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에 포함된 유해성분, 원산지보다 더 위험할 수 있어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의 과다 지방, 쥐 실험에서 드러나
야생 연어 대비 3~7배나 높은 양식 연어의 지방 비율
스웨덴 정부, 발암물질 탓에 바닷장어 사람에 판매 불허
발틱해산 오염된 바닷장어・청어, 사료 성분의 20% 차지

부드럽고 말랑한 촉감으로 혀를 감돌면서 고소하게 감기는 맛, 게다가 저렴한 몸값에 건강식품으로 소문난 연어. 어느새 우리 식탁에 친구로 오른 연어는, 그러나 거대 자본의 가두리 양식장에서 위해성 논란에 휩싸인 사료로 대량 생산된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웰빙’ 먹거리로서의 존재감이 180도 뒤바뀐다. 양식 연어, 특히 노르웨이산 연어가 식탁에 올려서는 안 될 위해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위해성 의혹이 자연산보다 수 배 커진 양식 연어의 몸집만큼이나 세계적으로 부풀려지고 있다. 의혹의 중심에는 살충제와 항산화제 및 독성물질의 검출, 사료 원료의 오염 여부, 생태계 교란 문제 등이 있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우리 식탁에 오르는 먹거리의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를 반영해 오염 논란이 가시지 않는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의 안전성을 집중 조명하는 특집을 마련했다.<편집자주>

<기획 순서>
① ‘독성 논란’ 양식 연어, 끝없는 위해성 증폭
② 중금속・발암물질...양식 연어의 독(毒)한 흑역사
③ 양식 연어 ‘독성’ 살충제 먹고 자란다
④ 노르웨이 국민도 외면한 양식 연어 “발암물질 사료 도마에”
⑤ 양식 연어 환경독소 심각 “임산부・어린이에 악영향”
⑥ 미국 ‘양식연어, 세계 최악 유독 식품’...한국만 “문제없다"

⑦ 연어 양식장, “사료・배설물・살충제에 죽어나가는 자연”
⑧ 노르웨이 연어 두고 장관 연루 의혹 불거진 정치권
⑨ 유전자조작(GM) 연어 식탁 오를 날 머지않아
⑩ 연어 특집 후기, 국내 양식 어류는 안전한가?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눈 덮인 노르웨이 해안의 겨울만큼 깨끗하고 아름다운 경치도 드물 겁니다. 그곳 피오르드 내만에 떠 있는 연어 해상 가두리는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그 경치와 연어 양식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양식되는 연어가 경치를 먹고 사는 건 아니니까요.”

한국수생명연구소(KALI, Korea Aquatic Life Institute) 유진형 박사의 말이다. 노르웨이 연어 해상 가두리가 천혜의 자연에 설치돼 있지만, 연어를 먹이는 사료 성분은 대부분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고, 그 사료에 단백질과 불포화 지방의 산패 및 산패에 이은 자연발화를 막기 위한 합성 항산화제(synthetic antioxidants) 등 화학물질이 첨가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노르웨이 북부 스테이겐(Steigen) 내만에 설치된 연어 해상 가두리(자료:Discover by Tom Yulsman) ⓒ스트레이트뉴스
노르웨이 북부 스테이겐(Steigen) 내만에 설치된 연어 해상 가두리(자료:Discover by Tom Yulsman) ⓒ스트레이트뉴스

국내 유통되는 생연어 중 99% 이상(냉동・냉장 포함 약 70%)을 차지하는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는 안전한 식품일까? 과산화수소와 에마멕틴, 디플루벤주론, 테플루벤주론, 엔도설판 등 살충제의 유해성 논란에 이어 세계적으로 끊임없이 제기되는 양식 연어용 사료의 원료 성분 오염 여부를 들여다본다.

문제는 당신이 먹는 ‘식품’의 ‘식품’

“사람들은 식품의 원산지를 걱정하지만, 관심을 가져야 할 게 또 있습니다. 그것은 당신의 '식품'이 먹는 '식품'입니다. 양식장 위치보다 사료 오염 여부가 수천 배 더 중요할 수 있거든요.”(provided by University of Pittsburgh)

미국 화학 잡지 ‘환경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의 표지를 장식한 피츠버그 스완슨공과대학 카를라(Carla Ng) 시민・환경공학과 조교수의 말이다.(Science Daily, 2018.07.10)

연어가 천혜의 자연에서 양식되는 것과 연어가 먹는 사료는 별개의 문제이다.

노르웨이 베르겐(Bergen)대학교 독성학/생화학연구소의 제롬 러찐(Jerøme Ruzzin) 박사는 실험쥐를 대상으로 양식 연어용 사료의 독성 연구를 실시했다. 한 그룹은 일반 사료를 먹이고, 다른 그룹은 연어용 사료를 먹였다.

관찰 결과, 연어용 사료를 먹인 그룹에서 두 배 이상 많은 지방이 발견됐다. 지방은 독성을 포획해 체내에 저장하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지방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독성을 갖고 있다는 의미이다.

제롬 러찐 박사는 또한 연어용 사료에 다이옥신, 다이옥신-유사 PCBs, 디엘드린, 엘드린과 같은 독성물질이 포함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노르웨이 양식 연어를 좋아했던 노르웨이 사람 제롬 러찐, 그는 이제 자국산 연어를 먹지 않는다.

