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 이후 급변한 한반도 정세
치열한 신경전에 무기 연기와 취소, 재개 반복한 북미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성과 적지만 향후 기대치 높여
미 중간선거 전후로 다시 교착상태 반복하는 북미관계
미국 내 정치상황 더해져 불투명한 2차 북미회담 전망


다사다난했던 2018년, 한해를 마무리할 시점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보다 나은 내일과 내년을 위해 올해 국내외를 달군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0대 뉴스는 ▲남북정상회담, ▲미중무역전쟁, ▲북미정상회담, ▲6・13지방선거, ▲소득주도성장, ▲미투(Me too), ▲사법농단, ▲9・13부동산대책, ▲방탄소년단, ▲글로벌 자연재해 등이다. 희로애락으로 점철된 올해의 나날은 내일의 대한민국을 더 보람 있고 알차게 하는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이다.<편집자주>

<목차>
① [통일]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평화여 오라
② [국제] 中기술굴기 향배 가를 미중무역전쟁
③ [통일] 트럼프・김정은 세기적 북미정상회담
④ [정치] 정치지형 판도 뒤엎은 6・13지방선거
⑤ [경제] 포용성장 속도 못맞춘 소득주도성장
⑥ [사회] 미투, 남녀 性대결 부른 미완의 혁명
⑦ [사회] 상고법원 사법농단, 양승태 겨눈 칼날
⑧ [경제] 9・13부동산대책에 강남3구 집값 휘청
⑨ [문화] 세계뮤직의 핵폭탄 방탄소년단(BTS)
⑩ [환경] 폭염・산불・지진...자연재해 덮친 세계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독일 브란덴부르크 담벼락이 무너진 이후 지구촌이 이처럼 들썩인 적도 없었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과 소련이 짜놓았던 동북아 질서를 무너뜨리고 한반도 분단의 역사를 통일사로 갈아치울 수 있는 세기적 만남, 북미정상회담이 성사돼서다.

공동합의문에 서명하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2018.06.12)(자료:Reuters) ⓒ스트레이트뉴스DB
공동합의문에 서명하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2018.06.12)(자료:Reuters) ⓒ스트레이트뉴스DB

화성-15형 시험발사 성공 이후 급변한 한반도 정세

“Kim Jong Un of North Korea, who is obviously a madman who doesn't mind starving or killing his people, will be tested like never before!(북한의 김정은은 인민들을 굶기고 죽이는 것에 개의치 않는 미치광이가 분명하다. 전례 없는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다!)”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글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트럼프가) 무지막지한 미치광이 나발을 불어댔다. 겁먹은 개가 더 요란스레 짖어대는 법이다.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고 제 할 소리만 하는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이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이 2018년 신년사를 통해 화해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변하기 시작했다. 3월 5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정원장은 대북특사로 평양을 방문한 직후 미국으로 건너가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할 의사가 있음을 전달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즉석에서 수용의사를 밝혔다. 북미정상회담의 첫 출발점이었다.

4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은 국무장관 내정자 마이크 폼페이오 CIA국장을 평양으로 보냈다. 20일 후, 김정은 위원장은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를 선언했다. 세계는 김 위원장의 선언을 ‘정치적 대사건’, ‘깜짝 발표’ 등으로 표현하며 환영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2018.05.09)(자료:조선중앙TV=UPI) ⓒ스트레이트뉴스DB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북한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2018.05.09)(자료:조선중앙TV=UPI) ⓒ스트레이트뉴스DB

그달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첫 번째 만남을 가졌다. 북미정상회담 개최 후보지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몽골, 싱가포르 등지가 부상한 가운데, 보수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대북 퍼주기’와 같은 부정적인 여론이 조성되기 시작했다. 언론에서는 ‘통일비용’, ‘분단비용’, ‘통일편익’과 같은 용어가 회자됐다.

평양을 두 번째 방문한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에 수감 중이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을 데리고 미국으로 향하고, 5월 16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집에서 남북고위급회담을 개최하기로 하는 등 남북, 북미관계는 순항하는 듯했다.

