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코리아 365] 농림축산식품부 이개호 장관, “힐링은 시대정신이다”
[힐링코리아 365] 농림축산식품부 이개호 장관, “힐링은 시대정신이다”
  • 김태현 선임기자 (bizlink@hanmail.net)
  • 승인 2019.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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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개호 장관, “힐링은 시대정신이자 새로운 블루오션”
힐링의 범위와 기능 등 개념 정립 위한 정부 첫 용역 5월 발주
힐링산업(농업)육성법 발의로 힐링의 이니셔티브 가져갈 터
힐링산업협회의 ‘2019힐링페어’, 정부 나서서 견인할 시점


[스트레이트뉴스=정리 김태현 선임기자] “힐링(healing)은 흔치 않은 것에서 일상적인 것으로, 일시적인 것에서 필수적인 것으로, 사치스러운 것에서 일상의 가치로 진화하고 있으며, 그러한 거대한 전환은 힐링산업의 강력한 성장을 이끌고 있다.”

비영리기구인 글로벌웰니스연구소(GWI)의 수석연구원 캐더린 존스톤(Katherine Johnston)의 말이다.

강원도 ‘치유의 숲’에서 힐링 투어를 즐기는 국내 여행객들(자료:한국관광공사) ⓒ스트레이트뉴스DB
강원도 ‘치유의 숲’에서 힐링 투어를 즐기는 국내 여행객들(자료:한국관광공사) ⓒ스트레이트뉴스DB

피로사회, 위험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치유’가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 요건으로 부상함에 따라 힐링 관련 산업에 대한 관심이 크게 고조되고 있다.

힐링의 개념은 1980년대 유럽의 슬로우푸드(slow food) 운동에서 출발해 슬로비족(slow but better working people), 보보스(bobos), 릴렉세이션(relaxation), 웰빙(well-being) 트렌드를 거쳐 왔다.

힐링산업은 힐링뷰티, 힐링 투어, 힐링푸드, 힐링의학, 산림치유, 치유농업, 해양치유, 힐링부동산, 직장힐링, 문화힐링 등 다양한 분야를 포괄한다. 올해 글로벌 힐링산업의 전체 규모는 5조 달러(약 5,620조 원)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지난해 국내 힐링산업의 규모는 76조 원으로 추산된다.

힐링산업의 글로벌 규모는 5조 달러, 국내 규모는 76조 원에 달한다.

현재 국내 힐링 분야를 선도적으로 이끌어가는 정부 부처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해양수산부다. 오는 4월 (사)힐링산업협회가 개최하는 <2019힐링페어>를 앞두고, 본보 김덕성 발행인이 정부세종청사 내 농림축산식품부 이개호 장관 사무실을 찾았다.

정부세종청사 내 농림축산식품부 현판과 관상식물이 배치된 장관실 입구 ⓒ스트레이트뉴스
정부세종청사 내 농림축산식품부 현판과 관상식물이 배치된 장관실 입구 ⓒ스트레이트뉴스

-취임 7개월째 접어든다. 농림축산식품부 수장으로서 직접 농정을 총괄해 본 소회는 어떤가?

“취임 후 첫 일정이 폭염피해 점검이었다. 태풍과 호우 피해에 대응하고 수확기 쌀값을 관리하고 구제역 확산을 막느라 정신없었다. 다행히 20년 전 수준으로 떨어졌던 쌀 산지가격이 회복돼 농가 소득 안정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됐고, 비상체계를 유지한 덕에 구제역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었다. 그동안 우리 농업농촌에 해결해야 할 일들이 정말 많다는 것을 절감했다.”

-지금까지 힐링페어와 국회 세미나 등 국내 힐링 관련 이슈에 적극 참여해왔다. 장관님의 힐링관은 무엇인가?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힐링이 사회와 문화의 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경기부진이 장기화되고 사회도 각박해지면서 공감과 위로, 치유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힐링은 시대정신이고 또 새로운 블루오션이다.”

-힐링을 산업적인 측면에서 평가한다면?

“농업, 산림, 축산, 해양수산 같은 분야에서 전통적인 가치는 ‘생산’이었다. 거기에 두 번째로 경제외적 가치, 공익적 가치가 덧붙여졌고, 그것과 함께 이제 제3의 가치가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그 가치가 바로 힐링이다. 우리 농식품부도 이런 트렌드를 농업과 농산촌 분야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농업은 1, 2, 3차 산업이 융・복합된 6차산업으로 불리는데, 어느 분야보다 힐링 관련 산업의 발전 가능성,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다.”

