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스트레이트뉴스 고우현기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미에 이어 미국과 북한이 스웨덴에서 첫 실무회담을 가졌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참여한 이번 실무회담을 통해 그간 교착 상태였던 북미 대화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워싱턴을 찾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직후, 최 부상과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 19일 스웨덴에서 2박3일 합숙 회담을 진행했다.

최 부상과 비건 특별대표는 학홀름순드 컨페렌스 호텔은에서 비핵화 실무협상을 이어갔다. 스웨덴 측에선 마르고트 발스트룀 스웨덴 외무장관과 얀 엘리아손 전 유엔총회 의장이 함께 했으며, 한국 북핵 실무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참여했다.

북미 양측은 실무회담을 통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할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주요 당사자인 비건 특별대표와 최 부상은 21일 협상 종료 후에도 일체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회담에 참여했던 발스트룀 장관은 이후 현지 라디오를 통해 "이슈에 대해 좋은 논의를 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주요 당사자들이 입을 열지 않으면서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량살상무기 조정관 등 전문가들은 북미가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사안을 논의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점쳤다.

현재로선 북미 대화가 그간 갇혀 있던 교착 국면에선 벗어났다는 관측이 보편적이다. 북측은 미국과의 협상 채널을 다원화하는 등 북미 협상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내고 있는 분위기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 재개와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통한 제재 완화가 절실하다.

의회 등 미국 정치권에서는 제2차 정상회담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되고 있다.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은 상징적 의미만으로도 충분했지만, 제2차 정상회담에선 북한 비핵화에 대한 실질적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 부위원장으로부터 김정은 위원장 친서를 전달 받고도 이례적으로 하루 동안 침묵했던 상황도 이런 신중론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 많다.

결과적으로 북미가 교착 국면을 가까스로 벗어나긴 했지만,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명운은 양측이 실무회담에서 어떤 결과를 도출하느냐에 달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실무회담을 지원했던 스웨덴은 이르면 상반기 내 무렵 북핵 문제 논의를 위한 다자회담 개최를 계획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스웨덴에서 다자회담이 현실화된다면 참가국은 남북한과 미국을 비롯해 6자회담 당사국인 중국, 러시아, 일본 등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6자회담 논의는 앞서 세차례 개최됐던 남북 정상회담에서 목표로 제시된 종전 선언과 연결돼 실제 스웨덴 다자회담 성사 여부와 그 성과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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