북한 달래기와 2차 남북정상회담

그러나 북한은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리선권 위원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 남북고위급회담 무기 연기를 알렸다. 표면적인 이유는 ▲한미공군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훈련, ▲“김 위원장은 완전한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는 태영호 전 영국주재 공사의 발언, ▲“생화학무기 등 리비아식 대량살상무기에 대해 대화해야 한다”는 존 볼튼 미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 등이었다.

북한은 특히 “일정에 오른 조미수뇌상봉의 운명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미국에 대한 협박도 잊지 않았다.

논란이 불거지자 태영호 전 영국공사는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직을 사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 모델은 완전 초토화였다. 카다피를 지키자는 합의가 없었다. (중략) (북한과는) 매우 다르다”며 북한 달래기에 나섰다.

북한이 내세운 남북고위급회담 무기 연기의 표면적 이유(태영호 공사, 맥스선더 훈련,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북한이 내세운 남북고위급회담 무기 연기의 표면적 이유(태영호 공사, 맥스선더 훈련,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사태는 봉합 수순으로 흘러가는 듯했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뒤틀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시점에 북미회담을 전격 취소했던 것이다.

이를 두고 전 세계 언론과 국내 정치권이 비난을 쏟아냈다.

“거의 조립된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허물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충동적이고 즉흥적으로 회담을 취소했다.” -워싱턴포스트(WP)-

"지난 6개월 동안 김정은의 한바탕 사기쇼에 대한민국 대통령과 미국 대통령이 놀아났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은 회담을 포기하지 않았다. 5월 26일,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중재를 요청했고, 두 정상은 언론에 알리지 않은 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형식에 구애됨 없는’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2차 남북정상회담 후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단 하루 만에 북미회담 포기 의사를 철회했다.

성과 적지만 향후 기대치 높인 북미정상회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주사파만 행복한 나라를 만들지 않기 위해 자유한국당에 한 표 달라”며 6・13 지방선거 유세를 이어가던 6월 10일, 김정은 위원장이 탑승한 에어 차이나기와 트럼프 대통령이 탑승한 전용기 에어포스원은 약 5시간 차이를 두고 싱가포르 창이공항과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착륙했다. 두 정상은 14분밖에 떨어지지 않은 거리에서 세기의 담판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싱가포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착륙한 에어포스원과 창이공항에 착륙한 에어차이나기(2018.06.10) ⓒ스트레이트뉴스DB
싱가포르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착륙한 에어포스원과 창이공항에 착륙한 에어차이나기(2018.06.10) ⓒ스트레이트뉴스DB

6월 12일, 양 정상은 단독회담과 확대회담, 오찬, 산책에 나섰고, 트럼프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세기의 담판이 종료됐다.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이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선 핵포기, 후 보상’을 주장하던 미국과 ‘단계적・동시적 비핵화’를 주장하던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포괄적 합의・단계적 이행’ 방안을 긴 여정의 출발점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새로운 북미관계 설정 및 양국 평화,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노력, ▲김정은 위원장의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약속, ▲전사자 유해(6,000여 구) 발굴 및 포로 송환 약속,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노력 등이 담긴 공동합의문은 세상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도 없었으며,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철수 문제, 북한 인권 문제는 아예 의제로 채택되지도 않았다.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화려하게 개막한 싱가포르 북미회담은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와 ‘CIVG(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체제 보장)’ 중 ‘CD(완전한 핵 폐기)’와 ‘CG(완전한 체제 보장)’에 대해 인식을 함께하는 정도의 성과만 거뒀지만, 싱가포르 회담이 종착지가 아닌 출발지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귀국하는 에어포스원에서 문 대통령과 약 20분간 통화하면서 “북미 간 합의를 신속히 이행할 것이며, 다음 주부터 폼페이오 국무장관급 인사들이 북미고위회담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미 삼자는 미국 중간선거가 열리는 11월 이전에 굵직한 성과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교착 국면 빠진 북미관계

9월 19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평양 백화원 영빈관 회의장에서 70여 분 간 단독회담을 가진 후 ‘9월평양공동선언’에 서명했다. 이어 두 정상이 임석한 상태에서 송영무 국방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은 ‘군사분야합의서’에 서명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국제사회가 반길 만한 약속도 내놓았다.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영구 폐쇄하고,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을 경우, 플루토늄 재처리시설 및 우라늄 고농축시설이 있는 영변 핵시설을 영구 폐기하는 등 추가 조치를 취해나가기로 했던 것이다.

