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환경청(EPA) 노르웨이산 독성,다른 연어보다 최고 5배
DNA손상 발암물질 '에톡시퀸' 양식연어 kg당 881㎍ 검출
최근 국내 6일간 발생 초미세먼지(150~200㎍/㎥)의 4배 수준
국내 허용치, 개별 규정 없이 항산화제 총합 300mg/kg '두리뭉실'
식약처,1,282회 통관검사 실시했으나 에톡시퀸 검출에 대해선 함구

부드럽고 말랑한 촉감으로 혀를 감돌면서 고소하게 감기는 맛, 게다가 저렴한 몸값에 건강식품으로 소문난 연어. 어느새 우리 식탁에 친구로 오른 연어는, 그러나 거대 자본의 가두리 양식장에서 위해성 논란에 휩싸인 사료로 대량 생산된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웰빙’ 먹거리로서의 존재감이 180도 뒤바뀐다. 양식 연어, 특히 노르웨이산 연어가 식탁에 올려서는 안 될 위해성 논란의 중심에 섰다. 위해성 의혹이 자연산보다 수 배 커진 양식 연어의 몸집만큼이나 세계적으로 부풀려지고 있다. 의혹의 중심에는 살충제와 항산화제 및 독성물질의 검출, 사료 원료의 오염 여부, 생태계 교란 문제 등이 있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우리 식탁에 오르는 먹거리의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를 반영해 오염 논란이 가시지 않는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의 안전성을 집중 조명하는 특집을 마련했다.<편집자주>

<기획 순서>
① ‘독성 논란’ 양식 연어, 끝없는 위해성 증폭
② 중금속・발암물질...양식 연어의 독(毒)한 흑역사
③ 양식 연어 ‘독성’ 살충제 먹고 자란다
④ 노르웨이 국민도 외면한 양식 연어 “발암물질 사료 도마에”
⑤ 양식 연어 환경독소 심각 “임산부・어린이에 악영향”
⑥ 미국 ‘양식연어, 세계 최악 유독 식품’...한국만 “문제없다"
⑦ 연어 양식장, “사료・배설물・살충제에 죽어나가는 자연”
⑧ 노르웨이 연어 두고 장관 연루 의혹 불거진 정치권
⑨ 유전자조작(GM) 연어 식탁 오를 날 머지않아
⑩ 연어 특집 후기, 국내 양식 어류는 안전한가?

[스트레이트뉴스=김태현 선임기자] 중금속 검출 전력, 발암물질 함유 사료, 독성 살충제, 모체 환경독소의 태아 이전 등 각종 논란이 가시지 않는 노르웨이 양식 연어에서 DNA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의심되는 발암 항산화제 ‘에톡시퀸(ethoxyquin)’이 검출됐다.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는 완전식품이다?

사이언스(Science)지에 기고한 한 논문은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이 미주 지역에서 생산되는 양식 연어보다 유럽, 특히 노르웨이에서 생산되는 양식 연어에 더 많이 함유돼 있다”고 보고했다.

노르웨이 국립영양및해산물조사연구소(NIFES, 현재 해양조사연구소의 한 부서)는 이런 논란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다이옥신, 비소, 푸란, 항산화제 등 유해물질 11종에 대한 정보를 홈페이지(www.nifes.no)에 올려놓았다.

해당 페이지는 모든 유해물질에 대해 “허용치를 넘어서는 유해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거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정도로 낮은 수준”이라거나 “양식 연어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물질이 낮은 수준으로 존재하기에 먹어도 안전하다”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완전식품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실제로 미국 소비자를 위해 개설한 홍보 사이트 ‘씨푸드프롬노르웨이(seafoodfromnorway.us)’에는 “최근의 연구 결과는 노르웨이 연어가 완벽하게 안전하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식품임을 보여준다”는 문구까지 명시돼 있다.

