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에 눈 폭탄 내리고 북극지방 기온 30℃로 솟구쳐
그리스, 미국 캘리포니아 등지 역대 최악 산불로 고통
일본 모토시라네, 하와이 킬라우에아 거대 용암 뿜어
인도네시아 롬복, 술라웨시 덮친 해저화산 발 쓰나미
열돔(heat dome) 현상 탓에 40℃ 오르내린 한반도


다사다난했던 2018년, 한해를 마무리할 시점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보다 나은 내일과 행복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올해 국내외를 달군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0대 뉴스는 ▲남북정상회담, ▲미중무역전쟁, ▲북미정상회담, ▲6・13지방선거, ▲소득주도성장, ▲미투(Me too), ▲사법농단, ▲9・13부동산대책, ▲방탄소년단, ▲글로벌 자연재해 등이다. 희로애락으로 점철된 올해의 나날은 내일의 대한민국을 더 보람 있고 알차게 하는 잊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원이다.<편집자주>

<목차>
① [통일] 세 차례 남북정상회담...평화여 오라
② [국제] 中기술굴기 향배 가를 미중무역전쟁
③ [통일] 트럼프・김정은 세기적 북미정상회담
④ [사회] 미투, 남녀 性대결 부른 미완의 혁명
⑤ [정치] 정치지형 판도 뒤엎은 6・13지방선거
⑥ [경제] 포용성장 속도 못맞춘 소득주도성장
⑦ [사회] 상고법원 사법농단, 양승태 겨눈 칼날
⑧ [문화] 세계뮤직의 핵폭탄 방탄소년단(BTS)
⑨ [경제] 9・13부동산대책에 강남3구 집값 휘청
⑩ [환경] 폭염・산불・지진...자연재해 덮친 세계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2018년에도 지구촌 곳곳은 기상관측 이래 최악의 집중호우와 홍수, 폭염에 따른 가뭄과 열대야, 더 막강해진 열대성 저기압(태풍, 허리케인 등), 극지방 이상고온 및 강추위, 초대형 산불, 지진과 쓰나미, 화산 폭발 등 어김없이 찾아온 자연재해로 몸살을 앓았다.

폭설에 뒤덮인 요르단 암만. 기상관측 이래 세 번째 내린 폭설에 눈싸움을 즐기는 요르단 사람들(2018.01.31)(자료:Reuters/Telegraph) ⓒ스트레이트뉴스DB
폭설에 뒤덮인 요르단 암만. 기상관측 이래 세 번째 내린 폭설에 눈싸움을 즐기는 요르단 사람들(2018.01.31)(자료:Reuters/Telegraph) ⓒ스트레이트뉴스DB

중동의 요르단 암만에 기상관측 이래 세 번째로 폭설이 내렸고, 사하라 사막 우아르글라(Ouargla) 지역의 기온은 역대 최고인 51.3℃를 기록했다. 오만의 쿠리야트 지역은 한밤 기온이 42.6℃까지 올라 사상 최고 열대야를 기록했다. 스웨덴은 최악의 가뭄에 시달렸고, 북극지방의 기온은 무려 30℃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자연재해는 올해 1월부터 세계를 들쑤셨다. 계속된 겨울비로 프랑스 파리 센강의 수위가 높아지면서 도시 곳곳이 침수된 것을 시작으로, 미국 알래스카주 남부해안에서는 역대 두 번째인 규모 7.9 강진이 발생했고, 일본 도쿄 도심에서 150km 떨어진 군마(群馬)현 모토시라네산(本白根山, 2,171m), 필리핀 알바이주 마욘 화산은 거대한 용암을 뿜어냈다.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용암이 흘러내리는 모습(자료:CNN) ⓒ스트레이트뉴스DB
하와이 킬라우에아 화산에서 용암이 흘러내리는 모습(자료:CNN) ⓒ스트레이트뉴스DB

5월에는 하와이 빅아일랜드 소재 킬라우에아 화산이 폭발해 30여 일 동안 유해가스와 용암을 지상으로 흘려보냈다. 남인도 지역의 8월은 100년 만에 닥친 홍수로 고통 받았고, 일본의 여름은 20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태풍과 강진, 호우(시코쿠 지역 10일 강우량 180cm), 온열질환 등으로 얼룩졌다. 필리핀과 홍콩은 태풍 망콧의 습격으로 130여 명을 잃었다.

