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홍영표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31일 국회에서 진행된 운영위원회에서 여야는 청와대 특별감찰반(특감반)의 민간인 불법사찰 등 의혹을 두고 격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특히 이날 출석한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민정수석을 두고 한국당 의원들이 거칠게 몰아세우자 더불어민주당이 맞서며 고성이 오갔다.

이날 오전 10시께 개회된 운영위원회는 한국당에서 김태우 전 비서관의 직속 상관인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등 청와대 비서관들의 출석을 요구한 것을 발단으로 50분 가량 회의가 진행되지 못했다. 

정양석 한국당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해 "조국 민정수석과 산하 4개 비서관이 모두 출석할 것으로 예상했고 기대했지만, 조국 민정수석만 혼자 나왔다"며 "이렇게 해서 진실규명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날을 세웠다. 

오히려 김종민 민주당 의원은 한국당의 특감반 진상조사단 전진 배치를 지적했다. 그는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청와대를 공격하는 범죄 혐의자인 김태우 전 수사관이 부하직원이었다. 이런 상태에서는 회피하는 것이 도리에 맞다"고 했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언급하며 조국 민정수석이 출석한 것을 강조하자 정양석 의원이 끼어들며 "점잖게 말하라. 말 바르게 하셔야 한다"고 쏘아붙였고 신 의원도 "욕을 했나. 후안무치하다"고 맞받아쳤다. 

겨우 위원장의 중재로 회의를 이어갔으나 임종석 비서실장이 업무보고에서 "사건의 본질은 비위로 곤경에 처한 범죄혐의자가 자기 생존을 위해 국정을 뒤흔들어보겠다고 벌인 비뚤어진 일탈행위"라고 말하는 등 의혹을 부인하는 발언을 하자 다시 신경전이 재개됐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임 비서실장을 향해 "피의자가 무죄 주장하는 것과 똑같다"며 목소리를 높였고 정양석 의원도 "비서실장이 청와대 대변인인가 뭔가. 품격없는 저런 발언을 하는가"라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조국 민정수석 나오라고 했지 않나" "청와대가 자기 판단도 못하나"라며 임 비서실장을 옹호하며 목소리가 높아졌다. 다음 업무보고 차례이던 조국 민정수석은 발언대에 서서 한동안 입을 떼지 못한 채 이들의 공방을 지켜봐야했다. 

질의 중에도 여야는 격돌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답변 태도를 지적하며 항의하는 동시에 옹호하는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해 날을 세우며 삿대질도 오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질의하던 도중 임종석 비서실장이 답변을 하자 한국당에서 "허락을 받고 이야기하라" "조용히 좀 하라"고 항의했고 민주당은 "(질의가) 너무하지 않냐"고 맞받아쳤다. 

이어지는 나 원내대표 질의에 임 비서실장이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 사태와 관련, "나경원 원내대표께서 민간인 사찰 블랙리스트를 무리하게 말씀하시는 건 지나치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비리혐의자, 범죄혐의자가 아니라 공익제보자냐"라며 의혹을 부인하자 한국당은 임 실장을 몰아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무리하다는 말씀은 하지말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고 정양석 의원도 "의원 질의에 끼어들거나 반박하거나 무리하다고 하고. 한국당 의원들과 싸우자는 건가"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거짓말을 하라는 건가"라며 반박했다.

곽상도 의원이 우윤근 주러시아 대사 관련 첩보 보고서 보고 과정에 대해 질의해 조국 민정수석이 답변하자 한국당에서 "질문을 듣고 답하라"고 따졌고 민주당에서는 "너무 김태우만 편들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며 맞받아치기도 했다. 

한편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청와대 특별감찰반' 의혹으로 소집된 국회 운영위원회와 관련 "우리당은 오늘 운영위를 비방과 정쟁의 문제로 악용하려는 시도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거듭 말하지만 범법자의 농간에 국회가 놀아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태우(전 청와대 감찰반원)라는 파렴치한 범법자의 개인비리 문제로 왜 국회 운영위까지 열어야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그러나 기왕 운영위가 열리게 된 만큼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제대로 밝혀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온갖 거짓말과 허위 폭로로 호도하려 하지만 사건의 실체는 명확하다"며 "김태우라는 범법자가 개인 비리와 범법 행위를 은폐하기 위해 있지도 않은 민간인 사찰과 블랙 리스트를 스스로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은 실체적 진실에 눈을 감은 채 오로지 정쟁을 위한 정치 공세에 집중하고 있다"며고 일갈했다.

그는 "사실로 드러난 게 하나도 없는데 김태우의 거짓말에 근거해서 터무니 없는 정치 공세만을 벌이고 있다"며 전날 한국당이 청와대와 정부 관계자들의 운영위 출석을 요구한 데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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