식품별 지방 내 다이옥신/다이옥신-유사 PCBs 함량 비교(자료:EU Commission Regulation/NIFES) ⓒ스트레이트뉴스/그래픽:김현숙
식품별 지방 내 다이옥신/다이옥신-유사 PCBs 함량 허용기준 비교(자료:EU Commission Regulation/NIFES) ⓒ스트레이트뉴스/그래픽:김현숙

그러나 유럽연합이 2011년 일상 식품을 대상으로 설정한 '지방 내 다이옥신/다이옥신-유사 PCBs 함량' 허용기준을 비교해 보면, 노르웨이 양식 연어 지방에 허용된 함량이 우유/유제품의 7.5배, 닭고기의 14배, 돼지고기의 32배에 달한다(EU집행규정, 노르웨이 국립영양및해산물조사연구소, 2011). 이 수치를 안전하다 할 수 있을까?

미국환경청(EPA)도 양식 연어를 검사했는데, 이 조사에서도 야생 연어 대비 8배 높은 다이옥신-유사 PCBs가 검출됐다.(다이옥신 및 다이옥신-유사 PCBs 관련 기사 참조)

또한 2015년에는 기준치 대비 4.7배나 높은 발암 항산화제 에톡시퀸이 검출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여러 독성학 연구에서도 다른 식품보다 양식 연어에서 최고 5배 높은 환경독소가 검출돼 세상에서 가장 유독한 식품 중 하나일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Dr. Joseph Mercola, 2018.04.24)

노르웨이 양식 연어는 세상에서 가장 유독한 식품일 수 있다.

그중 특히 연구자들이 노르웨이 양식 연어에 대해 집중적인 의혹을 제기하는 물질은 ‘에톡시퀸’이다.

산화방지제 ‘에톡시퀸(Ethoxyquin)’의 안전성 의혹

세계에서 해양오염이 가장 심각한 바다 중 하나인 발틱해, 그곳에서 어획돼 사료공장으로 보내진 바닷장어와 청어 등 고지방 원료는 가열공정을 통해 단백질과 지방으로 분리된다.

그 후, 분리된 단백질의 변성을 막고 장거리 운송 시 지방의 산패 및 산패에 이은 자연발화를 방지하기 위해 BHA(butylhydroksyanisol), BHT(butylhydroksytoluen)와 같은 합성 항산화제(synthetic antioxidants)가 투입된다. 합성 항산화제는 일종의 방부제다. BHA와 BHT는 대부분 어유, 즉 생선기름에 사용된다.

문제는 DNA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의심되는 발암 항산화제 에톡시퀸이 사료용 어분에 사용된다는 점이다.

“세계적으로, 에톡시퀸은 인간이 먹는 식품의 직접 첨가물로는 승인되지 않는다. 따라서 식품에서 에톡시퀸이 검출되어서는 안 된다.”

사람이 먹는 식품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기준이다. 에톡시퀸은 세계 최대 곡물・농약회사인 몬산토가 1950년대에 독성검사도 없이 살충제로 개발했으며, DNA를 손상시키는 것으로 의심되는 발암물질이다. 주로 살충제 및 고무공장용 안정제로 쓰인다. 당연히 야생 연어에서는 극미량조차 검출되지 않는다.

그러나 노르웨이는 유럽연합 회원국이 아니라서 에톡시퀸을 사료 1kg당 최대 150mg까지 사용한다. 분명 유럽연합의 기준에 한참 못 미치는 ‘자의적’ 기준이다.

에톡시퀸에 대한 유럽연합의 기준은 0mg/kg, 노르웨이는 150mg/kg

2015년 11월 유럽 전체를 발칵 뒤집어놓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럽연합연구소가 노르웨이 양식 연어용 사료의 안전성을 검사한 결과, 유럽연합 기준치인 0mg은 차치하고라도, 노르웨이의 기준치인 1kg당 150mg을 무려 4.7배나 넘어서는 700mg의 에톡시퀸이 검출됐던 것이다.

2016년에도 노르웨이 양식 연어가 다른 어류 제품군에 비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주는 검사 결과가 발표됐다.

2016년 12월 초순, 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peace)는 알디 노르드, 알디 수드, 파밀라 등 독일 내 유명 슈퍼마켓과 수산시장 10여 곳에서 수집한 연어, 송어, 도미, 농어 등 38종의 어류 제품에 대해 에톡시퀸 테스트를 실시했다.