취임 7개월 소회를 밝히는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2019.03.08) ⓒ스트레이트뉴스
취임 7개월 소회를 밝히는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2019.03.08) ⓒ스트레이트뉴스

이개호 장관, "힐링은 시대정신이자 새로운 블루오션이다."

-힐링과 연결되지 않는 분야는 거의 없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특히 먹거리 측면에서 힐링과 매우 가깝다. 힐링의 가치를 산업으로 구현해 내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사실상 농림축산식품의 모든 것이 힐링이다. 건강기능식이나 치유식, 뷰티, 농촌관광, 산림치유, 치유농업 등이 대표적인 힐링 먹거리인데, 문제는 얼마나 체계화시키느냐 하는 것이다. 힐링은 강학(講學)적인 용어일 뿐이라서 한국 법체계 내에서 ‘영역잡기’가 쉽지 않다. 치료와의 경계 문제도 있다. 힐링산업, 치유산업의 범위와 영역, 기능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명확한 개념을 정리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 됐다.”

-국회의원 때 그런 작업을 추진한 적이 있지 않나?

“의원 때 추진했지만 안 됐다. 농식품부에 와서 특별히 관심을 갖고 하나하나 체계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오는 5월쯤에 힐링의 영역 규명, 체계화, 농축식품업의 기여효과 등에 대해 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힐링을 주제로 정부기관에서 공식적으로 행정행위, 정부행위가 이루어지는 첫 사례가 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저는 올해를 농림축산식품 분야뿐 아니라 힐링산업의 원년이라고 생각한다. 금년에 부지런히 움직여서 힐링산업 발전에 중요한 전환기의 토대를 마련하겠다.”

-팜 투어(farm tour)를 비롯한 농촌관광은 대표적인 힐링 투어 분야다. 최근 농촌관광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해 올해 중점 추진하는 정책은?

“농산촌을 찾는 관광객이 2016년에 천만 명을 넘어섰고, 계속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1,230만 명이 다녀갔다. 지속 가능한 기반을 확충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주민이 주도하는 체류형 콘텐츠를 개발하고, 경영 주체들이 자립 역량을 강화하도록 지자체 관광자원과 연계하고 있다. 농촌을 찾는 우리 국민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농촌관광 등급평가제도 개편했고, 코레일이나 민간 여행사 등과 함께 연계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농촌관광 활성화를 위해 콘텐츠를 개발하고,

'농촌이 희망'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추진하고 있다.

-일자리, 즉 고용은 국민생활 안정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실업률, 특히 청년 실업률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농촌이 힐링의 공간뿐 아니라 청년들의 일터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더 많은 청년들을 농촌으로 불러들일 복안이 있나?

“먼저, 우리 농업과 농촌에 분명히 희망이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난해 농림어업 분야 월평균 취업자 수가 2017년보다 6만2천여 명 증가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30대 이하 청년들이 1만2천 명 늘어났다는 점이다. 고무적이다. 농지와 자금, 교육을 패키지로 묶어서 지원하고, 프랑스나 유럽연합, 일본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월 100만 원의 정착지원금도 제공해 다양한 청년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청년 농업인이 대부분인 중소농을 위해 공익형 직불제 개편도 추진할 계획이다.”

농촌관광 활성화와 농산촌 청년 일자리 증대, 영농형 태양광 에너지 확대, 스마트 농업, 로컬푸드 모델 등 현안에 대해 설명하는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2019.03.08) ⓒ스트레이트뉴스
농촌관광 활성화와 농산촌 청년 일자리 증대, 영농형 태양광 에너지 확대, 스마트 농업, 로컬푸드 모델 등 현안에 대해 설명하는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2019.03.08) ⓒ스트레이트뉴스

-건강은 힐링의 핵심 과제다. 최근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6일 연속 발령되는 등 대기오염이 심각한 상태다. 자연히 신재생 에너지, 특히 태양광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태양광 발전과 관련하여, 농식품부가 추진 중인 정책은?

“2017년 말에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재생에너지 3020계획’이라는 게 있다. 그 계획에 따라 자연 훼손과 무분별한 난립을 최소화하면서 농촌 지역 태양광 발전을 확대하고 있다. 유휴농지나 염해 간척농지의 활용도를 높여서 농가소득을 높이고 지역주민이 수익을 공유할 수 있는 모델을 확산 보급하고 있다. 농산물 생산과 태양광 발전을 병행하는 영농형 태양광 설치를 장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농업 경쟁력을 높이려면 정보통신(ICT) 기술 접목이 중요해 보인다. 스마트팜(smart farm) 얘기다. 국민들이 알기 쉽도록 스마트 농업의 개념과 활성화 계획을 말해 달라.

