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을 5일 앞둔 22일 오후(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 거론되는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 앞에 관계자들이 북미정상회담 안내판을 설치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을 5일 앞둔 22일 오후(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 거론되는 베트남 하노이 JW메리어트 호텔 앞에 관계자들이 북미정상회담 안내판을 설치하고 있다.

[스트레이트뉴스 김현진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에 대한 제제완화에 무게를 둘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의 제재완화 요구를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포함시키기로 했다. 이번 회담에서 최종적인 타결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지만, 여전히 중요한 성과가 나오길 바라고 있는 모습이다.

미국은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다룰 의제들(비건 대표에 따르면 12개 의제) 가운데 북한과 합의될 것으로 확신하는 항목들과 합의 가능성이 있지만 확신할 수 없는 항목들, 합의가 힘들것으로 예상하지만 기대는 버리지 않는 항목들로 구분해 회담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중요 발언을 거듭하는 것은 최종적으로 내줄 것과 받아낼 것들을 상세히 파악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실무협상에 직접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다.

북한도 김정은 위원장이 실무협상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달초 비건 특별대표가 평양에서 김혁철 국무위원회 대미대표와 협상할 때 김 대사에게 수시로 메모가 전달돼 협상이 자주 중단됐다는 일본 아사히 신문 보도가 있었다. 

이러한 상황들을 감안하고 북한과 미국이 제시해온 입장의 변화과정을 추적하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가 합의할 수 있는 상한선과 하한선을 추정할 수 있다. 

현재까지 상황을 보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까지 미국이 북한에 상당히 끌려다니는 분위기다. 그 결과가 비건-폼페이오-트럼프가 잇달아 제재완화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는 대북 제재완화의 범위와 조건이 명시적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진다.  

그동안 보도된 회담 의제들은 크게 세가지로 압축된다. 작년 싱가포르 회담에서 합의한 양국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체제, 한반도 비핵화 등이다. 

여기서 제재 완화는 비핵화의 수준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관계정상화와 평화체제도 비핵화에 따라 진전되는 보상책의 성격도 있다. 이에 핵심은 북한의 비핵화 수준과 제재 완화의 수준이 어떻게 연결돼느냐로 귀결된다. 

실제로 비건 특별대표는 지난달 말 스탠퍼드대 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작년 10월 폼페이오 장관에게 영변 핵시설·동창리 미사일 시설 폐기를 넘어 비핵화를 할 수 있다고 언급했음을 공개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한국이 남북협력이 대북협상의 카드가 될 수 있다고 밝혔음을 전했다. 존 볼튼 미 백악과 안보보좌관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한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하노이 회담 이후에도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결국 미국은 이번 회담에서 제재완화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제재완화에 직접 나서기보다 한국이 나서는 것을 허용하는 방식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비핵화를 최종적으로 달성할 로드맵 작성은 다음 회담으로 넘겨질 전망이다. 이를 위해 영변+α에 대한 김정은의 약속을 명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노이 회담 이후 실무협상을 통해 비핵화 단계와 제재 완화 및 관계정상화, 평화체제 확립의 세부 단계를 매칭하는 로드맵을 작성하고 세번째 북미정상회담에서 이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적 지원,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교환 설치, 평화협정 등 많은 이슈들도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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