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 8일 파업 가능성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7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 허인 행장과 박홍배 노조위원장 등 노사는 전날 오후 7시부터 이날 새벽 4시까지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진행했으나 주요 쟁점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에 8일 파업 가능성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날 국민은행 허인 행장과 박홍배 노조위원장 등 노사는 전날 오후 7시부터 이날 새벽 4시까지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진행했으나 주요 쟁점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했다.

[스트레이트뉴스 김세헌기자] KB국민은행 노조가 예정대로 오는 8일 파업 수순에 들어갈 전망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지난해 말부터 파업일 전날까지라도 회사가 교섭에 응한다면 극적합의의 가능성이 열려놨었다. 실제로 노사는 지난해 2월 임금단체협약(임단협)에서도 파업 문턱까지 갔다가 합의한 바 있다. 그렇지만 이번에는 파업까지 치달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시각이 대체적이다.

국민은행 파업 이유는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이 평소 임단협보다 많기 때문이다. 지난 임단협에서는 임금인상률, 임금피크지급률 정도가 도마에 올랐다.

이번에는 ▲성과급 지급 ▲임금피크제 ▲중식시간 1시간 사용 ▲페이밴드 제도 등까지 함께 문제가 됐다. 총파업 찬반투표에서 전체 투표자의 96.01%인 1만1511명이 찬성해 일반적인 찬성률 90% 수준을 훌쩍 넘은 이유도 그만큼 갈등이 첨예하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최대 관심사는 성과급 지급이다. 국민은행 사측은 성과급 지급의 기준을 ROE(자기자본이익률) 10%로 삼자고 주장하고 있다. 신한은행이나 우리은행 등 타 시중은행처럼 ROE에 연동해 100% 충족할 경우 일정 성과급을, 그에 소폭 미달할 경우 좀더 적은 성과급을 주겠다는 것이다.

임금피크제 역시 논란의 중심이다. 국민은행 사측은 임금피크 진입시기 1년 유예를 오는 7월부터 실시하고 팀원급 직군의 임금피크 진입 시기를 만 55세 생일의 다음해 1월 1일에서 생일 다음달 1일로 바꾸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국민은행 노조는 내년 1월 1일부터 1년 유예를 적용해야 한다고 본다. 팀원급의 임금피크 진입시기 기준을 바꿀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1년이 아닌 1~11개월이 유예되므로 산별 합의를 훼손하는 처사라는 주장이다.

산별합의에서 정해진 점심시간 1시간 보장에 대해서도 의견이 다르다. 국민은행 사측은 고객 불편을 고려해 기존처럼 30~40분만 점심시간을 사용하고 나머지는 업무시간 동안 틈틈이 쓰도록 하자는 입장이다. 노조는 기업은행 등처럼 횟수 제한을 두되 1시간을 보장하자는 입장이다. 

이처럼 국민은행 노사의 대립이 심화되는 가운데 한편에서는 노조 요구사항이 지나치다는 목소리도 있다. 평균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하는(지난해 말 기준 9100만원) 은행노조가 사측에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민은행 노조는 7일 파업 전야제를 연 뒤 다음날 하루 동안 파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파업 전날까지라도 사측이 교섭에 응할 경우 파업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지만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민은행 사측은 총파업 예정일 하루 전인 7일 마지막까지 노조와의 협상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파업 돌입시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 비상대책위원회는 파업 예정일인 8일 전영업점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일부 영업점 운영이 어려울 경우에는 지역별 거점점포를 운영하기로 했다. 아울러 인터넷 뱅킹을 비롯해 모바일 앱 등 비대면 채널은 파업과 상관없이 정상적으로 운영된다. 전국 자동화기기(ATM) 역시 이용 가능하다.

교섭이 끝내 불발된다면 19년 만의 파업이다. 국민은행은 2000년 12월 주택은행과의 합병에 반대하며 약 일주일 동안 파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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