양식 연어와 야생 연어의 지방 비교(자료:WorldtruthTV/reddit)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양식 연어와 야생 연어의 지방 비교(자료:WorldtruthTV/reddit) ⓒ스트레이트뉴스/디자인:김현숙

“야생 연어의 지방 비율은 5~7%인데,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의 지방 비율은 14.5~34%입니다.” -환경단체 그린 워리어(Green Warriors of Norway)의 쿠르트 오데칼프(Kurt Oddekalv) 회장-

생선뿐 아니라 대부분 육류의 맛은 지방 함량이 결정한다. 노르웨이 연어 양식업자들은 성장을 촉진하고 맛의 비결인 지방 비율을 높이기 위해 지방이 다량 함유된 사료를 공급한다. 사료 성분 중 특히 기름기 많은 바닷장어와 청어의 비율이 최소 20% 이상 차지한다.

그런데 그 바닷장어와 청어가 문제다. ‘갇힌 바다’인 발틱해(Baltic Sea)에서 어획된 것들이 다량 포함돼 있어서다.

발틱해(Baltic Sea)에 숨겨진 진실

스칸디나비아 제국, 특히 북해(North Sea)의 노르웨이를 언급할 때면, 사람들은 빙하와 빙하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피오르드 해안, 그리고 그곳을 가득 채운 ‘청정한 바다’를 떠올린다. 차가운 기후에 대한 선입견은 ‘청정한 바다’에 ‘명경지수’의 이미지를 더한다.

하지만 노르웨이 양식 연어용 사료의 주원료 중 일부인 바닷장어와 청어가 어획되는 발틱해의 현실은 그런 상상을 정면으로 배반한다. 덴마크, 독일,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핀란드, 러시아, 스웨덴 등 9개국에 둘러싸인 ‘갇힌 바다’이기 때문이다.

발틱해(Baltic Sea)는 핀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9개국에 ‘갇혀 있는 바다’다. ⓒ스트레이트뉴스/그래픽:김현숙
발틱해(Baltic Sea)는 핀란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등 9개국에 ‘갇혀 있는 바다’다. ⓒ스트레이트뉴스/그래픽:김현숙

화학공장이 밀집한 스웨덴을 비롯, 발틱해 연안에는 수많은 산업시설이 들어서 있다. 이 시설들이 다이옥신, 다이옥신-유사 PCBs, 브롬화 난연제와 같은 오염물질은 물론, 수은, 카드뮴, 비소 같은 치명적인 독성물질까지 쏟아낸다.

그러나 대서양과 연결되는 해협이 너무 좁아 오염물질이 순환되지 못하고 역내에 쌓인다. 그런 탓에 발틱해는 세계에서 해양오염이 가장 심각한 바다 중 하나로 불린다.

독성 오염물질에 노출된 발틱해산 바닷장어와 청어가 연어용 사료로 쓰인다.

이곳에서 어획된 해산물을 섭취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하다. 발틱해 해안선을 가장 많이 끼고 있는 스웨덴 정부는 발틱해에서 잡힌 청어 등에 대해 판매자가 소비자에게 “많이 먹지 말 것”과 “임산부는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경고를 반드시 하도록 조치하고 있다.

특히 발틱해 장어는 어떤 경우에도 사람에게 절대로 판매할 수 없다. 장어의 지방질에서 발암물질이 다량 검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어를 동물용 사료로 쓰는 것은 금지돼 있지 않다. 이것이 발암물질 투성이인 장어와 청어 등 발틱해산 어류가 연어용 사료공장으로 보내지는 이유다.

발틱해산 오염 장어, 청어 등이 덴마크에 위치한 사료공장 트리플나인(TripleNine)사의 가공 공정을 거치고 있다. 트리플나인사는 양식 연어용 사료와 어유 등을 생산・공급한다.(자료:ScandAsia by Thana Poopat) ⓒ스트레이트뉴스
발틱해산 오염 장어, 청어 등이 덴마크에 위치한 사료공장 트리플나인(TripleNine)사의 가공 공정을 거치고 있다. 트리플나인사는 양식 연어용 사료와 어유 등을 생산・공급한다.(자료:ScandAsia by Thana Poopat) ⓒ스트레이트뉴스

이처럼 기름기 많은 장어와 청어가 사료에 포함된 탓에, 노르웨이 양식 연어는 야생 연어보다 최저 3배에서 최대 7배까지 많은 지방질을 갖게 된다. 지방이 많으니 당연히 알래스카 등지의 자연산 연어에 비해 마블링과 식감이 좋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독소를 포획해 체내에 축적하는 지방의 특성상, 역으로 양식 언어가 야생 연어에 비해 최소 3배에서 최대 7배의 독성물질을 갖고 있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

양식 연어의 과다 지방, 그만큼 독성을 포획해 체내에 저장할 가능성이 높다.

연어 양식업자들은 그처럼 기름기 많고 오염된 사료를 어떤 수거대책도 없이 해상 가두리에 쏟아 부으며 노르웨이의 청정 피오르드를 오염시킨다.

아래 영상은 노르웨이 환경단체 그린 워리어(Green Warriors of Norway)가 “거대 자본의 오염된 사료 과다 사용으로 인해 황폐화된 피오르드 바다를 실제로 보여주겠다”며 스트레이트뉴스에 보내 온 영상이다.

<위 영상은 세계 최대 양식업체인 마린 하베스트(Marine Harvest), 2위 업체 레뢰이 오로라(Lerøy Aurora AS)와 함께 양식업계의 또 다른 거인으로 불리는 케막(Cermaq) 그룹의 양식장 아래 저질 상태를 촬영한 영상이다. 수심 200m 해저에 사료찌꺼기와 배설물이 1~3m 두께로 쌓여 있다.(자료:Norges Miljøvernforbund) ⓒ스트레이트뉴스/자막KSJC>

연어용 사료에는 독성에 오염된 발틱해에서 잡힌 기름기 많은 어류가 다량 포함된다. 사료에 함유된 오염 성분은 연어를 통해 청정 피오르드 바다를 썩히고, 인체에 흡수되며, 특히 임산부를 통해 태아 및 유아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bizlink@straigh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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