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탄력근로제 합의했지만...'산 넘어 산'
[뉴스&] 탄력근로제 합의했지만...'산 넘어 산'
  • 고우현 기자 (betterman89@gmail.com)
  • 승인 2019.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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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민주노총 간부들이 ‘탄력근로제 논의 중단’ 촉구 시위를 벌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18일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회의실에서 민주노총 간부들이 ‘탄력근로제 논의 중단’ 촉구 시위를 벌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고우현기자] 사회적 합의기구인 경제사회노동기구(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최장 6개월로 확대하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노사정이 사회적 대화를 통해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임금보전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비롯해 6개월이 적정한 기간인지 등 논란이 될만한 쟁점들을 풀어나갈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다음달 31일 처벌 유예기간(근로시간 단축 계도기간)이 끝나기 전까지 국회가 근로기준법을 개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사는 지난 19일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사노위를 통해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을 6개월로 확대하고 노동자 건강권·임금보전 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탄력근로제는 일이 몰릴 때 더 일하고 일이 없을 때는 덜 일하는 방식으로 일정 기간 안에 주당 평균 법정노동시간을 맞추는 제도를 말한다.

노사정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어떤 업종에 적용할지에 대해선 합의문에 명시하지 않았는데, 이는 업종과 상관없이 탄력근로제 확대가 적용된다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근무 패턴 등을 감안하면 집중근로가 필요한 산업 노동자들의 근무 유연성을 확대해 주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주로 제조업과 건설업 등에서 탄력근로제 수요가 높은 편인데, 납품기일이나 공사기일에 맞춰 근로시간이 늘어나서다.  

아울러 계절성이 있는 산업도 탄력근로제 수요가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여름철 판매가 급증하는 빙과류 제조업이나 휴가철 등에 수요가 몰리는 숙박·서비스업 등이 대표적으로, 창업 초기 자발적 집중근로가 많은 IT·스타트업 등에도 탄력근로제 활용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단 노사가 합의한 6개월 기간을 두고서는 이해관계에 따라 여전히 입장차가 큰 상황인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될 가능성이 다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한국당은 6개월로 충분하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정의당과 일부 노동계 출신 여당 의원들은 6개월 확대에 대해 비판적인 모습이다.

합의안에 포함된 임금 보전 부분도 관심사다. 현재 법정 근로시간은 연장근로를 포함해 주 52시간이다. 일례로 탄력근로제 단위 기간이 6개월이면 3개월 동안은 주 64시간을 근무해도 나머지 3개월은 주 40시간만 일하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3개월 연속 주 64시간 근무를 하는게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럴 경우 1주 법정 노동시간 한도가 늘어 법정 노동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로 인정되는 노동시간이 주는데, 이는 결국 가산 수당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단위기간 내에서 주 평균 노동시간만 지킨다면 노동자의 연장노동수당(통상임금의 150%)을 지급하지 않아도 돼서다.

이철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문제에 대한 제8차 전체회의 논의 결과를 발표하며 머리를 넘기고 있다.
이철수 노동시간제도개선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제사회노동위원회에서 탄력근로제 확대 적용 문제에 대한 제8차 전체회의 논의 결과를 발표하며 머리를 넘기고 있다.

이번 합의안 노동자 임금 감소를 막기 위한 장치를 포함시킨 점도 눈에 띈다. 사용자가 임금저하 방지를 위한 보전수당, 할증 등 임금보전 방안을 마련해 이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신고하도록 했다. 신고하지 않은 경우 과태료를 부과키로 한 것이다. 

노동계를 대변하는 한 축인 민주노총은 임금보전 방안이 분명치 않다는 입장이다. 그렇지만 법안에 임금보전 방안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합의안엔 사용자가 예측하지 못한 천재지변이나 기계고장, 업무량 급증 등 불가피한 사정이 생길 경우 근로자대표와 '협의'만 거치면 주별 근로시간을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어떤 사안을 불가피한 사정이 생긴 경우로 볼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번 합의안에는 노동자의 과로를 방지하고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근로일 간 11시간 연속 휴식시간을 의무화함을 원칙으로 했다. 다만 근로자대표와의 서면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이에 따르도록 했다.

그러나 노동조합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취약한 대다수 미조직 노동자는 사용자의 탄력근로제 악용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이러한 사안들을 감안할 때 현재로서는 노사정이 과로사 방지기준 등의 후속작업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보완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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