그리스에서는 폭염에 의한 산불로 100명 이상이 사망하면서 국가재난사태가 벌어졌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캘리포니아에서는 7월, 8월에 발생한 ‘멘도시노 파이어’, ‘카 파이어’에 이어 11월 ‘캠프 파이어’, ‘울시 파이어’, ‘힐 파이어’ 등 세 건의 대형 산불까지 발생하면서 벤츄라 카운티, 말리부, 뷰트 카운티 등을 초토화시켰다.

미국 로스엔젤레스 벨 에어(Bel Air)의 부유한 교외 지역. 한 주민이 불길 속에서 뛰고 있다. 로스엔젤레스 타임스는 405번 고속도로 북쪽이 폐쇄된 가운데, 수요일(현지시간) 초 불길이 벨 에어 교외 지역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자료:getty image). ⓒ스트레이트뉴스DB
미국 로스엔젤레스 벨 에어(Bel Air)의 부유한 교외 지역. 한 주민이 불길 속에서 뛰고 있다. 로스엔젤레스 타임스는 405번 고속도로 북쪽이 폐쇄된 가운데, 수요일(현지시간) 초 불길이 벨 에어 교외 지역에 도달했다고 보도했다(자료:getty image). ⓒ스트레이트뉴스DB

올해 자연은 특히 인도네시아에 가혹했다. 1월, 북수마트라 시나붕 화산이 규모 5.9 지진을 동반해 폭발하면서 최소 2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부상당했다. 7월에는 롬복섬에서 규모 6.4 지진이 발생해 최소 16명이 사망하고 220여 명이 부상당했다.

그러나 두 번의 지진은 본격적인 재해의 서막에 불과했다. 8월, 롬복 지역에서 다시 규모 6.9의 강진이 발생, 560여 명이 목숨을 잃고 무려 42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달 말, 규모 6.9의 지진이 롬복섬을 다시 찾아 13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롬복 지역을 초토화시킨 지진은 9월에 술라웨시 지역을 찾았다. 규모 7.5의 강진에 이은 최고 높이 6m의 쓰나미(지진해일)가 술라웨시를 덮쳐 3,500여 명이 사망하고 21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당시 지표면이 늪처럼 변하는 ‘지반 액상화 현상’ 탓에 통째로 사라져버린 마을이 많아 정확한 사망자 집계조차 불가능했다. 다시 10월에는 발리지역 북서쪽에서 규모 6.0 지진이 발생해 최소 3명이 사망했다.

인도네시아 술라웨시를 덮친 쓰나미(지진해일)(자료:catchnews) ⓒ스트레이트뉴스DB
인도네시아 술라웨시를 덮친 쓰나미(지진해일)(자료:catchnews) ⓒ스트레이트뉴스DB

롬복 지역 참사 후 4개월, 주택 복구 비율이 고작 3.2%로 지지부진한 가운데, 수십만 명의 이재민들은 여전히 정부나 구호단체에서 제공한 텐트 또는 오두막에서 우기를 보내야 했다. 그런 그들에게 12월 중순경 또 한 번의 쓰나미가 덮쳤다.

수도 자카르타 인근,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에 위치한 순다해협 해저에서 화산이 폭발했고, 해저 산사태 충격으로 최고 높이 3.6m의 쓰나미가 형성돼 해안을 때렸다. 최소 400명이 사망하고 1,000여 명이 부상당한 이 지진으로 인도네시아 전역은 재난발생지역이 됐다.

