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대구 엑스코 엑스코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대구 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 대표 후보자인 김진태, 오세훈, 황교안 후보와 손을 잡고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 왼쪽). 같은 날 5·18구속부상자회 대구·경북지부, 대구민중과함께 등 66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대구 북구 산격동 엑스코 앞에서 ‘5·18망언 김순례, 김진태, 이종명 의원 제명, 적폐정당 자유한국당 해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18일 대구 엑스코 엑스코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 대구 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나경원 원내대표가 당 대표 후보자인 김진태, 오세훈, 황교안 후보와 손을 잡고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 왼쪽). 같은 날 5·18구속부상자회 대구·경북지부, 대구민중과함께 등 66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대구 북구 산격동 엑스코 앞에서 ‘5·18망언 김순례, 김진태, 이종명 의원 제명, 적폐정당 자유한국당 해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고우현기자] 자유한국당의 새 당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가 본격적으로 막이 오른 가운데 '5·18 정국' 후폭풍이 전대 효과까지 잠식하는 게 아니냐는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는 야권에서 유력 대권 주자로 불리는 거물급 잠룡들이 당대표 경선에 뛰어들면서 여느 전당대회보다 중량감이 커졌다. 문제는 예기치 못한 '5·18 망언'이 큰 파장을 불러오면서 당 전체가 점점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당 비대위는 5·18 비하 발언으로 윤리위에 회부된 이종명 의원에게 제명을 의결했지만, 당대표·최고위원으로 전당대회에 각각 출마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서는 당헌당규를 명분으로 징계를 보류한 상태다. 

정치권에서는 전대 흥행만을 고려한 꼼수라는 비판이 제기된 데다, 지도부의 늑장 대응도 당 지지율을 끌어내리는 악수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에 당내에서는 5·18 망언에 등을 돌린 국민에게서 전대마저 관심권 밖으로 멀어지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실제로 한국당의 지지율은 '5·18 망언' 사태 이후 하락세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보수의 텃밭'이라 불리는 대구·경북(TK) 지역 유권자와 함께 60대 이상 지지층 이탈도 큰 것으로 나타나 한국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1~15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13명(95% 신뢰수준·표본오차 ±2.0%p·응답률 6.8%)에게 2월 2주차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율은 25.2%다. 세부적으로는 핵심 지지층으로 꼽히는 TK와 부산·울산·경남(PK), 60대 이상, 보수층의 동요가 눈에 띈다.

TK의 경우 지지율이 지난 주 48.5%에서 무려 13.6%p나 하락한 34.9%로 나타났다. PK도 38.6%에서 6.1%p 하락한 32.5%였다. 보수층에서는 지난주 60.1%에서 5.8%p 떨어진 54.3%의 지지율을 보였다.

60대 이상과 20대에서는 8.4%p, 5.8%p 내려갔다. 이 외에 학생·노동직·무직을 비롯해 호남·경인·충청, 30대와 50대, 자영업자·주부, 진보·중도층 등 대부분의 지역과 계층별 지지도에서도 상당 폭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를 방문한 광주 5.18 관련 단체 및 시민단체 대표단 면담에서 5.18단체로부터 5.18 왜곡발언을 한 의원들을 처벌해 달라는 서한을 전달받고 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를 방문한 광주 5.18 관련 단체 및 시민단체 대표단 면담에서 5.18단체로부터 5.18 왜곡발언을 한 의원들을 처벌해 달라는 서한을 전달받고 있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한국당 지지도는 지난 8일 일간 집계에서 28.9%를 기록한 후 11일 26.5%, 12일 24.8%로 하락했다. 이어 13일에는 26%로 잠시 반등했지만 꼼수 징계 논란과 합동연설회가 있었던 14일 25.8%로, 당 대표 후보 첫 토론회가 있었던 15일 24.5%로 다시 하락했다(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리얼미터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5·18 망언 논란이 지지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1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정당 지지율에서 3.7%p면 리얼미터든 갤럽이든 주간 단위로 발표하는 조사 기관에서 굉장히 큰 낙폭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보통은 1~2%p 오르거나 내리는데, 한국당 지지율이 3.7%p면 많이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특히 한국당 지도부가 '5·18 왜곡발언' 3인방에게 징계 등 즉각적인 절차를 밟지 못하는 이유로 극우 세력에 대한 부담과 선거 때가 아니라는 점을 들었다.

그는 "극우 세력들이 워낙 온라인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당사 앞에서 극렬시위를 한다든지 표현 방식이 거칠다. 한국당 지도부 입장에서는 굉장히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또 하나는 선거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부망천' 발언을 기억하겠지만, 총선이나 지방선거가 임박했다면 바로 징계하고 출당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지율 하락에 따른 우려는 한국당 내부에서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5·18 왜곡발언 사태를 비롯해 최근 진행 중인 전당대회 후보자 토론회 양상을 지적하며 우경화에 대한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지역구를 돌아다니니 여기저기서 '도대체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냐'며 안타까워 하는 목소리 일색이었다. 보수의 중심인 한국당의 '급진 우경화'는 보수의 몰락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보수가 집권할 수 없음을, 더 이상 사랑받는 대중정당이 될 수 없음을 의미한다. 당을 다수 국민들로부터 고립시킬 뿐 아니라 차기 총선과 대선의 패배로 가는 지름길이라는 사실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며 "알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결단을 해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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