조사를 마친 그린피스는 “독일 소매상에서 판매되는 어류 제품들이 '에톡시퀸에 심각하게 오염된’ 사실을 발견했다”면서 “테스트 결과, 대상 제품 38종 모두에서 에톡시퀸이 검출됐는데, 특히 노르웨이산 양식 연어의 에톡시퀸 수준이 kg당 881㎍으로 가장 높았다”고 발표했다.(Greenpeace 2016.12.14)

881㎍/kg이라는 수치가 별것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러나 초미세먼지가 150㎍/㎥ 이상일 때 비상저감조치 중 ‘초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고, 최악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는 최근 6일 동안의 농도가 150~200㎍/㎥ 수준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수치다.

그린피스 소속 환경전문가 틸로 마크(Thilo Maack)가 소매상에서 수집해 온 양식 어류에 대한 에톡시퀸 검사와 관련, 연구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2016.12.14)(자료:Greenpeace by Daniel Müller) ⓒ스트레이트뉴스
그린피스 소속 환경전문가 틸로 마크(Thilo Maack)가 소매상에서 수집해 온 양식 어류에 대한 에톡시퀸 검사와 관련, 연구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2016.12.14)(자료:Greenpeace by Daniel Müller) ⓒ스트레이트뉴스
그린피스 전문가와 연구자가 시판 중인 어류에 대해 에톡시퀸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2016.12.14)(자료:Greenpeace by Daniel Müller) ⓒ스트레이트뉴스
그린피스 전문가와 연구자가 시판 중인 어류에 대해 에톡시퀸 테스트를 실시하고 있다(2016.12.14)(자료:Greenpeace by Daniel Müller) ⓒ스트레이트뉴스

조사 결과가 발표된 이후, 노르웨이 수산 당국은 “에톡시퀸에 대한 유럽식품안전청의 평가는 ...... 데이터 부족으로 결정되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NIFES, <항산화제 에톡시퀸의 안전한 사용 보고서>, 2017.08.14)

그러나 에톡시퀸의 안전성에 대한 국제적 우려가 점증하고 있고, 유럽연합이 이미 “에톡시퀸의 안전성을 평가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보고서(2015.11)까지 발표한 마당이라, 확실한 데이터 구축이 급선무이지만, 연구는 지지부진하다.

특히 노르웨이 국립영양및해산물조사연구소(NIFES)에서 퇴출된 연구자 빅토리아 본(Victoria Bohne)의 케이스는 노르웨이 당국에 의한 ‘체계적인 연구 방해’ 의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주의-에톡시퀸” 그린피스는 어류에 대한 에톡시퀸 조사 결과를 영상으로 제작해 송출했다.(2016.12.14)(자료:Greenpeace/focus online) ⓒ스트레이트뉴스
“주의-에톡시퀸” 그린피스는 어류에 대한 에톡시퀸 조사 결과를 영상으로 제작해 송출했다.(2016.12.14)(자료:Greenpeace/focus online) ⓒ스트레이트뉴스

빅토리아 본 케이스: 제기된 협박 의혹

2015년 발표된 유럽연합연구소 연구 결과에 당황한 노르웨이 정부는 에톡시퀸의 유해성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다. 그러나 당시까지 에톡시퀸의 잠재적 발암 능력에 대한 연구는 ‘Manson et al.(1987)’이 유일했다.

노르웨이 정부는 즉각 국립영양및해산물조사연구소(NIFES)로 하여금 에톡시퀸 독성 연구를 실시하게 했다. 연구팀의 일원으로 연구를 수행한 빅토리아 본 연구원은 다음 결론에 이르렀다.

▶ 야생 어류에서는 에톡시퀸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양식 어류에서는 다량 검출됐다.
▶ 뇌혈관에는 오염물질이나 세균이 뇌로 침투하는 것을 막는 뇌혈액장벽(brain-blood barrier)이 있다. 그런데 에톡시퀸은 이 뇌혈액장벽을 무사통과한다.
▶ 에톡시퀸 대사산물인 에톡시퀸 퀴논 이민(ethoxyquin quinone imine)은 유전 독소일 수 있다.
▶ 사료 제조 과정에 생성되는 불순물 피-페네티딘(p-phenetidine)은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것으로 의심된다.(EFSA/feednavigator.com, 2016.12.20)


빅토리아 본(Victoria Bohne) 연구원이 스위스 식품검사및수의학연구소(Swiss Institute for Food Testing and Veterinary Affairs)에 의뢰해 테스트한 결과. 야생 어류에서는 에톡시퀸이 검출되지 않았지만, 양식 어류에서는 다량의 에톡시퀸이 검출됐다.(‘유기적’은 ‘유기농’이라는 의미이지만, 양식 어류보다 오히려 더 많은 에톡시퀸이 검출됐다)(자료:ORF2 TV/The Project Avalon Forum)

에톡시퀸이 인간의 DNA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였다. 특히 네 번째 결과와 관련, 유럽식품안전청은 이미 “동물과 인간의 유전물질에 돌연변이를 유발할 수 있는 불순물 피-페네티딘이 존재할 수 있다”는 보고서까지 발간한 바 있다.