글로벌 자연재해가 남긴 피해와 관련, 세계 최대 재보험사인 ‘스위스 리’는 올 한해 자연재해와 인재로 발생한 지구촌 손실이 총 1,550억 달러(약 175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100년 간 지구 전체 평균 기온 상승폭(0.6℃)의 두 배가 넘는 상승폭(1.5℃)을 기록 중인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었다.

올 여름에는 짧은 장마로 더위가 예년보다 열흘가량 빨리 찾아온 데다, 티베트 고원에서 넘어온 뜨거운 바람과 제트기류의 하강을 막아선 북태평양 고기압이 달궈진 공기를 지상에 가두는 열돔(heat dome) 현상 탓에 평년보다 4~7℃ 높아 40℃를 오르내리는 폭염에 시달렸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하늘마저 구름 한 점 없이 뻥 뚫려 자외선이 그대로 쏟아져 내렸다.

태풍도 피해를 입혔다. 8월에는 태풍 솔릭이 제주지역에, 10월에는 태풍 콩레이가 한반도 남쪽과 동쪽을 휩쓸고 지나가면서 경북 영덕 지방에 큰 피해를 남겼다.

1979년과 2007년의 그린랜드 빙하 비교 사진 및 지구 평균기온이 2.6℃ 상승해 그린랜드 빙하가 완전히 사라진 광경 상상도 ⓒ스트레이트뉴스DB
1979년과 2007년의 그린랜드 빙하 비교 사진 및 지구 평균기온이 2.6℃ 상승해 그린랜드 빙하가 완전히 사라진 광경 상상도 ⓒ스트레이트뉴스DB

다음은 지난 12월 1일,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정상회의의 세션Ⅱ ‘지속가능개발・기후변화・에너지 선도’ 세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한 발언이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와 자연재해가 일상화되고 있습니다. 세계경제의 성장 이면에 지구온난화와 환경훼손이라는 짙은 그늘이 생겼고, 그것이 인류에게 재난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중략) G20 국가들이 각국의 목표 달성에 앞장서며 리더십을 발휘해 국제사회의 능동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을 기대합니다.”

지구촌 곳곳을 할퀴는 자연재해 중 인위적 원인에 의한 재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의 발언이다. 자연재해 중에는 극지방 이상고온, 해수면 상승, 해수 산성화, 폭염과 한파 등 인간의 활동에 의한 것이 적지 않다. 그중 대표적인 원인이 ‘지구온난화’다.

유빙 증가는 북극곰에게 사냥터 감소를 의미한다(자료:animalia-life club) ⓒ스트레이트뉴스DB
유빙 증가는 북극곰에게 사냥터 감소를 의미한다(자료:animalia-life club) ⓒ스트레이트뉴스DB
파리기후협약 서명 및 비준 현황(자료:UNFCCC, 2017) ⓒ스트레이트뉴스DB
파리기후협약 서명 및 비준 현황(자료:UNFCCC, 2017) ⓒ스트레이트뉴스DB

지구에 사는 생물들과 육지, 바다, 대기, 그리고 지구 자체를 포함하는 ‘가이아’의 자가 치유능력이 날이 갈수록 임계치에 다가서고 있다.

엘니뇨, 태평양 10년 주기 변동(PDO), 제트기류 등 자연적 원인에 의한 재해는 예측시스템을 통한 철저한 대비 외에 뾰족한 해답이 없지만, 온실가스 6종(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과불화탄소, 수소불화탄소, 육불화황)이 일으키는 지구온난화에 의한 재해는 인간의 노력으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

미국을 제외한 국제사회는 공통편익에 기초한 대응 수단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이승을 뒤로 하고 별들의 세계로 돌아간 천체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의 예언대로, 오늘 태어난 아이가 청・장년이 되는 30~50년 후, 인류의 터전인 가이아가 인류라는 이기적인 바이러스에 얼마나 적대적일지 짐작하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bizlink@straigh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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