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름버그 “애플, 타 사와 협력 매우 이례적”
[스트레이트뉴스=윤대우 기자] 수년간 특허 문제로 소송전을 벌여 ‘앙숙관계’ 였던 삼성전자와 애플이 서로 손을 맞잡았다. 가장 큰 이유는 ‘미-중 무역전쟁’ 때문.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는 국제관계, 아니 글로벌 경제 현실을 여실히 증명해 준 사례가 됐다.
먼저, 손을 내민 쪽은 삼성전자였다.
추종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부사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아리아 호텔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2019’에서 국내 기자들과 만나 “애플과는 스마트폰 사업에서 경쟁 관계에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을 모두 고려해서 사업 제안을 넣었고 애플이 받아들였다”라며 “애플 입장에서는 삼성전자가 한 해 4500만대 TV를 판매하는 것이 강한 이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애플 입장에서는 중국 발 ‘차이나 쇼크’로 아이폰 판매가 곤두박칠 쳤고 유튜브와 넷플렉스 등에게 콘텐츠에서 밀리면서 삼성전자의 제안을 발 빠르게 수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도 삼성과 협력을 인정했다. 에디 큐 애플 인터넷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부문 수장은 "이번 제휴로 애플 아이튠스 콘텐츠를 삼성 스마트TV로 손쉽게 시청할 수 있게 됐다"며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맥 사용자도 좋아하는 콘텐츠를 집안에서 큰화면으로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신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블룸버그는 “과거에는 애플과 삼성이 협력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라며 “애플이 타 사와 협력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아이튠즈는 애플에서 올 상반기 새롭게 출시할 예정인 비디오 콘텐츠 스트리밍 서비스로 영화, TV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앞서 이날 삼성전자는 경쟁사인 애플과 협력해 업계 최초로 자사 스마트 TV에 아이튠즈 무비 & TV쇼(iTunes Movies & TV Shows, 이하 아이튠즈)와 에어플레이2(AirPlay 2)를 동시 탑재한다고 밝혔다.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 사장은 “이제는 벽을 넘어 모든 것이 하나의 제품을 통해 이뤄질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소비자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편리함을 줄 수 있다면 애플과 구글, 아마존 등 어떤 업체하고도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