실을 입은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그것이 이번 사고와 직접적으로 연관됐는지 여부를 측정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아 보험으로 배상해주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KT가 고객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자영업자 등에 대한 보험 배상문제는 크게 불거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보험전문가들은 이번 기회를 통해 기업들의 리스크 관리를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KT의 경우 이번 아현지사 사고 피해를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의 경우 사고로 치명타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리스크 대비에 소극적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기업의 손해보험료 지출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현재 국내 기업이 리스크관리를 위해 지출한 손해보험료는 6조8149억원이다. 이는 매출액 대비 0.17%다. 미국 기업의 매출액 대비 손해보험료 지출 비율이 1.0%라는 것을 감안하면 낮은 규모다.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의 리스크관리가 취약하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 한 해 중소기업이 손해보험료에 5조3875억원을 지출한 반면 대기업은 1조4284억원을 지출했다. 또한 대기업보다 중소기업 손해보험료가 더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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