백악관은 즉시 평양공동선언을 환영하면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카운터파트인 북한 외무성 최선희 부상의 오스트리아 빈(Vienna) 회동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연거푸 친서를 교환한 끝에 “사랑에 빠진” 사이가 됐다.

평양 백화원 영빈관 회담장(왼쪽부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문재인 대통령, 서훈 국정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2018.09.19)(자료:dailymail) ⓒ스트레이트뉴스DB
평양 백화원 영빈관 회담장(왼쪽부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문재인 대통령, 서훈 국정원장, 김여정 제1부부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김영철 통일전선부장)(2018.09.19)(자료:dailymail) ⓒ스트레이트뉴스DB
핵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시설,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이 위치한 영변핵시설(자료:ktla) ⓒ스트레이트뉴스DB
핵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시설,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이 위치한 영변핵시설(자료:ktla) ⓒ스트레이트뉴스DB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목표는 ‘연내 종전선언’이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의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 후 이뤄진 한미정상회담에서 연내 종전선언에 대한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이 프랑스, 이탈리아, 바티칸, 벨기에, 덴마크 등 유럽 5개국을 찾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한 협조를 요청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까지 성사시키는 동안, 북미 간 접촉은 전혀 없었다.

그동안 북미 양측은 치열한 ‘밀당’을 벌였다. 관건은 두 가지, 하나는 북한의 ‘핵시설(미래핵) 영구 폐기’와 미국이 원하는 ‘현재핵 리스트’ 사이의 간격을 얼마나 좁히느냐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누가 먼저 움직이느냐 하는 것이었다. 그 중심에 종전선언이 놓여 있었다.

갈등이 깊어지면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평양방문이 무산됐다. 북한은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를 끌어내기 위해 최선희 외무성 부상을 중국과 러시아에 보냈고,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완성까지 대북제재는 유지돼야 한다”고 수차례 밝혔다.

양측의 간극은 메워지지 않았고, 갈등은 표면화됐다. 북한은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종전선언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영변 핵시설 폐기 약속을 다시 거둬들이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시간은 많다. 급하게 가지는 않겠다”며 압박으로 선회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교착 국면 이어가는 ‘밀당’의 계절

북미 양측의 ‘밀당’이 오고가는 가운데, 10월 7일 작은 성과를 거뒀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4차 방북이 이뤄졌던 것. 폼페이오 장관은 오전 2시간, 점심, 오후 2시간 등 무려 5시간 30여 분 동안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하면서 풍계리 핵실험장이 불가역적으로 해체됐는지 여부를 확인할 ‘사찰단 초대’ 카드를 얻어냈다.

북미 양측은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긍정적인 신호를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가까운 미래에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나기를 고대한다”고 적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도 “(김정은 위원장이) 조만간 2차 조미수뇌회담과 관련한 훌륭한 계획이 마련될 것이라고 확신했다”고 썼다. 문 대통령 역시 국무회의 석상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이 조기에 열릴 수 있는 분위기와 여건이 조성됐다”고 했다.

예정대로라면, 스티븐 비건-최선희 간 실무급 대화에서 사찰단이 꾸려지고, 폼페이오-김영철 간 고위급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관한 세부사항이 조율된 후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었다.