곧바로 그녀의 연구 결과에 대한 반론과 멸시, 위변조 시도와 사임 압력이 뒤따랐다. 그럼에도 그녀가 굴복하지 않자, 노르웨이 국립영양및해산물조사연구소(NIFES)는 결국 그녀를 해고했다.(노르웨이 매체 morgenbladet)

에톡시퀸, 뇌로 침투할 수 있고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도 있다.

에톡시퀸은 정말로 DNA를 파괴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키는가?

현재 노르웨이 식품안전과학위원회(VKM)는 “주요 대사산물의 독성에 대한 지식은 제한적”이라며 “에톡시퀸이 양식 어류에 낮은 수준으로 존재할 수 있지만, 사료에서 발견되는 에톡시퀸의 양은 인체에 안전하다”고 주장한다.

“에톡시퀸이 양식 어류에 낮은 수준으로 존재할 수 있다”는 주장은 “식품에서 에톡시퀸이 검출되어서는 안 된다”는 유럽연합 기준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또한 국립영양및해산물조사연구소(NIFES, 현 노르웨이 해양조사연구소)는 2015년 이래 “충분히 많은 양이 소비될 경우 모든 것은 독하다”는 진술로 일관하고 있다.

주요 대사산물의 특성에 대한 연구가 절대 부족해 “지식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안전하다”는 주장은 공허한 외면이고, 제로 상태보다 더 높은 안전 수준은 없다는 점에서 “충분히 많은 양”이라는 전제는 기만적 도피이다. 독성이 없는 단 하나의 화학물질조차 다른 물질과 결합해 발암물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에톡시퀸의 독성에 대해 인터뷰(Dieselruß지) 중인 독일 키엘(Kiel)대학교 독성학・약리학과 에드먼드 매서(Edmund Maser) 교수(2018.04.13)(자료:Dieselruß by Thomas Eisenkrätzer) ⓒ스트레이트뉴스
에톡시퀸의 독성에 대해 인터뷰(Dieselruß지) 중인 독일 키엘(Kiel)대학교 독성학・약리학과 에드먼드 매서(Edmund Maser) 교수(2018.04.13)(자료:Dieselruß by Thomas Eisenkrätzer) ⓒ스트레이트뉴스

폴란드 우지(Lødz)대학교의 연구자 알리나(Alina Blaszczyk)와 독일 키엘(Kiel)대학교의 독성학 및 약리학과 에드먼드 매서(Edmund Maser) 교수는 모르겐블라뎃(Morgenbladet)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에톡시퀸은 염색체 내에서 염색체 이상과 구멍내기, 골절 유발을 시도한다. 우리는 이 물질이 화학적으로 독성이 있으며, 인간의 염색체와 림프구에 있는 DNA를 파괴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알리나-

“에톡시퀸 대사산물인 퀴논 이민(ethoxyquin quinone imine)은 DNA와 결합해 돌연변이를 일으킬 수 있고, 발암성일 수 있다.” -에드먼드 매서-

빅토리아 본의 연구 결과는 국가기간산업인 연어 양식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이유로 지금까지도 발표되지 않고 있다. 독성에 대해 거의 깜깜이인 현실, “연어용 사료에서 발견되는 에톡시퀸의 양은 인체에 안전하다”는 노르웨이 수산 당국의 주장은 어쩐지 “앞으로도 우리가 자발적으로 나서서 에톡시퀸 독성을 연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다짐처럼 들린다.