“스마트 농업은 데이터에 기초한 정밀 생육관리로 생산성을 높이고 안전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첨단 농업을 말한다. 세계 최고인 우리 정보통신기술을 재배기술에 결합하면 세계와 경쟁하는 유망산업으로 도약할 수도 있다. 작년에 스마트팜 혁신밸리 2군데를 선정해 기초 인프라 확충과 농가 단위 보급을 추진 중이다. 올해에도 2군데를 추가로 선정해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신재생 에너지인 영농형 태양광 설치를 장려 중이고,

농축식품 힐링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로컬푸드 모델을 확산하고 있다.

-도-농 간, 생산-유통-소비 간 ‘농축식품 힐링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미국의 파머스 마켓, 일본의 지산지소 등 세계적으로 다양한 지역 단위 소비시스템(로컬푸드) 모델이 나타나고 있다. 로컬푸드 확산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나?

“로컬푸드 모델은 중소농에게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한다는 점, 먹거리 안전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을 해소한다는 점, 지역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점에서 정말 중요하다. 현재 시민사회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로컬푸드 모델이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공공급식에도 적용하고 있는데, 지난해 전남 나주 공공기관, 강원 화천과 경기 포천 군부대 등지에 로컬푸드 모델을 구축했다. 올해는 전 혁신도시 공공기관과 경기・강원 접경지 전체 군부대, 논산훈련소, 장성 상무대, 학교 등으로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힐링산업(농업)육성법 발의와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힐링 이니셔티브를 가져가겠다며 포부를 밝히는 정치인 이개호(2019.03.08) ⓒ스트레이트뉴스
힐링산업(농업)육성법 발의와 관계기관 협의를 통해 힐링 이니셔티브를 가져가겠다며 포부를 밝히는 정치인 이개호(2019.03.08) ⓒ스트레이트뉴스

-현직 의원으로서 장관직을 겸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많을 것 같은데, 이를 극복하는 본인의 힐링 활동이 있는지?

“저는 담양 출신이라서 어린 시절은 늘 힐링이었다. 하지만 경제 발전과 개인의 성장에는 대가가 따랐다. 산야, 하천, 초목 등 농산촌의 자연은 지친 일상을 치유해준다. 시간이 날 때마다 산을 찾는다. 산에 오르다 보면 성정을 추스르고 힘든 일을 헤쳐 나갈 수 있는 에너지를 받는 느낌이다. 그런 느낌들을 엮어서 작년에 ‘나는 산으로 간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기도 했다. 지역구가 담양과 장성, 함평, 영광 등 4개 군에 걸쳐 있다. 이들 4개 군 모두가 힐링의 터로 손색이 없다. 특히 '마음 공부'를 생활화하는 원불교 성지 영광은 시대 정신인 힐링과 매우 밀접한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장관직 이후에는 다시 정치인이다. 정치인으로서 힐링 비전이 있다면?

“힐링이 시대정신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이상, 힐링농업육성법을 넘어 힐링산업육성법 발의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법이 만들어지면 많은 변화가 올 것이다. 법안을 발의하고 관계부처 간 협의를 갖고, 그런 식으로 힐링의 이니셔티브를 가져갈 생각이다.”

-오는 4월 6일부터 8일까지 (사)힐링산업협회가 ‘2019힐링페어’를 연다. 장관님은 힐링페어에 처음부터 참여했고, 올해도 참여하는 것으로 안다. 농식품부 수장으로서 이번 힐링페어에 가지는 기대와 의미를 평가한다면?

“지금까지 국회의원으로서 힐링페어에 두 번 참석했다. 어떻게 보면 대한민국에 새로운 영역 하나를 만들어가는 작업이다. 그 노력을 대단히 높게 평가하고, 정부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입장에서, 이제 정부가 좀 나서서 견인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이번 힐링페어가 힐링산업이라는 신산업 생태계 구축에 좋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힐링의 중요성이 세계적으로 증대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으로서 국민들께 한 말씀 드리자면?

“국민소득 3만 불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그 과정에 우리 국민 개개인은 많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경제사정은 여전히 팍팍하고, 사회는 갈수록 각박해져 간다. 지친 몸과 마음은 힐링, 즉 치유를 필요로 한다. 정부도 금년부터 특별한 관심을 갖고 힐링을 체계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힐링코리아를 위해 쉼터 기능과 환경보전 기능을 비롯한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 향상에 노력하겠다. 많은 분들이 우리 농촌과 산림촌을 찾으면서 심신을 달래고 다시 일상의 활기를 되찾으시기를 바란다.”
bizlink@straightnews.co.kr

ⓒ스트레이트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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