11월 6일(현지시간) 열릴 중간선거(midterm election)를 앞두고 미시건주에서 유세 중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자료:nbcnews) ⓒ스트레이트뉴스DB
11월 6일(현지시간) 열릴 중간선거(midterm election)를 앞두고 미시건주에서 유세 중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자료:nbcnews) ⓒ스트레이트뉴스DB

그러나 예정은 또 한 번 순식간에 뒤틀렸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이었다. 10월 9일, 그는 “북한과 시간싸움(time game)은 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 비핵화에 2년이 걸리든 3년이 걸리든 상관없다”며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을 11월 중간선거 이후로 미뤄버렸다.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는 빡빡한 선거유세 일정이었다.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와 최선희 부상은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는 대신, 각자 모스크바와 유럽 순방길에 올랐다. 덩달아 우리 정부가 그렸던 ‘2차 북미정상회담→남북미 종전선언→연내 김정은 서울 답방’ 시나리오도 날아가 버렸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는 11월 들어서도 풀리지 않았다. 11월 8일 뉴욕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폼페이오-김영철 회담이 불발된 데 이어, 싱가포르에서 문 대통령을 만난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솔직히 우리는 지난 수십 년 간 북한의 약속만 믿고 경제지원이나 제재 해제를 했지만, 이후 약속은 깨졌다”며 북한을 향해 사찰을 허용하고 핵무기 폐기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다그쳤다.

북한도 북한 나름대로 지난해 11월 대륙간탄도미사일인 화성-15형 시험발사 이후 1년 만에 ‘신형 하이테크’ 무기를 시험한 데 이어, 북핵 담당자 명의로 “미국이 이런 식으로 대북제재, 인권 압박을 해오면, 비핵화의 길은 영원히 막힐 것”이라는 담화를 내놨다.

신형 ‘하이테크’ 무기 시험장을 방문해 군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자료:조선중앙통신/CNN) ⓒ스트레이트뉴스DB
신형 ‘하이테크’ 무기 시험장을 방문해 군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자료:조선중앙통신/CNN) ⓒ스트레이트뉴스DB

미 정치상황까지 얽힌 2차 북미정상회담 전망

현재 한미워킹그룹이 설치돼 가동 중이다. 한미워킹그룹의 역할은 남북 및 북미 관계의 속도를 조절하고 대북제재 완화 등 대북문제를 풀어가는 것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의 불씨는 아직 살아 있으며, 내년 초에 개최될 예정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는 1차 회담에서 합의했던 북미관계 개선, 비핵화 달성 등을 위한 ‘액션 플랜’이 나와야 한다. 결국 밀당의 핵심은, 폼페이오 장관이 4차 방북길에 전용기에서 “옵션에 대한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고 있다”고 언급한 것처럼, ‘+α’ 옵션일 수밖에 없다.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약속’에 미국이 원하는 옵션을 더해야 하고, 미국은 ‘종전선언’에 북한이 원하는 옵션을 더해야 한다. 미국이 원하는 옵션은 ‘현재핵 리스트’이고, 북한이 원하는 옵션은 ‘대북제재 (일부)해제’다.

이와 관련,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미국이 북한의 핵 신고 요구를 미루고, 핵시설의 검증된 폐쇄를 받아들이는” 옵션을 제시해 놓은 상태다.

워싱턴 포스트(WP)와 인터뷰 중인 강경화 외교부장관(자료:WP) ⓒ스트레이트뉴스DB
워싱턴 포스트(WP)와 인터뷰 중인 강경화 외교부장관(자료:WP) ⓒ스트레이트뉴스DB

미국이 강 장관의 옵션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 또한 북한이 ‘어느 정도 충족된 핵・미사일 리스트’를 제시하고, 미국이 제재 완화에 나서는 이른바 ‘빅딜’이 성사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러나 시간은 남북한 편이 아닐 수 있다. 미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탄핵안을 발의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방어에 신경을 쓰다 보면, 북미정상회담을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룰 수 있다. 이럴 경우, 전체 프로세스가 지연되다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사례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미 트럼프 대통령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인 ‘세금 탈루’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이밖에 백악관 비화를 담은 밥 우드워드의 신간, 포르노 여배우와의 스캔들, 러시아 스캔들 등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을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는 상당한 소재를 갖고 있다.

미 공화당이 여전히 상원을 장악하고 있어 대외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지만, ‘트럼프 탄핵안’ 등 미국 내 정치상황이 2019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내년 초 개최 예정인 2차 북미정상회담이 종전선언 및 대북제재 (일부)해제로 이어지기를 원하는 남북한으로서는 그리 달갑지 않은 연말이다.
bizlink@straigh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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