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뉴스 고우현기자] 여야간 대치로 국회가 2개월째 공전하면서 민생 법안이 모두 멈춰선 모습이다. 여야 대치가 장기화하면 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탄력근로제 단위시간 확대, 선거제도 개편 등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현안이 산적해 있다. 그렇지만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끝나는 오는 27일 이전 국회 정상화는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초등 1~2학년 방과 후 영어 수업은 올해 재개될 예정이었다. 초등 1~2학년 방과후 영어교육은 '공교육 정상화 촉진 및 선행교육 규제에 관한 특별법(공교육 정상화법)'에 따라 지난해 2월 금지됐으나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다시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공교육 정상화법이 21일 현재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초등 1~2학년은 새학기 방과 후 영어교육을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 법은 작년 12월 이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하고 있다. 여야가 이달 법을 개정하더라도 시행령 개정, 강사 채용 등 물리적 시간을 고려하면 새 학기 수업은 사실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야 대치가 장기화되면 산업 현장 혼란도 불가피하다. 주 52시간 위반 기업에 대한 계도기간(처벌 유예기간)이 다음달 31일 끝나기 때문이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가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에 합의했으나 시행을 위해선 국회에서 근로기준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 

근로기준법은 주 52시간 위반시 고용주를 징역 2년 이하(벌금 2000만원 이하) 형사처벌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대거 범죄자가 양산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가운데), 자유한국당 나경원(왼쪽),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장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가운데), 자유한국당 나경원(왼쪽),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가 의견을 나누고 있다.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가 심의·의결하는데, 최저임금법상 최저임금위는 매년 3월 31일부터 90일간 다음해 최저임금을 심의해 8월 5일 고시해야 한다. 

정부와 정치권이 경제 상황과 기업 능력을 반영할 수 있도록 최저임금위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다음달까지 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현행 결정구조에 의해 다음해 최저임금을 심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여야는 올해 단 한 차례도 본회의를 열지 못한 채 국회 공전 책임 전가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유한국당은 지난달 24일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에 반발해 국회 일정 보이콧에 돌입했다. 한국당은 손혜원 의원 국정조사 수용을 국회 정상화 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조건 없는 국회 정상화'를 요구하며 대치를 지속하고 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바른미래당 등이 중재를 시도했지만 양당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최근 의원총회에서 양당을 '쌈쌍둥이'에 빗대면서 "지금 국회가 두달 가까이 공백 상태다. 이 상태를 만든 양당을 지켜보노라면 과연 정상적 모습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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