에톡시퀸 함유된 양식 연어, 한국은 어떻게 관리하나

“어분을 생산할 때, 산패 관리를 위해 톤당 200~300ppm 수준의 항산화제를 첨가합니다. 어종별 특성에 따라 다르지만, 양어용 배합사료에는 통상 50% 전후의 어분이 사용됩니다. 따라서 배합사료 1톤에는 최소 100~150ppm 수준의 항산화제가 함유돼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한국수생명연구소(KALI) 유진형 박사의 설명이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최근 입수한 한 어분수입업체의 수입서류에서 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국내 한 업체가 뉴질랜드로부터 수입한 어분(fishmeal)의 성분 분석 자료. 합성 항산화제인 BHA, BHT, 에톡시퀸의 총합이 271mg/kg으로 표시돼 있다.(2018.07) ⓒ스트레이트뉴스
최근 국내 한 업체가 뉴질랜드로부터 수입한 어분(fishmeal)의 성분 분석 자료. 합성 항산화제인 BHA, BHT, 에톡시퀸의 총합이 271mg/kg으로 표시돼 있다.(2018.07) ⓒ스트레이트뉴스
항산화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문제는 최대 허용치이다.

유럽연합은 에톡시퀸 사용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노르웨이가 양어용 사료에 적용하는 에톡시퀸의 최대 허용치(MRLs)는 150mg/kg이다. 생선회(さしみ, sashimi)와 초밥(すし, sushi)의 본고장인 일본도 BHA 0.5mg/kg, BHT 10mg/kg, 에톡시퀸 1mg/kg 등 합성 항산화제 각각의 최대 허용치를 운용하고 있다.(일본 후생성)

유럽연합과 노르웨이, 일본이 에톡시퀸의 최대 허용치를 별도로 운용한다는 것은, 에톡시퀸이 어떤 방식으로든 인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은 어떨까?

국내 양어용 배합사료에 사용되는 어분은 연간 6만 톤으로 추정된다. 5만 톤가량은 칠레, 페루, 뉴질랜드 등지에서 수입하고, 1만 톤가량은 국내에서 생산된 어분으로 충당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산동물용 사료에 첨가되는 항산화제에 적용하는 최대 허용치는 300mg/kg이다.(사료관리법, 2014.12.08)

그러나 BHA, BHT, 에톡시퀸 등 합성 항산화제의 총합만 설정돼 있을 뿐, 특별히 설정된 에톡시퀸 최대 허용치는 없다. 최악의 경우, 에톡시퀸이 300mg/kg 함유돼 있어도 통관에는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양식 연어 에톡시퀸, 1,282회 식약처 통관검사에도 검출 사례 없어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유럽연합연구소가 실시한 2015년 테스트에서는 사료 1kg당 기준치인 150mg/kg 대비 4.7배나 높은 700mg의 에톡시퀸이 검출됐다. 그린피스가 시판 중인 노르웨이 양식 연어를 대상으로 실시한 2016년 테스트에서도 연어 저민살(fillet) 1kg당 881㎍의 에톡시퀸이 검출됐다.

그럼에도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최근 3년 동안 노르웨이 양식 연어에 대해 총 1,282회(2016년 382건, 2017년 309건, 2018년 591건)의 통관검사를 실시했지만, 에톡시퀸이 검출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노르웨이 현지에서 검출되는 에톡시퀸, 한국 식약처 통관검사는 100% 통과

또한 2013년, 노르웨이 정부 기관(VKM)이 양식 연어 저민살에서 살충제 엔도설판 0.006mg/kg이 검출됐음을 공식적으로 확인했고, 그 해에 무려 18,562톤(약 1억3,600만 달러)의 연어가 국내로 수입됐지만(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통관검사에서 부적합품이 발생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스트레이트뉴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노르웨이 양식 연어와 관련한 질문서를 두 차례 보내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하고 식약처의 입장을 물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질문에 대한 답을 얻었지만, 위 두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어떠한 답변도 받을 수 없었다.

양식 연어에 함유된 에톡시퀸과 엔도설판은 노르웨이 현지에서도 검출되고, 노르웨이 정부도 검출 사실을 공식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노르웨이에서 한국까지 날아오는 70여 시간 동안 양식 연어에 함유된 에톡시퀸과 엔도설판은 감쪽같이 사라진다. 오염된 연어가 깨끗해지는 비밀, 그 비밀의 열쇠는 항공기에 있을까, 아니면 통관검사에 있을까?
bizlink@straigh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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