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26일 베트남에 도착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일성은 "매우 행복하다"였다.
베트남 현지 언론인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베트남 국경 랑선성 동당역에서 보 반 트엉 베트남 공산당 선전담당 정치국원과 함께 자신을 맞이한 마이 띠엔 중 총리실장관이 "김 위원장의 베트남 방문을 환영한다"고 말하자 이렇게 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우리는 매우 행복하며, 베트남에 매우 감사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후 하노이 시내로 이동, 숙소인 멜리아호텔에선 응우옌 득 쭝 하노이 인민위원장 일행의 영접을 받았다. 이들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고 다시 한 번 낮은 목소리로 "감사합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베트남 방문은 초청을 통한 공식 친선 방문 형식으로 이뤄졌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베트남을 방문한 건 김일성 주석 이후 54년 만으로, 북한 최고지도자가 기차를 통해 중국과 베트남의 국경을 넘은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김 위원장이 베트남 입국 직후 하노이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인근 경제구역인 타이응우옌 및 박닌 지역을 시찰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하노이 시내로 직행, 베트남 입국 2시간30여분 만에 숙소인 멜리아호텔에 입장했다.
김 위원장이 시찰 대신 곧장 숙소로 입장하면서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공식 일정이 시작되기 전까지 공개행보 대신 미국과의 협상 준비에 매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공식 회담 첫날인 27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단독 회담과 만찬을 갖는다.
전날부터 삼엄한 보안을 펼친 멜리아호텔은 김 위원장 입장 이후에도 인근 도로를 통제하는 등 감시 태세를 늦추지 않고 있는 상태다.
호텔은 진입로에서 20~30m 떨어진 도로 지점에 펜스를 설치했으며, 입구를 드나드는 사람들을 상대로 여권과 이메일 예약 내역을 통해 투숙 확인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